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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의료원 장성호 재활의학과 교수 |
상당수 시민은 지역의 대학병원들이 수도권 대학병원에 비해 의료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남대의료원 장성호 재활의학과 교수(53)는 “그 같은 생각은 어디까지나 착각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장 교수의 확신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그가 한국을 대표하는 의학계 석학이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의학계 논문수에서 전국 1위, 논문 피인용 2위를 차지했다. 20여년간 SCI급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만 400여편. 이 같은 업적을 인정 받아 지난해 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2017년 신입 정회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장 교수가 영남대의료원의 의료수준을 국내 최고로 꼽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장 교수는 “올해 전국 의과대학별 교수 1인당 SCI급 논문실적을 평가한 결과 영남대의료원(0.99)이 서울대(1.57), 연세대(1.33), 성균관대(1.04)에 이어 전국 4위를 차지했다”며 “이는 영남대의료원 소속 교수 1명이 매년 SCI급 논문 1편을 게재한 것이다. 교수들이 환자를 진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통해 최신 의료기술을 습득, 개발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SCI급 국제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의 완벽한 연구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등 의료 선진국에 비해 한국 의사들의 논문이 SCI급 국제학술지에 게재되기 위해서는 몇 배의 노력과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장 교수는 “국내 의사들이 SCI급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다는 것은 사실상 세계 최초 또는 최고 수준에 이르는 성과를 거뒀음을 의미한다”며 “이런 이유로 대학병원의 5년, 10년 뒤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SCI급 논문을 얼마나 많이 게재했는지 봐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영남대의료원의 이 같은 성과는 영남대학교와 영남대병원 모든 구성원의 전폭적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장 교수는 “SCI급 논문을 낸다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가능한 것이 아니다. 영남대의료원은 2000년대 초부터 연구활동에 아낌없이 투자했다”며 “의지가 있는 교수에게는 언제든지 수천만원대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임상연구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영문교정, 통계지원)도 완벽하게 이뤄졌다. 법적·윤리적 문제가 없다면 가능한 모든 연구활동을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최근 연구비가 크게 줄면서 젊은 의사들이 다양한 연구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질병의 예측과 예방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연구가 성과를 거둔다면 언제 어떤 질병에 걸리게 될지, 어떤 원인으로 사망할지까지 예측이 가능한 시대가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환자 대부분은 최고, 최신,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대학병원을 찾는다”며 “이제 영남대의료원은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병원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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