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넘어 뷰티·투어에 홀딱…新한류에 빠지다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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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5   |  발행일 2018-06-25 제27면   |  수정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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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중국과 일본에서 한류가 살아나고 있다. 영화, 드라마, K-pop 등 엔터테인먼트는 물론 먹거리에서부터 케이뷰티(K-Beauty), 케이투어(K-Tour) 등으로 한류가 확산되고 있다. 10대와 20대가 한류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등장했다. 기성 세대와는 다른 주체자들이 선호하는 플랫폼으로 새롭게 자리잡은 만큼 ‘신한류’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상황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최근 발간한 자료를 참고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 내 한류를 살펴본다.

◆중국, 한한령 이후 부는 새로운 한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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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도 좋고 실력도 좋고 춤도 잘춘다’ ‘아이돌적인 측면과 음악적인 측면이 완벽하다’. 방탄소년단(BTS)을 향한 중국인들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해 11월 아메리칸 뮤직어워드(AMA) 라이브 공연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소개되자 많은 중국 팬이 환호하며 찬사의 댓글을 올렸다. 올해 5월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2년 연속 수상 소식이 전해지고, 빌보드 핫 차트 200에서 1위를 하자 이들의 환호는 더 열렬해졌다.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았던 한한령(限韓令)이 해빙 모드를 맞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중 양국이 ‘한중 관계 개선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빗장이 풀리기 시작한 한류는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지난 4월 개막한 베이징국제영화제도 그 일환이다. 지난해는 한국영화가 한 편도 초청받지 못했지만 올해는 ‘클레어의 카메라’ ‘그 후’ ‘채비’ ‘군함도’ ‘아이 캔 스피크’ 등 7편의 한국영화가 초청됐다. 작지 않은 변화다. 영화제에서 상영된 한국영화의 예매율은 90%에 달했고, ‘채비’의 주인공 고두심은 직접 영화제를 찾아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했다.


‘한한령’ 해빙 속 한국영화 다시 관심
베이징영화제 7편 초청 예매율 90%
한류소비 주체는 10代 링링허우 세대
방탄소년단·워너원 등 k-pop 주타깃
뷰티·투어서도 잠재적 소비자로 부상



중국의 한 영화관계자는 “당국의 지침은 한국영화를 대대적으로 선전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차단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라고 전해왔다. “한한령은 없다”는 게 중국 당국의 공식 입장이었기 때문에 한한령을 해제하는 조치도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런 과정을 통해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진출을 자연스럽게 허용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중요한 건 중국 당국이 아무리 강한 압박을 통해 한류 콘텐츠를 틀어막는다 해도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즐기는 문화를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중국 내 한류 소비의 주체는 2000년대 이후 출생한 링링허우 세대가 중심이 됐다. 폭넓게 보아 10대부터 30대에 속한 이들은 한류의 열렬한 ‘펀쓰’(粉絲:‘팬’을 뜻하는 중국어)다. 이들의 한류 소비는 주로 엔터테인먼트, 뷰티, 관광에 집중돼 있다. 이들은 손안의 세상을 통해 웨이보, QQ공간, Meitu, 바이두 티에바 등의 문화콘텐츠를 소비한다. 텔레비전이 바링허우를 대표하고 인터넷이 지우링허우를 대표한다면 모바일은 링링허우의 상징이다.

링링허우가 좋아하는 노래 목록에는 어김없이 K-pop이 들어있다. 빅뱅, EXO, 소녀시대 등을 비롯해 최근에는 워너원과 방탄소년단이 중요한 타깃이 됐다. 아직 10대 후반이기는 하지만 이들은 뷰티 산업의 잠재적 소비자다. 특히 한국 화장품을 활용한 화장과 성형 등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수년 안에 한국 화장품의 주요 소비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 제3차 한류 바람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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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요즘 일본에선 신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2003)의 인기로 시작된 한국 드라마 붐이 제1차 한류였다면, 2010년 소녀시대·빅뱅의 일본 진출이 계기가 된 K-pop은 제2차 한류다. 이후 트와이스의 일본 진출(2017)을 신호탄으로 ‘방탄소년단’ ‘샤이니’ ‘블랙핑크’ 등의 아이돌 그룹이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새로운 한류 바람을 몰고 왔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를 ‘제3차 한류 바람’이라고 명명했다.

제3차 한류의 소비자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10대·20대 여성들이다. 그들의 관심 영역은 K-pop뿐만 아니라 한국의 패션·화장품과 디저트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 일본 현지 마케팅 전문기관인 AMF가 10대를 대상으로 조사·집계한 ‘유행어 대상 2017’에서 트와이스와 치즈 닭갈비가 ‘인물’과 ‘물건’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한 것을 포함, 한국과 관련된 것이 4개나 선정됐다. 트와이스는 일본의 대표적 연말특집 방송인 NHK ‘홍백가합전’에도 출연함으로써 인기를 입증했다.


1020 여성 패션·화장품·디저트까지
한류 열풍 생활 전반으로 확대 추세
주요 언론들 “제3차 한류 바람” 명명
작년 10代 대상 인기 유행어 조사서
‘트와이스’‘치즈 닭갈비’ 1위 차지해



임대근 한국외국어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중국과 일본 내 한류 소비자가 한국을 찾는 이유는 단순하다.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훌륭하고, 뷰티 제품이 우수하고 관광 상품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만일 한류 상품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간다면 한류는 지속되기 어렵다. 신뢰는 재소비로 이어진다. 엔터테인먼트와 뷰티·관광 등의 분야에서 이들 나라의 소비자가 다시 찾을 수 있는 ‘재소비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용섭기자 hhhhama2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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