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액상화는 일반적 현상…유발지진 추가 조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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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훈기자
  • 2017-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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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남동부>

4개학회 포항지진 긴급 포럼

물주입 지진유발 문제제기에

“직접원인 보기 어렵다” 반론

포항단층 구조등 추가연구 필요

24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항지진 긴급 포럼’에 참석한 패널들이 포항지진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지열발전소에 따른 ‘유발(誘發) 지진’ 등과 관련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대한지질학회를 비롯해 지진과 관련된 4개 학회는 2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항지진 긴급 포럼’을 열고 포항지진의 원인과 앞으로의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청중의 관심은 최근 학계에서 제기된 이른바 ‘유발(誘發)지진’, 즉 지열발전소로 인한 지진 발생 가능성에 집중됐다. 때문에 발표자들의 주제는 각기 달랐으나, 유발지진은 공히 언급했다.

◆‘액상화’모래토질선 흔해

‘포항지역 임시지진 관측망 운영과 미소(微小)지진’을 주제로 첫 번째 발표에 나선 김광희 부산대 교수(지질환경과학과)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소와 관련성에 대해 “아직 상관관계를 찾을 수는 없으나, 물 주입으로 인해 미소지진(규모가 작은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도 나와있는 상태”라며 “좀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포항지진은 지표에 노출되지 않은 북동 방향에서 북서 방향으로 경사하는 무명의 지하단층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규모는 지난해 발생한 경주지진보다 약했지만, 지진 에너지 노출량인 모멘트 규모(Mw)는 5.4로 비슷했고, 지표면과 가까웠기 때문에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성명했다.

강태섭 부경대 교수(지구환경과학과)는 포항지진의 또 하나의 특징인 ‘액상화’가 이번에 발생된 현상이 아닌, 한반도 남동부 모래기반의 토질에서는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한반도 남동부 지진활동과 2017 포항지진’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역사에서 지진을 보면 조선 인조 21년 4월23일 경상남도 진주와 6월21일 울산 앞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액상화가 관찰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포항지진과 경주지진은 발생 지역이 가까울 뿐, 지반구조나 형태 등 지질학적 차이가 크고 지진 발생 메커니즘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유발지진설에 대해서는 “물 투입량을 근거로 들며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유발지진’은 조사 필요

포항지진 발생과 지열발전소의 연관성을 계속 제기하고 있는 이진한 고려대 교수(지구환경과학과)는 주제 발표에서 강 교수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 교수는 “(지열발전소에서) 물을 주입했는데, 이곳에 알지 못하는 단층이 있었다. 여기(단층)에 물이 유입돼 (단층이) 움직인 게 아닌가 추정한다”면서 “다만 이건 정답이 아니며, 상당한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땅에 응력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 사람이 공학적으로 촉발할 수 있는 지진이 유발지진이라고 개념을 설명하면서 “지열발전을 할 때처럼 물 등 유체를 땅에 주입할 때 흔히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발지진의 대표 사례로 2011년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발생한 규모 5.6 지진을 꼽았다.

이외에 김광희 부산대 교수(지질환경과학과)도 유사한 의견을 냈다. 그는 “김성수 의원실 제공 자료에 따르면 포항 지열발전소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물을 주입했는데, 물 주입 뒤 (규모가 작은) 미소지진이 일어났다”며 “물 주입과 미소지진 활동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물 주입이 중단된 기간에도 이곳에서 미소지진이 있었다는 점을 들며 “자료를 더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확실한 것은 유사 사업(지열발전소 건설)을 추진할 때, 지질학적 기초조사 및 지진 안전성 평가를 먼저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일본 대지진 후 한반도 지각 변화

하지만 홍태경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과)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근거로 다른 교수들과 전혀 다른 의견을 냈다. 홍 교수는 ‘포항지진의 원인, 효과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동일본 대지진 후 한반도 지각은 지진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으로 진행되었으며, 동일본 대지진 이전의 지각 환경으로 아직까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동일본 대지진 후 한반도에는 중대형 지진 발생 빈도가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홍 교수는 이어 “경주지진에 의해 배출된 에너지가 축적된 지역을 중심으로 여진이 발생해 왔는데, 포항지진은 경주지진에 의한 응력이 증가된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추측했다.

유발지진에 대해 그는 “오클라호마 지진의 경우는 (물을) 수천t씩 수년 동안 넣은 것이다. 한국은 네 번 넣었는데 규모 5.4의 포항지진이 나는 게 맞는지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외에도 그는 경주지진에 의해 응력이 축적된 지역을 중심으로 여진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주기적인 중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포항의 경우 단층의 구조 및 땅에 작용하는 힘의 방향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기화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부)는 “경주의 경우 활성단층인 양산단층이 통과해 이곳에서 지진이 발생하리라는 걸 알 수 있었지만, 포항은 놀랐다”고 말했다. 강태섭 부경대 교수는 “포항지진의 경우 물의 작용이든, 다른 요인으로 단층 운동이 촉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글·사진=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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