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인터뷰]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

  • 박광일
  • |
  • 입력 2017-08-05 08:31  |  수정 2017-08-05 09:29  |  발행일 2017-08-05 제22면
“대구 하늘길 1년만에 국내외 6곳 열어…동남아지역 100% 커버 할 계획”
20170805
에어부산 한태근 사장이 대구발 노선 확충 등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에어부산 제공>
20170805
에어부산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는 모습. <에어부산 제공>

텃밭인 부산 김해공항을 평정하고 지난해 대구공항에 입성한 ‘에어부산’의 확장세가 매섭다. 지난해 6월 대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불과 1년만에 대구에서만 국내외 6개 노선을 띄워 단숨에 대구공항의 여객수송분담률 1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대구공항에 취항한 국적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와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 5개사를 통틀어 둘째로 높은 것이다.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노선 및 점유율 확장이다.


대구공항은 지난해 개항 이래 최초로 연간 이용객 253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330만명 달성이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대구공항의 폭풍성장에는 후발주자인 에어부산의 공이 크다. 지난해 에어부산이 대구공항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LCC 간의 경쟁에 불꽃이 튀면서 대구의 하늘길이 그만큼 넓어졌기 때문이다. 에어부산 취항 이후 최근 1년간 대구에서 무려 8개(도쿄·오키나와·삿포로·후쿠오카·세부·홍콩·싼야·다낭)의 국제선 노선이 신설됐다. 에어부산이 대구공항 활성화에 불쏘시개 역할을 제대로 한 것이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에어부산은 이제 부산·울산·경남을 넘어 대구·경북까지 아우르는 ‘영남권 거점 항공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올해 5월 국적 LCC 가운데 최초로 독립사옥을 마련한 에어부산의 부산 강서구 신사옥에서 한태근 사장(59)을 만났다. 그는 인터뷰 내내 ‘안전’과 ‘서비스’를 거듭 강조했다. 한태근 사장은 “타사 대비 넓은 좌석과 기내식 등 차별화된 서비스, 그리고 안전한 운항을 통해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구공항 여객수송분담률 16% 차지
취항항공사 5곳 통틀어 둘째로 높아
직원 10여명 출발, 10년만에 1100명
국내 LCC 중 처음 독립사옥도 건립
안전 최우선…사전 선택좌석 편의성↑
지역 인재 채용·공헌 활동으로 보답
통합공항 등 대비 ‘IPO 추진’ 도약



▶올해 10돌을 맞은 에어부산의 고공성장이 눈에 띈다. 그동안의 성과는.

“10년 전 부산 시내의 작은 사무실에서 TF 직원 10여명으로 출발했다. 이듬해 B737 항공기 2대로 부산~김포, 부산~제주 노선에 취항해 운항을 시작했다. 최근 신입 정비사 34명이 입사해 직원 수가 정확히 1천100명이 됐다. 현재 항공기 20대로 국내선 4개, 국제선 23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항공기도 23대로 늘릴 계획이다. 매출 역시 취항 첫해 59억원에서 지난해 4천43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8.1%로 3년 연속 LCC 1위를 차지했다. 지난 6월에는 LCC 중에서 최단기간 누적승객 3천만명을 달성했다. 지난 10년이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고, 에어부산의 1단계 성장은 이뤄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LCC 중 처음으로 독립사옥을 갖게 돼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사옥 자랑을 한다면.

“우선 직원들이 너무 좋아한다. 그전엔 사옥이 부산상공회의소 본사와 김해공항 사무실, 캐빈승무원 근무지 등 세 군데로 나뉘어 있어서 상당히 불편했다. 직원들이 업무를 보느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데 한나절을 다 보내곤 했다. 게다가 부산상공회의소에 있는 본사 사무실이 너무 비좁았다. 그래서 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신사옥 건립을 결정했다. 흩어져 있던 업무공간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직원들의 근무여건은 물론 업무효율도 높아진 것 같다. 특히 신사옥은 실물크기의 항공기 모형과 비상탈출 슬라이드, 응급처치 훈련실 등 국내 LCC 최초로 자체 훈련시설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승객들에게 더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에어부산의 입성으로 대구의 하늘길이 더 넓어진 것 같다.

“대구에서는 지난해 6월 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하이난(싼야)에 이어 올해 6월 도쿄(나리타) 노선까지 1년 만에 국내·외 6개 정기편 노선을 띄우게 됐다. 그만큼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항공 교통편의가 좋아졌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듣는다. 기분도 좋고 보람도 느낀다. 향후에도 대구발 노선 확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는 주로 일본 노선에 집중돼 있는데 베트남 쪽도 들여다보고 있다. 우선 여름 휴가철을 맞아 8월 한 달간 대구~하노이 부정기편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부산에서 인기있는 노선을 대구에도 신설하는 등 계속 노선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대구·경북에서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인 것 같다.

“항공사인 만큼 지역 내 소외계층의 가족여행을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대구시, 대구사회복지협의회와 ‘사회공헌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 4월 대구지역 9가정 30여명을 대상으로 후쿠오카 여행을 지원했다. 앞으로도 매년 두 차례씩 지역 소외계층의 여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한 가지는 바로 지역 인재 채용이다. 고용이 곧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역 인재들은 고향을 떠나지 않아 좋고, 회사 입장에서는 지역 인재를 통해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좋다. 현재 에어부산 전체 승무원 420여명 중 50여명이 대구·경북 출신이다. 앞으로도 지역 인재를 적극 채용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부산 지역 항공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그만큼 우리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답은 간단하다. 사랑을 받으려면 먼저 사랑스러운 일을 하면 된다. 앞서 말했듯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원하는 노선을 더 많이 개발하고, 지역 인재를 더 많이 채용하고, 지역 사회에 더 많이 환원하면 분명히 지역민들에게 인정받는 항공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해서 ‘얘네 부산 애들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우리 애들이네’라는 말을 듣는 날이 올 수 있도록 하겠다.”

▶타 항공사와 차별화된 에어부산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지역 항공사라는 점만으로 믿고 애용하는 단골손님이 많다. 그만큼 지역민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LCC이지만 콘셉트를 LCC와 FSC의 중간 정도로 잡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좌석이다. LCC는 대부분 사전 좌석배정 서비스가 유료인데 에어부산은 취항 초부터 승객들이 무료로 사전에 선호하는 좌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항공기 좌석 간격이 32.5인치로 다른 LCC보다 2~3인치 넓어 보다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다른 LCC와는 달리 국제선 전 노선에서 따뜻한 식사(Hot Meal)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안전도 상당히 강조한다고 들었다.

“설립 초기부터 ‘LCC는 안전하지 않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안전 분야에 가장 많은 역량을 투입해 왔다. 완벽한 안전을 위해 경미한 사항이라도 무조건 보고하고 철저히 점검하도록 하는 등 엄격한 안전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운항승무원의 훈련에 있어서도 법적 요구량보다 더 높은 기준을 책정하고 있다. 부문별 원활한 소통이 안전의 첫 단추라는 인식 아래 안전 관련 미팅과 통합 훈련도 상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2013~2016년 국토교통부의 ‘항공교통서비스평가’에서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A등급(매우 우수)을 획득하는 등 안전을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로 인정받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에어부산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IPO(기업공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향후 김해신공항 완공과 대구공항 통합이전 이후 더 큰 시장이 형성되면 그만큼 더 많은 항공기와 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IPO를 통한 자금확보가 필수적이다. 주주들을 설득해 적절한 시점에 IPO를 추진하고자 한다. 지금보다 조금 더 먼거리 노선의 취항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보유한 A320·321 기종으로는 최대 캄보디아 시엠레아프(4시간30분 정도 소요)까지 갈 수 있다. 쉽게 말해 싱가포르도 마음대로 못간다. 그런데 해당 기종의 신모델을 도입하면 비행시간을 1시간 정도 늘릴 수 있다. 이를 통해 동남아는 100% 커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통해 대구·경북 지역민에게도 사랑받고, 영남권 전체를 아우르는 지역 거점 항공사가 되겠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 한태근 사장 프로필 △1957년생(강원도 원주) △1981년 국민대 무역학과 졸업 △1992년 아시아나항공 입사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공항서비스지점장, LA공항서비스지점장, 캐빈서비스부문 이사, 서비스본부장 겸 캐빈서비스부문 상무 및 전무, 경영지원본부장 역임 △2014년 에어부산 대표이사 부사장 △2015년 에어부산 대표이사 사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