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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일의 방방곡곡/길을 걷다] 부산 가덕도 갈맷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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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팀기자
  • 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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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봄 기척에 산골 색시마냥 갯바위도 발그레

부민교회 기도원이 있는 겨울바닷가의 아름다운 풍경.
가덕도 갈맷길 중 조망이 뛰어난 희망정의 풍광.
동선새바지에서 기도원으로 가는 아름다운 갈맷길이 눈부시다.
외양포에 있는 일본군 포진지. 1904년 후반에 시작하여 1905년 초에 완성하였다.
러시아 발틱 함대를 요격하기 위해 일본군 사령부가 주둔했던 외양포의 정경.
겨울이 되면 바다는 왜 더 푸르르해지는지. 가덕도 선창에서 바라보는 부산 신항만은 잉크빛 바다 위에 어마어마한 시설과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몇십 년 전만 해도 가덕도에 가려면 녹산 선착장에서 통통배를 탔다. 일요일이면 가덕도를 찾는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루기 때문에, 배 매표원들이 긴 대나무로 줄을 이탈한 행락객을 두들겼다. 그렇게 맞아가면서도 한사코 통통배를 탔고, 선창이나 천성에 내려 가덕도를 트레킹하고 나면 섬과 바다, 하늘이 만들어준 행복에 흡족해했다. 그런데 이제 거가대교가 탄생하고, 육지와 가덕도가 다리로 연결되면서 누구나 쉽게 마음먹은 대로 갈 수 있는 그 긴 해파랑 길의 출발지가 되었다.

먼저 천가교를 건너 눌차섬에 들어간다. 천가교는 가덕도 트레킹의 여울목이다. 신항만이 마치 빅뱅처럼 세계로 뻗어가는 컨테이너 물류를 선적하고 하역하는 첨단구역이라면, 눌차섬은 어촌의 고가들이 퍼즐처럼 늘어서고 짭짤한 갯내음과 자연이 아직 원색으로 잠자는 짚신의 구역이다. 잠시 문명과 자연의 돌개바람에 방향감각을 상실한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 담이 낮아 이웃의 얼굴을 가족처럼 볼 수 있는 정겨운 마을을 지나고, 동선 방조제도 지난다. 그 어민들의 밥상에 은수저를 올려주는 양식굴장이 오늘 온상의 꽃보다 아름답다. 동선 새바지도 지난다. 이제부터 산자락 바다갓길로 걷는다. 본격적인 부산 갈맷길이다. 부산 갈맷길은 부산갈매기(부산 사람을 뜻함)들이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다. 지금 이 길은 근자에 닦은 길이다. 지난날 그 아름답던 자연스러운 옛길은 어디로 가버리고, 여기에도 문명의 황무지가.

어촌 고가들 퍼즐처럼 늘어선 눌차섬
동선 새바지 지나자 본격 부산 갈맷길
산비탈 바다갓길 걷는 내내 탄성 가득

누렇고 붉은 빛 품은 누릉능 지나 어음포
‘육소장망’ 봄 숭어잡이로 유명한 대항
외양포엔 일제 포진지 온전히 남아있어


◆부민교회 기도원에서 대항새바지까지

부민교회 기도원에 닿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섬, 바로 바닷가에 기도원이 있다. 여기에 모여서 무슨 기도를 할까. 교회 기도원이므로 잠시 ‘예수의 생애’에 대해 생각한다. 예수의 초기 금언들은 상호성의 원리, 즉 황금룰(The Golden Rule)이다. “당신이 하기를 원치 않는 일을 남에게도 행하지 마시오.” “남을 용서하시오. 그러면 여러분도 용서받을 것입니다.” “남에게 대접받고 싶거든 먼저 남을 대접하시오.” 이러한 금언은 예수 이전부터 내려온 것이나, 예수의 말씀을 통해 더욱 살아나고 영적인 것이 되었다. 그리고 예수의 복음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제자들이 논쟁을 벌일 때 예수는 어린이 하나를 그들 가운데 세우고 “가장 위대한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이 어린이와 같이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위대한 사람입니다”라고 하였다. 예수는 더욱 “너희들은 너희의 영혼을 씻을 수 있는가. 인간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에 의하여 더러워지는 것이다” 하여 영혼의 정화로 나아갔다. 그리고 예수는 “육적인 것은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고 생명을 주는 것은 영적인 것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한 말은 영적이며 생명입니다”라고 했다. 예수는 사람들이 믿음으로 먹고 마시는 영적 생명이었다.

예수는 기도에 대해서도 설교를 하였다. “당신이 기도하고 싶을 때에는,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 당신의 아버지께 기도하시오.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다 들어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은 기도할 때에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시오.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만 하나님께서 들어주실 줄 압니다.” 여기 기도원도 빈말을 되풀이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기도하는 곳일까.

여기부터 데크길로 간다. 산비탈 아슬아슬한 해안비경을 보며 걷는다. 흐릿한 겨울 한낮의 햇빛을 받아 바다는 진한 우윳빛을 반사하며, 황홀한 경치를 만들어 준다. 겨울바다는 탄성 그 자체였다. 겨울바다는 소리 없이 내 몸속으로, 의식 속으로 스며들어 감동의 풍경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누릉능에 도착한다. 한때 사람이 살기도 했던 누릉능은 누런빛을 띠는 바위가 있어 누릉능이다. 해안의 바위가 누렇고 붉은빛을 품고 있다. 다시 해안을 따라 걷는다. 오르막을 지나고 어음포에 닿는다. 이곳도 한때 어민들이 살았다. 물고기 노랫소리가 들릴 정도로 물고기가 많다 하여 어음포라 불렀다. 곳곳에 집터가 보인다. 여기서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으로 꺾어 오르면 연대봉 정상으로 가게 된다. 나는 대항 새바지 지나 외양포까지 가야 하므로 직진한다. 겨울바다는 형언할 수 없는 신비로 사랑을 만들고 지운다. 푸른 물결은 푸른 동그라미를 그리고, 그 유년의 굴렁쇠는 아직도 내 속에 살아있는 추억의 환상을 불러온다. 지나간 것은 모두 사랑이다. 지금도 미래도 사랑일 것이다. 내 속의 유년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면 그건 모두 사랑이었다.

대항 새바지에 도착한다. 대항은 봄이면 몰려드는 숭어떼로 이름이 알려진 항구다. 대항의 숭어잡이는 ‘육소장망’, 일명 ‘숭어들이’라고도 하는 어로법이다. 어선 여섯 척이 타원형으로 그물을 깔아놓고 기다린다. 그때쯤 연대봉 중허리 망루에서 숭어떼를 지켜보던 망수(망쟁이 또는 어로장)가 물 빛깔과 물속 그림자의 변화로 숭어떼가 그물에 들어간다는 신호 “후려랏” 하는 고함을 지르면, 그물을 끌어 올려 어획하는 방법이다. ‘숭어들이’는 지역민속축제로 지정되어 2000년부터 매년 4월 ‘가덕도 대항 숭어들이축제’로 자리 잡았다. 대항을 지나서 외양포로 간다.

◆외양포 일본군 포진지와 군 막사 탐방

외양포는 비록 작은 포구이나 뒷산 국수봉에서 내려온 산줄기가 포구를 감싸 안은 아늑한 마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토 남단에서 거제도와 소의 양 뿔처럼 각을 이룬 천험의 요새이며 전략적 요충지다.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더욱 조선을 식민지로 하고자 당시 조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제정 러시아와 일전을 불사한다. 육전은 그렇다 하더라도 해전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는 당시 세계 최강인 발틱 함대를 동해로 이동시켰다. 이에 대한 전쟁준비로 일본은 거제도의 부속섬 지심도와 가덕도 외양포에 포진지를 구축하였다. 즉 1904년 2월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이곳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1904년 8월부터 포대진지 공사를 시작하여 1905년 1월에 준공하였다. 공사를 마칠 즈음인 1904년 12월20일 중포병대대를 배치했고, 1905년 5월7일 ‘진해만 요새사령부’가 옮겨오면서 그 역할이 확대되었다. 그러다가 1905년 5월27~28일 벌어진 쓰시마 해전에서 로제스트 벤스키 해군제독이 지휘하는 러시아 발틱 함대는 도고 제독이 지휘하는 일본연합함대에 여지없이 참패를 당했다. 일찍이 해전 사상 그토록 완승을 기록한 해전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본에서는 그날의 감격을 되살리기 위해 5월27일을 해군의 날로 정했다. 쓰시마 해전을 대비한 외양포 군사진지는 그 후 유지되어 오다가 1945년 8월15일 광복으로 일본군이 물러나자 주민들이 다시 정착하게 되었다.

언덕을 쌓고 숲으로 은폐한 마을 뒤편 포진지에는 280㎜유탄포(최대사거리 7.8㎞, 포탄의 무게 217㎏) 포좌자리 6문, 탄약고, 내무반자리, 그리고 마을에는 당시 사용하던 사령관실, 병사, 헌병부가 비교적 원형대로 남아 있다. 그리고 국수봉에는 관측소, 산악보루가 남아있어 우리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외양포 탐방을 마칠 때 즈음 왠지 눈물이 글썽거려진다. 나라에 힘이 없으면 몸(위안부)도, 국토도, 다 빼앗기고 종이 되고 노예가 되는 그 역사의 흔적이 너무 리얼해서 비애의 눈물이 자꾸 눈시울을 적신다.

글=김찬일<시인·대구힐링트레킹 회장>

사진=김석<대구힐링트레킹 사무국장>

☞ 여행정보

▶트레킹코스: 천가교-동선방조제-부민교회 기도원-누릉능-어음포-희망정-대항새바지-대항-외양포 (총 11㎞, 4시간30분)

▶내비게이션 주소: 부산시 강서구 천가길 338 길 1(가덕도 천가교 )

▶주위 볼거리: 연대봉, 천성진성, 대원군척화비, 두문마을 고인돌, 대항새바지 몽돌해변, 가덕도 등대, 동백자생군락지

▶문의: 부산시 강서구청 해양수산과 (051)970-4484(4481∼4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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