[이 사람] 박갑로 백두대간 의병전쟁 답사회 대표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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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8  |  수정 2017-01-18 08:25  |  발행일 2017-01-18 제29면
“난중일기, 하루 2페이지밖에 못 읽을 정도로 정독”
20170118
아마추어 역사연구가 박갑로씨는 충무공 이순신 마니아다. 그가 난중일기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여인은 정실인 상주방씨 외에도 해주오씨, 최귀지(광주목사의 딸), 여진, 부안댁(윤씨 부인), 내산월(기생으로 추정) 정도로 알려지고 있습니다만 순생과 덕이도 있습니다. 난중일기에 덕이는 네 차례나 언급돼요. 또 경아 엄마도 나오는데 그가 덕이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충무공은 방씨와의 사이에 3남1녀를 낳고 측실 해주오씨와는 2남2녀를 낳지요. 오씨 소생인 훈과 신은 병자호란에 참전해 순국했습니다. 그런데 조선 정조 때 이 충무공 전서를 출간하면서 측실 이야기는 다 뺐습니다.”


이순신 마니아…임란의병 공부
난중일기 등장인물만 1500여명
여유 있을때마다 활 쐈다고 기록
광화문 동상 활 쏘는 모습 돼야



박갑로 백두대간 의병전쟁 답사회 대표(57)는 충무공 이순신 마니아다. 그는 의병정신선양회 회원이자 아마추어 역사연구가들의 인터넷 모임인 ‘이순신을 배우는 사람들(http://cafe.daum.net/jjmkssm1545-1598)’ 회원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생활하다 5년째 예천에서 살고 있는 박씨는 임란의병 공부에 천착하고 있다. 특히 그는 이순신 장군을 제대로 알기 위해 난중일기를 여러 번 독파했다. 그것도 건성으로 읽는 게 아니라 정독하면서 밑줄을 긋고 따로 주석을 달았다. 같은 단어가 몇 번 나오는지, 누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지도 꼼꼼하게 조사했다.

“하루에 두 페이지 이상 읽지 못하겠더라고요. 등장인물과 지역만 해도 얼마나 많습니까. 난중일기에 나오는 인물만 1천500명이 넘습니다.”

그는 일기에 나오는 각 지역을 탐방하고 등장인물의 집성촌을 찾아 그 후손들을 만나기도 했다.

“대부분 자신들의 조상과 이순신과의 관계를 잘 모르더군요. 관계를 잘 활용하면 마을이 관광지가 될 수도 있을 텐데…, 이순신을 모함한 인물도 있지만 조방장 어영담, 순천부사 권준, 무의공 이순신, 녹도만호 정운, 흥양현감 배흥립 같이 도움을 준 사람도 많습니다. 특히 권준은 난중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합니다. 아산 현충사에 이순신에게 도움을 준 인물들의 기념관을 지으면 좋겠어요.”

그는 경남도와 전남도가 각각 추진한 백의종군로(路)와 수군재건로(路)의 오류도 밝혀냈다.

“충무공이 백의종군 당시 남해에 가지 않았다고 알려졌는데 사실과 다릅니다. 난중일기엔 남해현령 박대남을 문병하기 위해 사천~곤양~하동~노량을 거쳐 남해로 갔다고 나옵니다. 또 이순신 장군이 하룻밤 유숙한 장소도 산청 박호원의 재실이 아니라 노비의 헛간입니다. 경남도가 이를 수정해야 합니다. 또 벌교역 앞에 있는 보성 조양창(군량창고) 이정표도 낙성초등학교 앞에 설치해야 하는데 전남도가 잘못 알고 있어요.”

박씨는 충무공이 참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간직한 인물이라고 추켜세웠다.

“‘~와 잤다’ ‘오늘은 하루 종일 술에 취했다’ ‘어머니 뵙기가 송구스러워 흰 머리카락 올을 뽑았다’라는 내용이 그래요. 전쟁의 긴장감 속에 꿈도 많이 꾸었습니다. 꿈 이야기가 무려 50회 이상 나옵니다. 멘토라고 할 수 있는 서애 류성룡도 종종 등장하곤 합니다.”

그는 서울 광화문에 있는 이순신의 동상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칼을 잡고 서있는 모습인데 충무공이 칼을 쓴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환도를 선물로 받았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충무공은 여유가 있을 때마다 활을 쏘았다고 기록하고 있어요. 쏜 활도 장전, 편전, 철전 등 다양합니다. 활을 쏘고 있는 모습이 오히려 낫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초등학교 등에 있는 충무공 동상이 다 칼을 옆에 차고 있는 모습인데 눈에 거슬립니다.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도 ‘활의 노래’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죠.”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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