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발전, 단층운동 방아쇠 가능성” vs “동일본 대지진 여파일뿐”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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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5 07:12  |  수정 2017-11-25 07:49  |  발행일 2017-11-25 제1면
포항지진 포럼…학계 의견 갈려

최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이 인근의 지열발전소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추가 지진 가능성에는 이견이 없었으며, 논란이 된 액상화 현상은 한반도 동남부 지진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3면에 관련기사

24일 대한지질학회, 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 대한지질공학회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포항지진 긴급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선 이진한 고려대 교수(지질학과)의 ‘유발(誘發)지진’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 교수는 포항지진을 일으킨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로 지열발전소로 인한 유발지진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그것이 최종 결론이나 유일한 원인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포항 지진이 이 모델에 의한 것인지는 상당한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번 포항 지진이 지열발전소에서 지하에 물을 주입하면서 발생했을 수 있다는 추측을 이어 나갔다.

반면 홍태경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과)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지난해 경주 지진이 발생했고, 다시 그 여파로 이번에 포항지진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열발전소로 인한) 미국 오클라호마 지진의 경우 2천만㎥의 물을 주입하는 바람에 지진이 발생했는데, 포항 지열발전소는 1만2천㎥의 물만 집어넣었고, 그것도 일부는 빼내 이제는 5천㎥만 남아있는 상태”라며 지열발전소로 인한 지진 가능성을 일축했다.

강태섭 부경대 교수(지구환경과학과)도 “지진은 복잡한 연쇄 과정을 거쳐 일어나는데, 단순히 물을 주입해 큰 지진이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각이 단층운동이 발생할 준비가 돼 있는 상황에서 물 주입이 방아쇠 역할을 했을 수는 있다”며 “과연 지진이 물 주입에 의한 것인지는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해석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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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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