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학력인플레…설 곳 없는 고졸

대구시 9급 공채 합격자의 ‘학력 인플레’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증원을 기조로 내건 문재인정부에서 ‘대학생 공무원시험 쏠림’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대구시가 최근 임용한 올해 9급 공채 합격자(672명) 학력·대학별 현황 자료를 확인한 결과, 4년제 대학 이상은 모두 641명으로 집계됐다. 대학원 출신은 8명, 전문대 출신은 26명이었다. 올핸 필기 선택 과목에 수학·과학이 포함돼 수능에 익숙한 고졸 출신의 약진도 예상됐지만 합격자는 행정직 2명(장애인·시간선택제), 기계·산림자원·운전직 각 1명 등 5명에 그쳤다. 대학별(전문대 포함)로는 경북대(238명)·영남대(148명)·계명대(46명) 등 지역 대학 출신이 총 529명으로 집계됐다. 서울대(4명)·고려대(3명)·서강대(3명) 등 수도권 대학 출신은 66명이었다. 다른 지역 대학은 72명이었다. 이들은 9급 채용 인원이 가장 많았던 지난 6월 ‘대구시 제3회 지방공무원시험’에 응시했다. 연령대는 25~29세가 54.2%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24세(16.7%), 30~34세(15.9%), 35~39세(8.2%), 40세 이상(4.9%) 순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공무원 학력 인플레는 1998년 IMF 외환위기·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취업난이 가중된 데다 민간 기업의 평생직장 개념도 사라지다보니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무원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이른바 ‘SKY’ 출신도 9급 공채를 통해 속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과)는 “공무원은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는 직업이지 사회를 발전시키는 직업은 아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공무원에 몰리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청년들이 ‘안정’이 아닌 ‘꿈’을 택할 수 있도록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노력과 결과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음 달 16일엔 대구시 제6회 지방공무원시험(9급 100명 채용)이 예정돼 있다. 올해 마지막 공채시험으로 새 정부 공무원 증원 계획이 처음 반영됐다. 전체 경쟁률은 113.6대 1이다. 일반행정직(51명 채용 예정)은 163.3대 1이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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