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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7일 ‘아시아포럼21’주최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역임한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54·경기 남양주갑·사진)은 “1년여 동안의 청와대 재임 기간 중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본 적이 없으며, 이런저런 문제를 직언할 기회도 없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7일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21(이사장 변태석) 주최 정책토론회에서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내부를 들여다보니 뭔가 왔다갔다 하는 것이 보이고, 그것은 마치 ‘델피의 신탁’처럼 신은 강림하지 않고 사제들이 신의 뜻을 전한다는 식으로 (대통령 최측근) 문고리 3인방이 정치를 했다”고 평가했다. 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함께 청와대에 있지는 않았지만, 국정 농단의 한 축이자 키맨(key man)으로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2월부터 세월호 사건 직전인 2014년 4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재직했다. 당시 최순실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내부문건을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측에 건네 혐의로 기소됐지만,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났다.
TK(대구·경북)에 대한 정치적 변화도 호소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도 크게 보면 보수라고 규정하면서 “우리 민주당이 특별한 취급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좌파 빨갱이가 아닌 보통의 정당으로 봐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TK스럽다’는 말도 어느새 수구, 패권, 시대 뒤처짐을 뜻하게 됐다. 이제는 정의롭고 담대한 리더십을 가르치는 곳, 보수 핵심가치인 애국·도덕·책임을 실현하는 ‘TK답다’는 말로 바뀌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우리도 자갈밭을 옥토로 바꾸려는 노력 부족을 인정한다”면서도 “그렇지만 특정세력을 맹목적으로 따르고 무슨 짓을 해도 맞다고 하고, 법치주의를 부정하고 인치(人治)를 찬양하는 것을 어떻게 보수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검사 출신인 그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공권력을 가진 기관인데 부장검사만 해도 1급 대우를 받아 정부 다른 부처와 비교해도 검사 직급이 너무 높다. 부작용이 많다"며 “언제까지나 선의에 기대할 수는 없고, 시스템으로 가야 하며 그래서 검찰 권한을 분배해야 한다"고 했다.
대구 성광고·서울대 법대를 나왔으며, 사법시험(28회)를 거쳐 검찰에 몸담았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일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총선 직전 당시 민주당 문재인 대표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박재일기자 park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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