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 영향력…여성운동 해시태그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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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진기자
  • 2017-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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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약자 위한 운동으로 진화

‘#이게_여성의_자취방이다’ 해시태그로 자신의 자취방 사진을 올린 모습.
‘#이게_여성의_자취방이다’ 해시태그로 안전 자료를 공유하는 네티즌들.
‘#강남역살인사건’ ‘#여성혐오묻지마살인’ ‘#문단_내_성폭력’ ‘#이게_여성의_자취방이다’ 등 지난해부터 SNS를 이용한 해시태그 여성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시작은 지난해 발생한 ‘강남역 10번 출구 화장실 살인사건’이었다. 여성에게 무시를 당했다는 이유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살인을 저지른 ‘강남역 10번 출구 화장실 살인사건’은 당시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에 한 네티즌의 제안으로 ‘#강남역살인사건’ ‘#여성혐오묻지마살인’ ‘#살아남았다’ 등 SNS를 통한 추모 운동이 벌어졌는데, 이러한 추모 운동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져 사건 현장에 포스트잇과 국화꽃을 놓는 운동으로 퍼져나갔다. 이러한 해시태그를 이용한 SNS 여성운동은 문단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9월 김현 시인이 ‘21세기 문학’에 문단 내 만연한 성폭력 실태를 폭로하자 SNS로 여성 문인 지망생들과 출판 관계자들의 성폭력 고발이 잇따랐다. ‘#문단_내_성폭력’을 이용해 그동안 침묵을 강요받았던 피해자들이 폭로를 시작한 것이다.

유명 소설가를 비롯해 다수의 시인들이 성추문과 성폭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지목된 문인들은 대부분 사실을 인정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SNS를 이용한 문단 내 성폭력 고발은 ‘#운동권_내_성폭력’ ‘#교회_내_성폭력’ ‘#가족_내_성폭력’ ‘#문화계_내_성폭력’ ‘#스포츠계_내_성폭력’ ‘#예술계_내_성폭력’ ‘#영화계_내_성폭력’ 등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강남역 10번 출구 화장실 살인사건 발단
한 네티즌의 SNS 추모운동 오프라인 확산
문단 내 성폭력 등 피해자 폭로도 잇따라

혼자사는 여성 성적 대상화 논란에
도어록 지문 지우기 등 안전자료 공유
“일상생활 문제 해결…새로운 여성운동”



◆진화하는 해시태그 여성운동

올해도 진화된 형태의 해시태그 여성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그 시작은 2015년 발간된 ‘자취방’이라는 사진집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논란이 일면서부터다. 사진 중 한 여성이 자취방에서 신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포즈를 취하면서 네티즌들의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혼자 사는 여성이 성적 대상화가 된다는 것에 거부하는 ‘#이게_여성의_자취방이다’는 해시태그를 이용한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게_여성의_자취방이다’는 크게 3가지로 진행된다. 첫째는 자취방에서 겪은 무섭고 불쾌했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가만히 있다 보면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사라진다. 요즘은 익숙해 지려 하지만 이 익숙함이 무서운 거다’ 등 본인들이 자취방에서 겪은 경험을 공유하며 위험성을 알리는 운동이다. 둘째는 자신의 자취방 사진을 공유하는 것이다. 여성의 자취방은 깨끗할 것이라는 환상을 깨는 본인들의 자취방 사진을 공유하면서 여성의 자취방에 대한 로망, 상상을 파괴한다. 이는 여성 자취방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거부하는 운동의 일환이다. 세 번째는 ‘도어록 지문 지우기’ ‘창문안전방범클립’ ‘세이프맵’ 등 자취하는 여성을 위한 안전 자료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처럼 해시태그 여성운동이 추모와 고발을 넘어 범죄 피해에 대한 정보 공유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권영현 대구미래여성연합 대표는 “‘#이게_여성의_자취방이다’ 해시태그 여성운동이 청년여성의 안전을 다룬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해시태그 여성운동이 여성과 관련된 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청년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운동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새로운 형태의 여성운동으로 가능성 보여”

김영순 대표는 “새로운 형태의 여성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시태그 여성운동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나타낸 셈이다. 그는 “그동안 여러 여성 단체가 했던 여성 운동이 제도 개선에는 큰 힘이 됐지만 일상생활의 문제까지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해시태그 여성운동은 여성이 일상에서 받는 차별과 성폭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프라인으로는 차마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이제는 온라인으로 말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해시태그 여성운동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20~30대의 평등 의식과 SNS의 발달을 거론했다. 김 대표는 “최근 20~30대 여성들은 일상생활에서의 차별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들은 그러한 차별이 불공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세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세대가 SNS의 발달과 맞물려 해시태그 여성운동이라는 새로운 운동을 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시태그 여성운동의 성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대표는 “문단 내 성폭행 문제의 경우 누적된 것이 해시태그 여성운동을 통해 폭발한 것이다. 또 소라넷 폐쇄의 경우도 온라인을 활용한 여성들의 운동이 성과를 낸 사례”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해시태그 여성운동이 온라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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