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인터뷰] 벚꽃 대선 가시화 2野 대구시당 위원장을 만나다

  • 노진실 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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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5   |  발행일 2017-02-25 제22면   |  수정 2017-02-25

‘벚꽃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벌써부터 대선 열기가 뜨겁다. 한때 ‘보수의 텃밭’으로 불렸던 TK(대구·경북)지역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요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지역 출신 두 야당 최고위원을 만나봤다. 그들이 꿈꾸고 바라는 세상은 어떤 것일까.

“차기 대통령은 촛불요구 응답해야”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겸 대구시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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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겸 대구시당 위원장.

“박찬종 전의원 비서로 정치에 입문
대구에서 4번 출마해 4번 다 떨어져
개혁적인 정부 출범 돕는게 내 역할
TK 폐쇄적 인식 바꾸기 위해 노력”



▶정치 입문 계기는.

“1986년 당시 서울대 대학원 외교학과 졸업반일 때 지역 한 국회의원의 대정부 질의 원고 도움을 부탁받고 써준 적이 있다. 그중 통일과 관련된 내용이 당시 시대적 상황에선 좀 문제가 됐나 보다. 이때문에 수배도 받고 도망도 다니고 구금도 되고 했다. 그해 대학원을 졸업하지 못했다. 원래 대학원 졸업하고 하와이 쪽으로 유학 가서 공부를 더 하려고 했다. 결국 유학을 못 가고, 박찬종 전 신민당 국회의원을 찾아갔다. 박 전 의원의 도움을 그때 많이 받았고, 재판을 받아 풀려날 수 있었다. 박 전 의원의 비서로 97년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민주당에 들어가서 당시 노무현, 이철, 장기욱 의원이 대구에 가라고 해서 대구에서 선거를 치렀는데 4번 다 떨어졌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이니 힘든 싸움이지 않았겠나.”

▶이번 대선이 갖는 의미는.

“(탄핵이 인용될 경우)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에 의해 발생된 조기 대선이다. 탄핵 과정에서 많은 국민과 대구시민들이 상처를 입고 당혹감을 가지게 됐다. 탄핵이 된다면 박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헌법 유린이다. 선출되지 않은 인물, 사인이 국정을 농단한 것이다. 나는 대통령 탄핵이 반드시 인용된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이것으로 이 사건이 끝난 것이 아니다. 박 대통령의 탄핵은 우리 사회 구성원 전체에 대한 탄핵이자 우리 사회 시스템에 대한 탄핵이다. 서울 광화문과 대구 동성로에 나온 국민들의 요구는 단순히 박 대통령 하야만은 아니라고 본다. 어처구니없는 이 사회 시스템을 바꾸라는 분노의 요구가 시민들이 촛불을 들게 한 것이다. 여기서 끝난다면 새로운 박근혜와 최순실이 또 나타날 수 있다. 국민이 선진화돼 있는데 제도 정치권과 관료의 문화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면 새로운 촛불혁명이 촉발될 것이다.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국민의 선진성에 맞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같은 당에서 경쟁을 펼치는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해 평가해줄 수 있나.

“문 전 대표와 안 도지사, 이 시장은 각기 장점이 있다. 적폐청산의 적임자로는 이 시장이 최고로 보이고, 정책 준비성과 안정적인 개혁은 문 전 대표가 적임자다. 그런데 안 도지사가 되면 우리 사회 문화 자체가 많이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말대로 세대교체에서 시대교체까지 갈 수 있다. 다만, 안 도지사가 요즘 조금씩 선을 넘는 게 당내 경선에 유리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는 있다. 지금 상황에선 이 셋 중 누가 되더라도 개혁을 안 할 수가 없다. 개혁의 최고 목표는 공정한 사회 만들기에 있다고 본다. 촛불은 처음에 정유라의 말과 이화여대 부정입학에서 비롯됐다. 이것은 단순히 시기 질투의 문제가 아니라 쌓이고 쌓였던 사회적 불공정이 폭발한 것이다. 촛불의 요구는 공정한 사회에 대한 요구다. 차기 대통령은 이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지역 정치권에 바라는 점과 최고위원으로서 각오는.

“대구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인식구조가 폐쇄적이라는 것이다. 대구엔 여전히 갑질문화가 많다. 돈 있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 업신여기는 것,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을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는 것 등 학교와 가정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 정치권이 대구사회의 기본적 틀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선거철만 되면 ‘특정 정당의 공천=당선’이니까 그쪽으로 몰려간다. 그래서 그 집단의 부조리와 부패에 대해서 입을 닫는다. 내부적으로 각성하자는 생각이 없다. 지역발전을 위해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정부가 설 수 있도록 이번 대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내 역할이다. 대구사회의 기본적 문화와 인식 틀을 바꾸기 위해 지역의 여러분들과 협의해 노력하려고 한다.”

“결국엔 안철수·문재인 대결 될 것”
사공정규 국민의당 최고위원 겸 대구시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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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정규 국민의당 최고위원 겸 대구시당위원장.

"새정치 해 보자” 안철수의원 제안에 참여
이번 대선은 사회적 치유 과정 되길 바라
부실한 정치시스템에 인물 선거전 될 것
사드·경주원전 등 지역문제 해결에 노력”


▶간략한 본인 소개, 걸어온 길, 정치 입문 계기는.

“현재 동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다. 지난 1월부터 국민의당 최고위원으로서 본격적인 정치활동도 펼치고 있다. 의사의 정치활동이 이색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정치가 추구하는 사회 변화란 결국 그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치유하는 것이라고 볼 때 정신의학과 정치는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의사란 결국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심의(心醫)’가 돼야 한다는 관점에서 정신과 전공을 선택하게 됐다. 그동안 정신장애인 권리, 아동학대, 학교폭력, 가정폭력, 자살예방, 사회갈등치유 등의 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 온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2014년에 ‘새정치 운동’을 함께해보자는 당시 안철수 의원의 제안에 따라 ‘새정치추진위원회 8인’으로 참여하게 됐다. 같은 해 합당 형태로 출발한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당 공동위원장을 맡아 야당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TK에서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번 대선이 갖는 의미는.

“TK 지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줄 것으로 믿고 지지했지만, 결과적으로 박 정권이 TK를 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내 관심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해야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가능할까’에 모아지고 있다. 이 문제의 뿌리는 교육에 닿아 있다. 안철수 전 대표가 말하는 것처럼 근본적인 교육개혁이 이뤄져야 하고 또 학교에서의 정치 교육, 시민 재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번 대선이 사회적 치유의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 국민들은 지난 몇 달간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한없이 부실한 정치 시스템 속에 속고 살아온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대선의 포인트는 결국 인물론으로 흐르게 될 것이다. 시스템이 부실하다면 당장은 뛰어난 인물의 리더십에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TK에서 선전할 수 있을까.

“물론 영남의 보수적인 유권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선택할 후보가 당장 눈에 띄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은 민주당에서 하나의 후보가 나서게 될 것이고, 그 대척점에 좀 더 큰 범위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지닌 또 다른 후보가 서게 될 것이다. 영남의 유권자들은 처음으로 이러한 낯선 환경에서 투표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의 지지율은 큰 의미가 없다. 탄핵이 결정되고 각 당의 경선이 마무리되면 비로소 정치 지형이 드러나고, 유권자들이 현실적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크게 볼 때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구도가 전개될 것이다. 물론 이념적으로 정책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

▶지역발전을 위한 최고위원으로서의 각오는.

“최고위원이 된 이후 당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할 때마다 지역 이슈를 부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주의 사드 문제에 얽혀 대책도 없이 피해를 보고 있는 현장의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고, 위험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경주 원전으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지적하기도 했다. 지역의 문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곧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앞으로 이를 위해 당내에 ‘국민정책연구원 대구경북분원’ ‘대구경북 특별위원회’를 설치, 다양한 지역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룰 생각이다. 또 정치권의 폭력적 기득권 구조를 깨기 위해 노력하겠다.”

글=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사진=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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