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원피스·스마트 백…패션이 첨단기술을 만날 때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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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11 07:40  |  수정 2017-05-11 09:38  |  발행일 2017-05-11 제19면
■ 패션업계에서 주목받는 ‘패션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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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의상 스튜디오인 ‘Nervous System’에서 만든 ‘Kinematics Dress’.

패션과 기술의 만남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19세기 산업혁명과 재봉틀의 발명 이후 패션과 기술은 항상 서로 영향을 미쳐 왔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등장하면서 ICT기업과 디자이너들의 협업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됐다. 기능에만 집중했던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디자인 수준도 한 단계 높아졌다. 디자인은 앞으로 기술이 안정기로 접어들면 소비자의 선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요인이 될 것이다. IT기기의 디자인이 더욱 중요해지는 까닭이다. 반면 패션업계에서는 ‘패션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Fashion’과 ‘Technology’의 합성어로, 의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기술을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통 및 물류, 판매과정에서도 유용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 기술은 패션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샤넬이 선보인 3D프린터 의상
신기술 더한 기존 스타일 눈길

美 의상스튜디오서 만든 원피스
수천개 삼각형 연결…봉재불필요

코오롱 쿠론의 스마트백
문자알림에 찾기·셀피기능 추가
스마트 기능 살린 액세서리 출시

패션테크 전문가 전망은
대량생산까지는 아직 시간 필요
관련기술 확보돼야 대중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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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은 3D프린터를 활용해 제작한 의상에 재봉과정과 비즈를 더하는 수작업을 같이 진행한 새로운 개념의 작품을 선보였다. <샤넬 제공>

◆3D프린터로 만든 옷

샤넬의 2015 S/S 컬렉션에서 눈길을 끈 것은 3D프린터로 제작한 의상들이었다. 이 컬렉션에서는 1920년대 풍의 재킷·드레스 등이 전시됐으며 이 중 10여 벌의 의상이 3D프린터를 사용해 제작됐다. 의상의 일부를 3D프린터로 출력, 제작했으며 재봉 과정과 비즈를 더하는 등의 수작업도 거쳤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면서도 기존의 스타일을 고수했다는 점에서 패션계의 관심을 끌었다.

미국의 의상 스튜디오인 ‘Nervous System’에서 만든 ‘Kinematics Dress’는 수천 개의 삼각형 구성요소를 연결해 프린팅한 원피스를 선보였다. 3D스캐너를 통해 신체를 스캔하고 컴퓨터로 모델링을 한 뒤 삼각형 구성요소를 접어서 프린팅했다. 따라서 3D프린팅 기계에 한 번에 프린팅할 수 있었고 봉재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3D프린터를 활용해 옷을 만들게 되면 소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 맞춤 생산이 가능한 것이다. 또 제품만 생산하기 때문에 원재료 낭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3D프린팅은 생산분야의 일자리를 없애고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패션디자인학회 김혜은 박사는 “아직까지 대량 생산의 속도와 비용을 포괄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추후에도 모든 의류 생산을 대체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유연하고 피부에 친밀한 원단 개발과 의상 사이즈를 프린트할 수 있는 기술과 시간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3D프린팅의 대중화, 더 나아가 보급화·보편화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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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FnC 브랜드 ‘쿠론’에서 선보인 키링(Keyring). 스마트폰과 연결해 문자, 전화 등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쿠론 제공>

◆ICT기술과 만난 가방

3D프린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ICT 기술이 패션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 눈길을 끈 것은 코오롱FnC에서 패션테크를 대표하는 브랜드 ‘쿠론’에서 선보인 ‘스마트 백 2.0 글림’이다. 글림은 케이블 드라마와 SNS상에서 공개되는 드라마에 노출되면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쿠론은 2015년 국내 최초로 스마트 백 ‘글림 1.0’을 선보였다. 글림 1.0은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가방 겉면에 부착된 사각 엠블럼의 불빛으로 전화, 문자, SNS 메시지가 왔음을 알려준다.

글림 2.0은 스마트 기술을 가방은 물론 키링(keyring)과 참(Charm) 장식에도 접목해 가방을 구매하지 않고 액세서리를 다는 것만으로도 스마트 백의 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전화, 문자, SNS 등 기존의 알림 기능에 스마트폰 찾기 기능과 셀피 기능이 추가됐다. 스마트폰 찾기 기능은 글림에 버튼을 누르면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에 경고음이 울려 스마트폰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다.

셀피 기능은 글림과 연결된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원격으로 촬영할 수 있는 일종의 리모컨 기능으로, 여성들이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많이 촬영하는 것에서 착안했다. 불빛으로 알려주는 알림 기능은 10개의 컬러와 5개 패턴을 추가해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웨어러블 플랫폼 브랜드 ‘더휴먼핏’을 통해 패션과 IT기술이 융합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제전자제품전시회인 ‘CES 2016’에서 ‘솔백(Sol Bag)’ ‘NFC 플랫폼’ ‘바디 콤파스 2.0 웰트’ 등을 대중에게 소개했다. 그중 솔백은 태양광 패널을 디자인에 활용해 선보인 클러치로, 일상생활 속 4시간가량 받은 직사광선으로 갤럭시S6가 완전히 충전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보조배터리 충전도 가능하다. 언제 어디서나 클러치만 있으면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과 친환경적인 요소가 있어 ‘CES 2016’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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