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종군문학 詩 음악회, 김광석 거리를 적시다

  • 글·사진=천윤자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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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30   |  발행일 2017-08-30 제14면   |  수정 2017-08-30
애틋한 시낭송 시민에게 감동
“평화와 조국의 소중함 되새겨”
6·25전쟁 종군문학 詩 음악회, 김광석 거리를 적시다
‘시민과 함께하는 한여름 밤의 시(詩)음악회’ 출연자와 대구문인협회 회원이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국아 심청이마냥 불쌍하기만 한 너로구나/ 시인이 너의 이름을 부를 양이면 목이 멘다/ 저기 모두 세기의 백정들/ 도마 위에 오른 고기마냥 너를 난도질하려는데/ 하늘은 왜 이다지도 무심만 하다더냐”

지난 26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 야외공연장에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한여름 밤의 시(詩)음악회’가 열렸다. 대구문인협회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6·25 한국전쟁 종군문학, 조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특별한 주제로 열려 시민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1부에서는 ‘겨울비’(박태진), ‘별까지는 가야 한다’(이기철), ‘꽃’(김춘수), ‘비비추에 관한 연상’(문무학), ‘붉은 투피스’(안윤하), ‘그리운 바다 성산포’(이생진), ‘가난한 사랑노래’(신경림), ‘너를 기다리는 동안’(황지우) 등의 시를 낭송가들이 낭송했다. 또 바리톤 목성상씨가 ‘비목’ ‘선구자’ ‘희망의 나라로’를, 가수 이경민씨가 ‘이등병의 편지’ ‘전선야곡’ ‘농부’를, 패티조씨(조봉한)가 ‘그대 없인 못 살아’ ‘사랑의 거리’ 등을 각각 불러 때론 감성적이게, 때론 흥겹게 분위기를 연출했다.

2부는 ‘자유대한 조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시극이 펼쳐졌다. 조명선, 김영애, 김미숙, 허광희, 김영애, 노경희, 이지희, 김순득, 백양임씨 등 낭송가와 문협회원들이 출연해 ‘초토의 시’(구상), ‘젊은 가슴이여’(김윤성), ‘조국으로 가는 길’(신동집), ‘나를 넘고 가거라’(박윤환), ‘돌식아!’(이윤수) 등 6·25전쟁을 소재로 한 시를 배경으로 멋지고 감동적인 장면을 선사했다.

이색적이면서도 감동을 주는 공연은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을 찾은 많은 시민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시민 손원정씨(수성구 시지동)는 “애틋한 시낭송과 배우의 절규를 들으면서 전쟁과 평화, 그리고 조국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된 저녁이었다. 준비하고 기획한 문인협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행사가 열리는 줄 모르고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가 우연히 시극을 관람한 한 시민은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만난 것 같다. 평소 어렵게 읽히던 시가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기획과 연출을 맡은 이병훈 대구문인협회 부회장은 이날 군복을 착용한 채 내레이션과 진행까지 도맡아 눈길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6·25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전선을 누비며 활약한 선배문인의 작품을 모으고 골라서 한 편의 시극으로 올렸다. 산화하신 국군장병과 선배문인에게 이 작품을 바친다”고 말했다. 시음악회는 출연자와 시민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면서 마무리됐다.

글·사진=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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