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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대한제국의 황태손인 고(故) 이구의 부인 줄리아 리(본명 줄리아 멀록)가 지난달 26일 미국 하와이의 할레나니 요양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구는 대한제국 황실 제3대 수장인 영친왕 이은과 일본인 부인 이방자의 아들이다. 이에 고 이구의 부인 줄리아 리는 조선왕가의 마지막 세자빈이 된다.
두 사람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미국 MIT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엠페이(IMPEI)에서 건축사로 활동하던 그는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던 8살 연상의 미국인 줄리아 멀룩을 만났다.
1959년 줄리아와 결혼한 이구는 1963년 박정희 대통령의 초청으로 귀국해 낙선재에서 어머니 이방자 여사와 함께 살았다. 그렇지 않아도 외국인이라며 못마땅해 하던 종친들은 자식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두 사람의 이혼을 종용했다. 결국 이구와 줄리아는 82년 이혼에 이르렀다.
이혼 후 줄리아 멀룩은 한국에서 공예점등을 운영하며 장애인 복지사업을 펼치다가 95년 친정인 하와이로 돌아가 쓸쓸한 노년을 이어왔다.
이구는 2005년 7월 16일 도쿄의 옛 아카사카 프린스 호텔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 호텔은 이구가 태어난 자리였다.
그의 유해가 국내로 들어와 장례를 치를 때도 줄리아 리는 초청받지 못한 채 병색이 짙은 82살의 늙은 몸을 이끌고 먼발치에서 그의 장례 행렬을 지켰다.
한편, 이구의 부인 줄리아 리의 별세소식에 아버지 '영친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친왕은 고종의 일곱 번째 아들이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다. 순종이 즉위한 뒤에 황태자가 됐고, 1926년 순종이 죽은 뒤에는 왕의 지위를 계승했다.
영친왕은 1907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왕족인 마사코와 정략결혼을 했고 이후 1911년 일본의 육군유년학교일본 왕족으로 대우를 받으며 1940년에 육군 중장이 되는 등 일본군 장성을 지냈다. 하지만 1947년 일본 헌법이 시행되면서 이왕의 지위를 상실했으며 같은 해 10월 18일에는 일본 왕족의 명단에서도 제외돼 일본 국적도 잃었다.
영친왕은 1963년 11월 22일 병세가 악화된 상태에서 한국으로 귀국해 병상에 지내다 1970년 5월 사망해 고종이 묻힌 곳에 안장됐다. 영친왕에 대한 평가는 현재에 와서 다양하게 나눠지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ynnew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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