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도 ‘남북화합의 꽃’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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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용섭기자
  •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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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
스윙 키즈
인랑
PMC
남북관계의 해빙 무드가 영화계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남북화해 분위기에 맞춘 프로젝트와 영화 축제가 한창 준비 중에 있고, 남북을 소재로 한 영화들도 속속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계는 내년이 ‘의리적 구토’(1919)가 나온 이후 한국영화가 100주년을 맞이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난 100년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한국 영화계의 달라진 풍경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남북 영화인들의 교류의 장 마련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지난 5일 영화계 전문가 11인으로 구성된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오석근 영진위원장과 배우 문성근을 공동 위원장으로 선출한 남북영화특위는 남북 영화 교류의 실질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문성근 위원장은 “그동안 남북관계가 쉽지 않았지만 남과 북을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영화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쉬운 것부터 하나씩 추진해나갈 계획”이라며 “영화교류가 3차 정상회담에서 의제화되면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남북영화교류추진특별위원회’가 처음 만들어져 남북한 영화인과 촬영지 등의 교류를 비롯해 국내 제작사가 북측과 연계한 다양한 교류협력 방안을 제안하고 실행한 바 있다. 영진위는 새로 발족한 남북영화특위 활동을 통해 “남북 영화계 간 교류를 재개하고 영화를 필두로 한 문화분야 교류 활성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이하 남북평화영화제)도 남북 관계의 변화 국면에서 주목해볼 만한 행사다. 남북평화영화제는 강원영상위가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영진위와 접촉하면서 2019년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개최 논의를 시작한 프로젝트다. 평창과 강릉 일원을 중심으로 내년 6월 영화제를 개최하고, 북한의 금강산에서 폐막하는 일정을 목표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일부가 주최하는 ‘2018 한반도 평화와 통일 영화 제작 지원’의 일환인 평화와 통일을 소재로 한 작품들도 준비 중이다. 일반 공모작을 제작하는 자유공모방식으로만 진행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지정 공모 방식을 추가해 영화를 만든 경험이 있는 연출자들의 참여도 가능해졌다. 이산가족 문제를 다룬 장편을 준비 중인 강이관 감독은 “상황이 된다면 북한에 가서 찍어보고 싶다. 남북한이 같이 볼 수 있는 영화,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어떻게 교류하나
영진위 ‘남북영화특위’ 발족
공동위원장 선출 배우 문성근
“3차 정상회담 때 진전 있을 것”

통일부 평화 소재 공모전 진행
평창남북평화영화제도 주목
韓영화 100주년 맞아 변화 기대

▶남북 소재 영화도 봇물
김지운·윤종빈 등 스타감독
‘스윙키즈’‘인랑’등 개봉 앞둬

◆남북을 소재로 한 영화들

남북 분단은 우리에겐 슬픈 역사지만 흥미로운 영화 소재이기도 하다. 그간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공동경비구역 JSA’ 등 남북 관계를 그린 영화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호평을 받았다.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들에서도 남북 관계를 다룬 영화들이 유독 눈에 띈다. 김지운·윤종빈·강형철 등 굵직한 작품들을 배출했던 감독들이 연출을 맡았다.

‘스윙키즈’는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우연히 탭댄스에 빠져든 북한군 로기수와 각기 다른 사연과 꿈을 안고 춤을 추게 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이야기다. ‘과속스캔들’ ‘써니’를 통해 남다른 음악 활용과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강형철 감독의 신작이다. ‘카트’ ‘형’ 등을 통해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도경수가 포로수용소의 반항아 로기수 역을 맡아 남다른 탭댄스 실력과 함께 폭넓은 연기를 선사한다. 강형철 감독은 “인간의 본능인 춤과 노래를 통해 이를 억압하는 ‘이념’이라는 악당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북으로 간 스파이, 암호명 ‘흑금성’을 주인공으로 한 ‘공작’은 실제 남과 북 사이 벌어졌던 첩보전의 실체를 그린다. 영화는 1993년부터 2005년까지 남북관계가 북핵 이슈로 전쟁 직전의 긴장감으로 치달아 한반도가 세계의 화약고였던 때부터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었던 시기까지를 아우른다. 황정민과 이성민이 각각 북으로 간 스파이 흑금성과 북의 최고위층 인물 리명운으로 분해 변화무쌍한 케미스트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 특유의 밀도 높은 서스펜스와 강렬한 몰입감이 기대된다.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의 ‘인랑’은 통일을 준비 중인 혼돈기의 가까운 미래가 배경이다. 한국이 신흥 강국으로 떠오를 것을 두려워한 강대국들의 경제 제재로 민생이 악화되자 반정부 단체 섹트는 활동을 개시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경찰 조직인 특기대가 투입된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늑대로 불린 인간 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다. 살아남기 위해 짐승이 되기를 강요당하는 묵시록적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영화 전반에 깔려 있다. 첨단 무기와 신기술로 무장한 할리우드식 SF가 아닌, 김지운 감독 스타일의 한국식 SF다. 강동원·한효주·정우성 등이 출연한다.

‘PMC’는 ‘더 테러 라이브’로 주목을 받은 김병우 감독의 차기작이다. 판문점 30m 아래 벙커 회담장에서 벌어지는 비밀 작전에 글로벌 민간 군사 기업의 한국인 용병 에이헵과 그의 팀원들이 전격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실시간 전투 액션물이다. 하정우가 에이헵 역을 맡아 ‘더 테러 라이브’ ‘터널’에 이어 극한의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을 선보인다. 이선균이 북한 군의관 윤지의 역으로 하정우와 첫 호흡을 맞췄다.

윤용섭기자 hhhhama2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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