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태현 북구문화재단 상임이사

  • 김수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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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08   |  발행일 2017-12-08 제41면   |  수정 2017-12-08
“화가로 캔버스에 그림 그리듯 문화행정가로 탄탄한 밑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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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공식 출범하는 행복북구문화재단 이태현 상임이사는 차별화된 조직 구성으로 행복북구문화재단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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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현 상임이사가 대구현대미술가협회 회장으로 있을 때 설립한 가창창작스튜디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

내년 1월 공식출범하는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은 지역문화계에서 여러 가지 측면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단의 조직 구성부터 다른 기초단체 문화재단과 확인히 다른 데다 대구문화재단 사무처장을 역임해 문화재단 운영에 탄탄한 노하우를 가진 이태현 상임이사가 재단을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상임이사로 임용된 그는 이사회와 함께 획기적인 조직체계를 구성한 뒤 직원 채용까지 마쳤다. 재단 출범을 위한 준비가 거의 마무리된 것이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장 등을 통해 대구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로 활동했던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문화행정가로서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이 상임이사를 만나봤다.

▶행복북구문화재단 상임이사로서 어떤 문화행정을 펼칠 계획인지요.

“북구는 환경적으로 문화예술을 녹여내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많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문화관광콘텐츠가 풍부한 지역입니다. 이러한 환경적 장점을 문화예술과 접목시켜 문화의 킬러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행복북구문화재단은 이러한 북구의 문화적 자산을 발굴하고 개발해 구민의 자긍심과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행정을 펼쳐야 합니다. 이를 위해 ‘북구형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축제 개발, 관련 지원사업 등을 적극 유치할 것입니다.”

▶구민이 주인이 되는 문화경영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셨는데요.

“행복북구문화재단의 궁극적인 목표는 구민이 문화를 통해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하는데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민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기반을 다지려면 구민들에게 문화예술에 대한 기초적인 교육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아카데미 등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시키고 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평생학습프로그램을 문화와 접목해 보다 풍부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려 합니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장 등 화단 대표작가
대구문화재단 사무처장 땐 발군의 기량
최우수기관 선정·최고액 사업비 확보
신진 작가·창작환경 지원 등 역점 추진

8월부터 재단 진두지휘…내달 공식출범
경영·문화·통합도서관 등 3개 본부 주축
도서관 기능에 복합문화공간 역할 추가
공연 중심 어울아트센터 전시 기획 강화
문예와 평생학습 접목·‘생활문화’ 방점


▶생활문화에 대해서도 강조하셨습니다.

“구민이 참여하는 문화는 결국 생활문화로 이어지게 됩니다. 생활문화를 활성화시키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동아리인데, 동아리가 자생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재단에서 지원할 것입니다. 공간기부운동 등을 통해 주민 자치적 공동체 활동을 강화시키고 여기에 예술강사를 파견하는 등의 지원을 함으로써 양질의 공동체 활동이 이뤄지도록 할 것입니다. 이것이 풀뿌리문화예술의 기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재단 이름과 조직 구성에서 차별성을 띠는 것 같습니다.

“재단은 1명의 상임이사와 10명의 비상임이사를 비롯해 3개의 본부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재단은 실질적으로 경영지원본부, 문화사업본부, 통합도서관본부가 주축이 돼 운영됩니다. 경영지원본부는 재단의 비전에 맞는 운영방향 등을 설정하고, 문화사업본부는 어울아트센터 운영뿐만 아니라 북구의 문화예술 사업 전반을 추진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통합도서관본부는 구립도서관인 구수산·대현·태전 도서관을 비롯해 5개 작은도서관의 관리와 도서관 발전 정책을 전반적으로 실행하게 됩니다. 북구 구정 방침, 구정 구호, 문화재단 비전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재단 이름에 넣어 재단의 정체성을 보여주려고 한 것도 다른 점이라 할 수 있지요.”

▶대구의 다른 기초단체 문화재단처럼 조직이 공연장과 도서관 중심으로 짜이지 않은 이유가 있을 듯합니다.

“그동안 기초단체 문화재단이 시설 관리에 주력하고, 지역 문화정책 수립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문화재단 본연의 임무는 문예진흥사업을 추진하고 생활문화예술과 창작활동 등을 지원하는 일입니다. 조직 운영에 탄력을 주고 문화재단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본부장 체제가 좀 더 효율적이라 할 수 있지요. 다른 지역 기초단체 문화재단에서도 업무 중심으로 재단 조직을 만드는 추세입니다. 2007년 설립된 마포문화재단은 경영관리본부와 문화사업본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부체제로 운영되는 만큼 직원들의 인사도 앞으로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입니다. 직원들이 다양한 업무를 익히도록 하고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인사를 할 계획입니다.”

▶도서관도 도서관의 기능만이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려 한다고 들었습니다.

“북구는 아직까지 문화인프라가 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문화시설 건립이 쉽지 않은 만큼 기존에 있는 문화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데 도서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나감으로써 다양한 예술 장르를 즐기는 곳으로 발전시키려 합니다.”

▶어울아트센터가 기존에 공연 중심으로 운영되던 데서 벗어나 전시기획도 강화할 것이라 했습니다.

“그동안 전시분야가 약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전시기획에도 신경을 써서 전시와 공연이 균형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어울아트센터를 총괄운영하는 문화사업본부장이 공연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분이고, 저는 미술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두 분야의 균형적 발전을 통해 어울아트센터 전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젊은 예술인의 발굴·지원을 통해 대구지역 문화예술의 발전적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쏟을 것입니다. 내년 예산이 57억여 원인데 이 중 15억여 원이 재단의 정책사업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도서관 자료 확충 및 문화공간 조성에 5억6천여 원, 기획공연·전시에 3억7천여 원으로 가장 많은 예산을 사용할 계획이라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지역의 문화네트워크 형성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대구문화재단 사무처장을 지낸 경험을 토대로 대구시와의 네트워크에도 신경을 쓰려 합니다. 문화재단은 지자체와 의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이해 없이는 운영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 시와 구는 물론 의회 및 유관기관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한 원활한 상호 지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볼때 재단이 북구문화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정기적인 협의가 가능하도록 지역예술인과 구민을 비롯해 대구문화재단, 한국예술위원회, 한국문화회관 연합회, 한국메세나협의회, 한국예술교육진흥원, 예술인복지재단, 언론사 등과 유기적인 소통이 되도록 힘쓸 것입니다.”

▶대구지역 문화재단들과의 협의기구 구성도 제안하셨습니다.

“기초단체의 문화재단들이 업무협약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협의체를 만들면 좋을 듯합니다. 행복북구문화재단이 구민의 문화향유를 위해 일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대구시민 전체가 문화를 제대로 향유하도록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다른 문화재단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초단체 문화재단들과 대구문화재단이 협의체를 구성해 좋은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각 문화재단의 사업을 특성화시켜 나가는 방안도 필요할 것입니다.”

▶대구문화재단에서 재직했던 것이 앞으로 행복북구문화재단 운영에 큰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대구문화재단에서의 대표적 활동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재직기간 성과로는 3년 연속으로 전국 16개 재단 중 최우수문화재단에 선정됐고 기관평가 최우수기관으로도 뽑혔습니다. 또 한국예술위원회가 공모한 공연연습실 지원사업 공모에 최고액의 사업비를 확보해 예술인의 연습공간을 확보했지요. 신진예술가 지원사업을 비롯한 청년작가 지원사업 및 창작환경 지원에 역점을 둔 사업을 펼쳤으며 비평지 ‘대문’ 등의 출판사업도 시작했습니다.”

▶이런 성과를 역량이 뛰어난 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라 강조했습니다.

“직원들의 단합된 힘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들이었습니다. 빛나는 성과를 낸 대구문화재단이지만 출범 초기에는 직원들의 업무역량이 부족하고 예술인에 대한 이해도도 낮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직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도입, 이른 시간 내에 안정화될 수 있었지요. 결국 직원들의 역량을 키워줄 수 있도록 재단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재단 전체를 발전시키고 지역문화예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지름길인 것을 알았습니다. 행복북구문화재단에서도 직원들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전시키는 게 나의 또 다른 소임이라 생각합니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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