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방사선 암치료

  • 임호
  • |
  • 입력 2017-10-17 07:53  |  수정 2017-10-17 07:54  |  발행일 2017-10-17 제20면
모의치료로 발생부위 정확히 파악 ‘암세포만 집중 제거’
20171017
계명대 동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진희 교수



병소에는 충분한 방사선, 정상조직엔 최소한 조사
컴퓨터로 설계해 몸에서 똑같이 재현 확인 후 치료
복부·뇌치료후 구토 가능성…항구토제로 조절 가능
암 종류·병기·목적에 따라 최적화된 치료법 선택

20171017


현대 의학에서 암 치료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수술적 치료와 항암제 치료, 그리고 방사선 치료이다. 이 중 수술적 치료와 항암제는 하나의 세트 형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다들 잘 알고 있다. 반면 방사선 암치료에 대해서는 인식이 낮거나, 위험하다는 오해가 많다.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을 인체 내에 조사(照射)해 암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세포의 생존에 필수적인 기관(DNA, 세포막 등)에 영향을 줌으로써 세포조직이 사멸하거나 기능이 정지되어 암세포를 치료하게 된다.

방사선조사로 암세포와 정상조직은 손상을 입게 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정상조직은 손상 회복이 가능한 양의 방사선을 조사하고 암세포는 회복이 불가능하도록 방사선치료를 하게 된다. 방사선치료를 위해서는 대부분 ‘선형가속기’라고 불리는 치료 장비를 이용한다. 이 치료기는 다양한 에너지의 X선과 전자선을 발생시키는 장비로 몸 깊은 곳과 피부 가까이의 암과 종양 부위에 방사선을 집중해 치료한다.

이에 대해 김진희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는 “많은 사람이 방사선 치료에 대해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모의치료로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수립하기 때문에 안전한 치료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방사선치료는 먼저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가 환자 병 상태에 대해 상담하고 방사선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방사선치료를 위한 준비 작업으로 환자의 자세 및 고정기구를 제작하고 실제 방사선치료를 할 때 동일한 부위에 반복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특수잉크로 치료영역을 표시하는 모의치료를 시행한다.

최근 모의치료는 주로 CT를 이용해 영상으로 정상조직과 치료 주위를 구분하여 표시하고 3차원적 영상 재구성으로 다양한 방사선치료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세기조절방사선치료, 영상유도방사선치료, 정위적 방사선수술 같은 특수치료도 가능하다. 모의치료를 통해 결정된 암의 크기와 위치 및 정상조직과의 관계를 설정하고 원하는 병소에 충분한 양의 방사선을 조사하면서 주변 정상조직에는 최소한의 방사선만 조사되도록 치료계획전용컴퓨터를 이용하여 이상적인 치료법을 수립한다.

방사선이 어디에 얼마나 전달되는지 선량분포를 통해 확인하며 컴퓨터에서 완성된 설계가 환자의 몸에서 똑같이 재현되는지 확인 후 치료를 시작한다. 치료 기간은 치료목적과 암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방사선치료 방법에는 3차원 입체조형치료와 세기조절 방사선치료, 정위적 방사선수술, 근접치료, 양성자치료 등이 있다. 암 환자의 경우 자신이 앓고 있는 암 종류와 병기, 치료목적에 따라 최적화된 치료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방사선치료는 대부분의 암에 이용되며 방사선치료 단독으로 시행하거나 수술, 항암제 등과 함께 사용된다.

방사선치료는 장비에 환자가 위치하고 전기적 작동을 해야만 방사선이 방출된다. 그 외에는 장비의 작동이 멈추기 때문에 방사선에 노출될 일이 없으며 치료시간 동안 발생한 방사선도 몸속의 암세포에 영향을 주고 소멸되므로 몸속이나 의복 등에 방사능이 남지 않는다.

특히 방사선치료는 말기 암환자를 위한 치료라는 오해가 있다. 물론 말기 암환자에서도 증상완화를 위해 시행하지만 방사선치료의 60~70%는 완치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방사선치료를 받을 때는 X선 검사를 받을 때와 같이 통증이 전혀 없다. 탈모를 걱정하는 환자들이 있지만 머리가 아닌 곳에 방사선치료를 받는다면 탈모는 없다.

머리에 방사선치료를 받는 경우 탈모는 치료부위에 국한되어 치료시작 23주 후에 나타나, 치료를 마친 후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난다. 또 방사선치료 시 심한 구토를 걱정하지만 방사선치료 부위에 따라, 특히 복부나 뇌 치료 후에는 오심, 구토가 발생하나, 대부분 항구토제로 조절이 가능하다. 암 환자들에게는 모두 동일한 조건이지만 방사선치료 시에도 균형잡힌 식단은 매우 중요하다. 일부 암환자들은 고기를 먹으면 암이 더 빨리 자란다는 근거 없는 속설 때문에 채식 위주의 식단을 하는데, 이는 단백질 같은 필수 영양소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단백질, 철분 등의 영양소들이 방사선치료, 항암제, 수술로 인한 손상의 회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고려하면 조화로운 식단이 중요하다. 최신 방사선치료법을 적절히 이용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암 완치를 이루기 바란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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