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게임에 빠진 우리 아이…잔소리 대신 앱으로 관리해보세요”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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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26 08:01  |  수정 2017-10-26 08:02  |  발행일 2017-10-26 제19면
■ 게임 과몰입 예방 앱
20171026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제공하는 ‘게임습관자가진단’ 설문조사에 응하면 게임 과몰입 여부를 알 수 있다.

고교생인 A군(18)은 매일 게임을 한다. 낮에는 모바일 게임 앱을 통해, 하교 후엔 PC방에서 게임을 한다. 친구들과 함께 하면 학업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고 게임 속 캐릭터의 등급을 올리고 싶어 쉽게 그만 두지 못한다. A군과 같이 게임에 과하게 몰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중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게임은 마약, 알코올, 도박과 함께 4대 중독물질로 규정됐다. 다음달 2일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후원하고 게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게임 과몰입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국제 심포지엄도 열린다. 이렇듯 게임 과몰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게임과몰입을 어떻게 이해하고 예방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늘고 있다.

넌 얼마나 쓰니
특정시간 문자·통화 외 기능 차단
하루에 화면 몇 번 켰는지도 분석

방통위 사이버안심존
학교수업시간 맞춰 이용제한 설정
특정앱·인터넷 접속도 차단 가능


◆어려지는 게임 과몰입군

게임 과몰입은 일상생활에서 게임 중독, 인터넷 중독과 유사한 의미를 갖지만 의학계나 심리학계에선 게임의 금단증상이 알코올이나 마약을 끊었을 때 생기는 금단 증상에 비해 덜 병리적이라는 이유로 게임중독이라기보단 게임 과몰입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게임 과몰입과 관련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상담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곽상도 의원(자유한국당)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 6월까지 게임 과몰입 힐링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청소년은 총 1만86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1천573명, 2015년 3천599명, 2016년 3천873명으로 해마다 증가해 3년간 2.5배 늘었다. 올해는 6월까지 1천815명으로 조사됐다.

게임 과몰입 상담이 가장 많은 지역은 수도권 6천44건(55.6%)이었으며, 경상권 1천670건, 전라권 1천479건, 충청권 1천449건, 경남권 218건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6 게임 과몰입 종합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2016년 전국 초중고생 588만2천790명 중 0.7%인 4만1천179명이 게임 과몰입군 상태로 추정된다. 1.8%인 10만5천890명은 과몰입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267만2천843명)의 0.9%인 2만4천55명, 중학생(145만7천490명) 0.7%인 1만202명, 고교생(175만2천457명) 0.5%인 8천762명이 과몰입군에 속한다.

과몰입군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경향은 초등학생 과몰입군에서 더욱 분명히 나타났다. 초등학생 과몰입군 비율은 2012년 0.6%, 2013년 0.6%, 2014년 0.7%, 2015년 0.8%, 2016년 0.9%였다. 과몰입 위험군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이렇듯 초등학생의 게임과몰입이 증가하는 것은 게임을 시작하는 시기가 저연령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과몰입군은 모바일게임 이용자(48.9%)가 가장 많았고, 컴퓨터 온라인게임 이용자(46.9%)도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과몰입위험군은 컴퓨터 온라인게임 이용자(58.4%)가 가장 많았고, 모바일게임 이용자(37.6%)가 뒤를 이었다.

◆게임과몰입을 막는 사이트·앱

게임에 과하게 몰입하는 이들의 연령이 점차 낮아지면서 유아와 초등 저학년의 게임 이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유아나 초등 저학년 학생들이 게임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게임 이용 정도와 과몰입은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이들을 치유하기 위해 교육현장에서 지원할 수 있는 게임 콘텐츠 활용방안 등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고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가 자녀의 게임 과몰입을 줄이거나 방지할 수 있는 사이트와 스마트폰 관리 앱도 등장했다.

게임회사 넥슨은 게임 과몰입를 예방을 돕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이 스스로가 혹은 부모가 게임이용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부모는 요일별로 자녀의 게임이용시간을 직접 지정할 수 있으며 그 외 시간은 게임 이용이 제한된다.

자녀의 게임이용내역을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도 조회할 수 있다. 게임 과몰입 자가진단 테스트를 해볼 수 있도록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을 관리할 수 있는 앱도 있다. 스마트폰 중독 방지 앱으로 유명한 ‘넌 얼마나 쓰니’는 사용자가 특정 시간을 정해 놓으면 해당 시간 동안 문자, 통화 착발신을 제외한 어떤 기능도 쓸 수 없다.

화면 중간에 초 단위로 줄어들고 있는 잠금 시간 타이머가 0초가 될 때까지 스마트폰을 마음대로 사용하기 힘들다. 급하게 이용해야 하는 경우를 대비해 화면 상단에 ‘15분 긴급 해제’버튼이 있다. 하지만 이를 사용하려면 현금 500원을 결제해야 한다. 이 앱에는 하루에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 켰는지, 어떤 앱을 가장 오래 썼는지 분석해주는 ‘디지털 중독 자가 진단’ 기능도 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에서 2013년 도입한 ‘사이버안심존’이 있다. 해당 앱을 자녀와 부모의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학교 수업 시간에 맞춰 이용 시간을 제한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자녀가 많이 사용하는 앱 조회가 가능해 게임 등 지나치게 사용하는 특정 앱에 대한 이용시간도 제한할 수 있다. 스마트폰, 게임 등에 대한 과몰입을 방지할 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불법·유해 앱 실행 및 인터넷 사이트 접속도 차단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기를 쓰듯 게임 일지를 쓰는 것도 추천했다. 게임 일지엔 하루에 얼마나 게임을 했고 게임을 하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일기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되짚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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