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네이션’‘아스가르디아’ 사이버 가상국가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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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지기자
  • 201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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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시대에 맞춰 우주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아스가르디아 프로젝트’가 내놓은 ‘아스가르디아’ 상상도.<아스가르디아 제공>
기술의 발전은 사회 각 분야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심지어 정부, 국가의 형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대의민주주의가 가지는 한계점, 국경선이 가지는 한계 등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최근엔 사이버상에 ‘가상국가’가 생겨났다. 다가올 우주 시대에 맞춰 인류의 생활권을 우주로 확장해 ‘우주국가’를 세우려는 집단도 생겼다. 바로 ‘비트네이션’과 ‘아스가르디아’이다. 국가를 구성하기 위해선 국민, 영토, 주권이 필요하지만 이들은 아직까지 영토가 없다. 국가로서의 이 3가지 조건을 충족하진 못하지만 이들은 국가 설립 목적으로 권력분산, 평등 등을 주창하고 있어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귀 기울여 볼 만하다.

◇비트네이션
블록체인기술 방식 가상국가
출생·사망 등 각종 법적 문서
블록체인에 올려 공증 받아
정부가 정보 독점·통제 불가능

◇아스가르디아
인공위성 쏘아 올려 우주 이주
주권·독립국 새로운 틀 만들어
인종·국적 초월한 윤리적 독립체
이름·주소·e메일만으로 시민권

◆권력 분산 자발적 국가, 비트네이션

비트네이션은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 방식 가상 국가로, 4차 산업혁명 정신에 의한 통치 방식을 활용한다. 스웨덴 출신 해커인 수잔 타르코프스키 템펠호프와 릭 팔크빙에 등이 2014년 설립했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공공 거래장부’다. 특정인에게 거래장부를 관리하도록 맡기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공개해 함께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모든 기록은 참여자의 컴퓨터마다 암호화돼 분산·저장된다. 블록체인은 엄격한 입증 절차를 가지고 있으며 네트워크가 일정한 임계량에 도달하게 되면 해킹도 불가능해진다.

이제까지 정부만이 할 수 있었던 출생, 사망, 결혼, 각종 법적 문서 등을 블록체인을 통해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다. 따라서 주민등록번호 등이 필요 없고, 자발적으로 개인 간 문서를 블록체인에 올려 공증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공증을 통하면 조작이 불가능하다.

어느 누가 정보를 독점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다중심 지배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모든 사람이 참여해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이어서 직접민주주의에 가깝다. 비트네이션 측은 독점 대신 공개를 통해 개인의 주권과 자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비트네이션 시민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름, 주소, e메일만 있으면 된다. 비트네이션 시민은 은행 직불카드처럼 쓸 수 있는 비트코인을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국민의 복지를 위해 디지털 화폐를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제를 구상 중에 있다.

비트네이션이 국가로 인정받기는 어렵지만 ‘대안국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난민들이 겪는 문제 중 하나는 법적인 신분을 보장하는 신분증이 없다는 것이었다. 신분이 불분명하면 구호 서비스를 받는 데 제약이 많다. 이에 비트네이션은 자국의 신분증과 함께 비트코인이 든 직불카드를 지급했다. 기존 국가들이 하기 어려운 서비스를 발 빠르게 제공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지구의 분쟁이 옮겨가지 않는 국가, 아스가르디아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의 민간단체 항공우주국제연구센터(AIRC)는 ‘우주 국가’ 건설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여러나라의 과학자들이 모여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뒤 이곳으로 사람들을 이주시켜 우주국가 ‘아스가르디아’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아스가르디아는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고대 신들의 아홉 개 세계 중 하나인 ‘아스가르드’에서 따왔다. 과학자들은 이 국가가 자체적인 법체계를 갖춰 언젠가 UN으로부터 국가로 승인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아스가르디아 프로젝트의 목적은 우주시대에 걸맞게 우주에서의 주권·독립국 지위에 대한 새로운 틀을 세우는 것이다. AIRC의 설립자인 이고르 아슈르베일리는 “아스가르디아는 인종, 국적, 종교를 초월한 윤리적이고 평화로운 독립체로 인류의 우주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스가르디아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우주 개발에 참여하지 못한 국가에 우주 기술에 접근할 기회를 제공할 목적을 갖고 있다. 우주 기술이 부족한 국가도 아스가르디아와 협력하면 우주로 나아갈 발판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아슈르베일리의 설명에 따르면, 아스가르디아의 본질은 누구든지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철학적·과학적 틀을 마련하고, 지구의 분쟁이 우주로 옮겨 가지 않도록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실질적인 영토가 없음에도 시민권 등록 신청이 시작된 지 이틀 만에 10만건이 넘는 신청이 들어왔다. 3주가 되자 5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신청했다. 아스가르디아의 시민이 되기 위해선 이름, 국적, e메일 주소 등을 입력하면 된다. 이 중 약 20만명이 국민으로 선별됐다.

인류의 우주 정착을 위해 우주공간과 달에 정거장을 건설하고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최근 공개된 우주정거장 상상도를 보면 내부엔 투명한 유리벽과 녹지 등이 있다.

AIRC 측은 지난 6월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9월12일 오스트리아 최초의 인공위성 ‘아스가르디아-1’을 발사한다고 밝혔다. 국민을 우주로 실어나르기 위한 예행연습인 것이다.

아스가르디아는 자체 헌법에 대한 국민투표를 진행 중에 있으며, 이를 통해 정부 부처와 의회 등의 조직이 갖춰지면 ‘과학부’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이주 계획을 수립한다. 아울러 내년 4월까지 UN에 국가 지위를 인정해달라고 신청할 예정이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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