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축구장 75개 면적 임야…작년 태양광발전시설에 잠식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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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2 07:36  |  수정 2018-02-22 07:36  |  발행일 2018-02-22 제8면
전년比 6배 늘어난 53만4천여㎡
건수도 14→70건 폭발적 증가세
‘탈원전 정책’온실가스 감축 소홀
“숲기능 제대로 진단후 개발 필요”

2016년 한 해에만 상주에서 태양광 발전소 건립으로 인해 훼손된 임야는 14건 9만5천300여㎡에 이르렀다. 지난해엔 70건 53만4천300여㎡로 6배 가까이 면적이 늘었다. 올핸 1월에만 개발행위 허가가 17건이다. 해마다 폭발적인 증가세다. 상주뿐만 아니라 다른 시·군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청정 에너지 생산을 취지로 하는 태양광 발전소가 소중한 숲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1997년 도쿄의정서 이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공통적 이슈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응이다. 지구온난화 대책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발생 억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 확대도 여기에 맞춰 추진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가 화석연료 연소를 통한 발전(發電)을 대체해 온실가스 발생을 억제하는 소극적 기능을 한다면,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는 나무는 지구상에서 가장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장치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숲은 존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같은 기능을 훌륭히 수행해 왔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가장 큰 숲의 탄소 흡수원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숲의 황폐화를 막고 새로운 숲을 조성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1970년대부터 수십 년간 나무를 심고 가꾸는 데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금과 같은 건강한 숲을 갖게 됐다. 이 숲은 수준 높은 탄소 흡수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인류의 숙제인 ‘기후변화 저지’를 위해선 숲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최근 우리 정부가 탈원전에 몰두하다 보니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더 큰 목적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위해 산을 깎아내는 중장비 엔진 소리가 그 같은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김판기 경북대 산림자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산림은 수령 20~30년일 때 탄소 흡수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며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 숲을 훼손해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게 모순이지만,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숲의 기능을 제대로 진단한 뒤 개발행위 등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상주=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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