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의 손모씨(29)는 장기간 준비했던 대기업 취업에 실패한 뒤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이하 알바)를 시작했다. 그는 “잠시 중소기업에 다녔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회사에서 버티기보다는 지금 하는 알바가 오히려 낫다”며 “매달 손에 쥐는 급여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만족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동구에서 편의점 주말 알바를 하는 김모씨(27)는 공무원시험 준비와 알바를 병행하고 있다. 그는 “공부와 생활비 마련을 동시에 하려고 시작한 일이지만 생각보다 적성에 잘 맞다. 시험에 합격한다는 보장이 없으니 당장 돈을 버는 일에 더 눈길이 간다”고 했다.
“맘안드는 회사생활보다 나아
매달 손에 쥐는 금액도 비슷”
취업포털 알바천국 설문조사
‘취업생각 없다’ 5년전比 2배
최저임금 ↑…“시간 늘릴 것”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특정한 직업이 없이 알바로만 생계를 이어가는 이른바 ‘프리터족’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최근 구직 회원 1천1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알바하며 구직활동 중’ ‘당분간 취업 생각 없이 알바로 생활’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응답자의 66.3%에 이르렀다. 이는 5년 전 대비 23.4%포인트나 많은 수치다. 특히 ‘취업 생각 없이 알바로 생활’(27.6%)은 5년 전(11.5%)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또 구직 회원의 66.1%는 2018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알바를 계획 중이거나 지금 하고 있는 알바의 시간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선택이 아닌, 떠밀리듯 알바 시장으로 몰리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백승대 영남대 교수(사회학과)는 “청년층이 학력 수준과 기대에 맞는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기 힘드니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프리터족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일자리 문제에 그치는 게 아니라 결혼·출산 등의 사회적 문제와도 직결된다”며 “청년층의 기대 수준에 맞는 일자리를 늘려나가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취업 의지가 별로 없다’ ‘구직 포기 상태’라고 답해 ‘니트족(취업 자체 포기)’으로 분류된 이들도 14.3%로, 5년 전보다 5.7%포인트 늘었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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