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도에 무방비 소규모 금융기관 보안강화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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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07   |  발행일 2018-06-07 제31면   |  수정 2018-06-07

지난해 4월 발생한 경산 자인농협 하남지점 권총강도 사건에 이어 영천에서도 대낮에 새마을금고를 노린 강도사건이 또 발생했다. 다행히 용의자는 곧바로 대구의 자택에서 검거됐지만 새마을금고·농협·신협 등 제2금융권 소규모 지점의 허술한 보안시스템이 다시 한 번 민낯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 5일 오후 1시33분쯤 영천의 한 새마을금고 분소에 모자와 마스크를 쓴 30대 강도가 침입해 남녀 직원 2명을 흉기로 위협한 뒤 2천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가 경찰의 추적 끝에 범행 6시간여 만에 붙잡혔다.

보안 사각지대 소규모 금융기관을 표적으로 하는 강도사건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진다. 새마을금고만 해도 지난 1월 울산, 2월 충남 아산에 이어 올해만 벌써 3번째다. 지역에서도 지난해 4월 경산시 남산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40대 강도가 들어와 권총으로 직원을 위협한 뒤 현금 1천563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가 55시간 만에 검거됐다. 또 2014년 11월 영천의 한 새마을금고에서는 50대가 금고 건물 벽을 뚫고 들어가 현금자동지급기에서 3억5천400만원이 든 상자를 훔쳤다. 2008년 1월 에는 칠곡군 왜관읍의 한 신협에 강도가 침입해 격투과정에서 직원 1명이 흉기에 찔려 사망하기도 했다. 대구에서도 2013년 한 새마을금고에서 5천300만원을 빼앗겼고, 2007년 달성군 옥포농협에서는 2인조 총기강도 사건이 일어났다.

연이어 터지는 강도사건은 제2금융권 점포들이 얼마나 치안에 취약한지 단적으로 말해준다. 무엇보다 의무적으로 청원경찰을 배치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재정이 넉넉지 못한 소규모 점포는 대부분 청원경찰 등 상근 보안요원을 두지 않고 사설경비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5일 사고가 난 영천 새마을금고 분소도 청원경찰 없이 ‘경찰관 집중 순찰구역’이란 팻말만 걸어 두고 영업을 했다. 특히 한적한 중소도시나 군 지역 지점들은 보안이 더 허술하다. 드나드는 고객이나 직원이 적어 범행이 용이한 데다 경찰·사설경비업체 출동시간도 상대적으로 늦다. 차량정체도 덜해 도주하기에도 유리해 자주 범죄에 노출된다.

비록 소규모 금융기관이라 하더라도 고객의 재산을 보호하고 직원의 안전을 지키려면 보안시스템을 강화하는 일이 급선무다. 관계기관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구멍 뚫린 제2금융권의 보안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청원경찰 배치 확대 등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기관은 직원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CCTV 확대 설치 등 보안시설을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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