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거나 버리거나…인간과 동물 공존방안 모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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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봉규기자
  • 2018-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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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윌리엄 호가스의 ‘잔혹함의 네 단계’ 중 네 번째 단계. 이 그림은 동물에 대한 폭력은 인간에 대한 폭력으로 연결됨을 보여준다. <공존 제공>

반려동물 수 늘어가는 현대사회
식용동물 사육도 엄청나게 증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모순의 관계

인간동물학의 세계적 권위자 저자
현대인에게 동물이 차지하는 의미
날카로운 관점·풍부한 사례로 정리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통합적 시각과 인도적이고 합리적인 공존 방안을 모색하는 인간동물학을 집대성한 책이다.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인구 1천만 시대에 접어들었다. 경제가 성장하고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전통적인 인간관계가 해체되고 가구 형태가 변하면서 반려(애완) 동물의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먹이와 용품, 의료 등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상징이나 오락에 이용되는 동물들은 텔레비전, 영화, 인터넷 콘텐츠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미국과 유럽 선진국, 일본 등지를 넘어 경제 성장이 활발한 중국과 인도, 베트남을 비롯한 많은 나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인간과 가까이 지내는 동물이 증가하는 만큼 버려지거나 학대받는 동물의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발생하는 유기견이 10만 마리에 이른다.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문제도 늘어나고 있다. 한편 세계의 수많은 공장식 축산농장에서는 매년 지구 인구의 10배에 육박하는(미국에서만 100억 마리가 넘는) 어마어마한 수의 동물이 참혹한 환경에서 식용으로 사육되어 인간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구 역사상 유례없이 모순된 현대의 인간-동물 관계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변화시켜서 더 나은 관계로 전환할 수 있을까? 이것은 어느 한 분야의 학자가 매달려서 해결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20세기 말부터 동물과 관련 있는 주제를 다루는 철학, 사회학, 인류학, 역사학, 문학, 심리학, 여성학, 생물학, 의학, 동물학, 수의학, 축산학, 생태학 등을 망라하는 다학문적이고 학제적인 연구가 진행되어 최근에 인간동물학(Human-AnimalStudies, HAS)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탄생했다.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학문이다.

마고 드멜로 지음/ 천명선·조중헌 옮김/ 공존 616쪽/ 3만5천원
인간동물학은 인간의 사회와 문화에서 동물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 등을 연구하는 융합적 연구 분야다. 이 분야의 핵심은 인간 사회와 동물의 삶이 어떤 식으로 교차하는지 탐구하는 것이다.

광범위한 인간동물학을 집대성하여 개괄하고 있는 이 책은 인간과 동물 관계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미국 뉴욕주의 명문 사립대인 카니시우스 대학에서 인류동물학 석사 과정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인간동물학의 세계적 권위자이면서 동물과사회연구소에서 인간동물학 프로그램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동물학의 적절한 입문서이자 기본 텍스트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과 동물이 맺는 관계 및 인간 사회 속에서 동물이 차지하는 위치와 의미를 풍부한 사례와 날카로운 관점으로 정리해냈다.

장점으로 무엇보다 독자들이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어떤 장부터 선택해 읽어도 만족할 수 있을 법한, 풍성한 지식과 재미를 꼽을 수 있다. 교양서라 하기엔 깊이 있고, 학술서라 하기엔 재미있다. 특히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동물 대우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문제의식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인간-동물 관계의 뜨거운 쟁점들이 거의 빠짐없이 담겨 있어 다양한 계층의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것이다.

또한 동물에 관한 여러 주제와 학문의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자료와 이론, 학문적 성과들을 소개하고 있어 다학문적 또는 학제적 연구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좋은 참고 서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물에 대한 정의와 분류부터 시작해 인간이 동물을 이용해온 역사와 방식,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 인간의 문화 속에서 상징이나 재현 수단으로 등장하는 동물, 인간이 동물의 행동·감정·지능·언어·자아를 이해하는 방법, 동물권(animal rights)과 동물보호 운동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인간-동물 관계의 미래까지 80여 컷의 이미지와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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