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라돈침대 파문 전말

  • 윤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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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1   |  발행일 2018-05-11 제22면   |  수정 2018-05-11
[미디어 핫 토픽] 라돈침대 파문 전말
대진침대의 벨라루체 매트리스.

지난 16일 ‘라돈 측정기’가 실시간 검색어로 떠올랐다. 이날 한 포털 사이트의 ‘공구기기 쇼핑 검색어’ 코너에서는 ‘라돈 측정기’가 1위에, 측정기 중 특정 제품이 3위에, 그리고 ‘라돈 측정기 대여’가 9위에 기록됐다. 대진침대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라돈이 검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뉴스가 지난 3일 보도되자 한 대형쇼핑몰의 라돈 측정기 관련 판매량은 평상시보다 40배나 높았다.

라돈은 국제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건물 바닥이나 지하실의 갈라진 벽 틈을 통해서도 방사되고, 무색·무미·무취의 방사성 가스다. 호흡을 통해 인체에 유입되면 폐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라돈 침대’를 최초 제보한 주부는 “아기가 미숙아로 태어나서 공기질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 미세먼지 때문에 환기도 제대로 못해 라돈이 걱정됐다. 그래서 측정기를 구입하게 됐는데, 유독 침대 매트리스 위에서만 수치가 엄청 심하게 나왔다”며 “(수치가 너무 높아) 측정기가 불량인 줄 알고 판매업체에 다시 보냈다. 그쪽에서는 테스트 결과 측정기는 정상이라고 알려왔다. 업체에서 직접 와서 전문장비로 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침대에서 나온 수치가 2000㏃/㎥(권고 기준치 148㏃/㎥) 이상이라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진침대의 라돈 피폭선량은 법적 기준치 이하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지난 4일부터 대진침대 매트리스 속커버의 시료 표면에 대해 조사한 결과 방사능 농도가 라돈 58.5㏃/㎥, 토론 624㏃/㎥로 측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최대 연간 외부 피폭선량은 0.15mSv(연간 1mSv 초과 금지)로 평가됐다.

하지만 속커버 원단 안쪽에 입혀져 있는 음이온파우더의 원료 모나자이트에서 방사능 물질이 나온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 따라서 원안위는 음이온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모나자이트의 국내 유통 현황 조사를 추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라돈 파문에 휩싸여 홈페이지에 사과문까지 게재한 대진침대의 관계자는 “결과 발표를 떠나 소비자에게 심려와 걱정을 끼쳤다는 점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오늘 결과와 상관없이 리콜 조치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진침대는 현재 벨라루체·모젤·네오그린 헬스·뉴웨스턴, 단종 모델인 그린헬스·파워그린슬리퍼 R·파워플러스포켓·파워트윈포켓에 대해선 리콜처리 중이다.

한 네티즌은 “측정 조건이 달라서 그 주부가 잰 것과 다른 듯하다. 라돈은 환기로 빠져나가니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측정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밀착해서 재느냐 떨어져서 재느냐에 따라서도 수치가 다르다”며 원안위가 발표한 결과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또 “다른 브랜드 침대도 전부 전수조사 해라. 불안해서 침대도 못 쓰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라돈을 줄이는 가장 손쉽고 효율적인 방법은 환기다. 하루 3번 30분 이상 주기적으로 환기하면 라돈의 위험으로부터 상당부분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윤제호 뉴미디어본부장 yoon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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