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네 (아)저씨네] 좋은 아버지란? ③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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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19   |  발행일 2017-05-19 제38면   |  수정 2017-05-19
[(아)줌마네 (아)저씨네] 좋은 아버지란? ③

‘엄마 아빠는 이야기꾼 날마다 세계명작’을 쓴 작가 김지영은 아이에게 강요해서 얻을 수 없는 두 가지로 ‘사랑’과 ‘존경’을 꼽았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차지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제시했는데 아이의 눈을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남성들이 흔히 가지는 생각 중 하나.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변하고 있다. 행동이 중요하지만 행동을 말로 표현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자녀를 키우는 아버지는 더욱 그러하다. 말보다 행동을 중시하는 아버지는 사랑과 칭찬의 말에도 인색하기 쉽다.

미국의 변화심리학자인 앤서니 라빈스는 “말은 감정과 행동을 변화시킨다”고 했는데 이를 마음에 새기고 자녀에게 하는 말부터 변화를 줘보면 어떨까. 우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할 것을 권한다. 여기서 눈높이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아이의 시각에서 대화하려고 노력하라는 의미다. 부모의 시각에서 아이를 바라보고 판단해서는 아이와 소통하기 힘들다. 여기에 아이의 눈을 보면서 대화하면 금상첨화다. 눈은 마음의 창이다. 아이는 아버지의 눈을 통해 진심과 사랑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사랑을 쉽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말로는 칭찬이 좋다. 아이들이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부모가 가끔씩 주는 선물이나 포상이 아니라 자신을 격려하고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칭찬의 말이다. 아이들은 칭찬을 받으면서 자란다. 흔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말한다. 늘 들어 익숙해진 칭찬일 수 있지만 칭찬은 많이 할수록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고 불안감을 떨치게 한다. 나아가 이것이 아이의 좋은 인격 성장으로까지 이어진다.

아이가 시험을 못 쳤거나 큰일 앞에 두려워할 때 쉽게 해줄 수 있는 말들이 있다. “실패했으면 다시 하면 돼.” “이런 일도 할 수 있구나.” “엄마와 아빠는 언제나 네 편이란다.” “넌 훌륭한 사람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때가 올 거야.” “널 다시 봤어.” “네 자신을 믿으렴.” “너는 소중하단다.”

아이에게 용기를 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 아버지라면 이런 단어들을 메모해 두었다가 상황에 맞게 아이에게 말해준다면 어려움에 처한 아이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 용기백배할 것이다. 이런 말을 수시로 해주면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져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나아가 소중한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는 긍정의 아이로 자랄 수 있다.

아주 단순한 말인 “괜찮아”를 수시로 해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이 말은 단순하지만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말이다. 막연한 불안감이나 외로운 감정이 들 때 큰 위로가 된다. 아주 가까운 사람, 특히 사랑하는 가족이 해주는 이 말은 짧지만 강력한 힘을 가진다.

칭찬의 말만큼이나 강력한 사랑의 표현방법으로 경청과 공감도 있다. 아이가 하는 말이 유치하고 앞뒤가 안 맞더라도 진지하게 들어주고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언제나 한결같은 믿음으로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가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신뢰를 보내도록 한다. 경청은 아이를 이해하는 데도 필요하다. 경청을 함으로써 아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마음상태인지를 알 수 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아이의 심리상태를 좀 더 깊이있게 들여다볼 수 있고 그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녀와 부모 사이에 공감의 끈이 형성되어 있다면 이것은 백마디의 말보다 효과적이다. 이런 공감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아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렇듯 아버지가 변하기 시작하면 자녀와 아내가 변하고 가정이 변한다.

김수영 주말섹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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