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대구 경제부시장 對(대) 경북 경제부지사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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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23   |  발행일 2018-07-23 제31면   |  수정 2018-07-23
[월요칼럼] 대구 경제부시장 對(대) 경북 경제부지사

지난주 월요일 열린 경남도 간부회의 때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대구 경제부시장’을 거론했다.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경남도 공무원들이 대구 경제부시장처럼 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다.

경남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도지사 말의 요지는 이랬다. 경남의 자동차부품업체인 센트랄그룹이 전임 도지사 시절, 공장 증설을 위해 몇 가지 요청을 경남도에 했는데 답이 없었다. 그런데 대구에서는 경제부시장이 세 번이나 센트랄그룹을 찾아가 대구 투자를 요청했다. 결국 센트랄그룹은 대구에 투자했다.

실제 작년 5월, 센트랄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동차 구동장치를 생산하는 센트랄모텍은 대구국가산업단지에 3만㎡ 규모의 공장을 짓는 등 대구에 1천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대구 경제부시장은 김연창이다. 김 도지사가 김연창이라는 실명을 거론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남도지사가 기업유치를 위한 공무원들의 태도변화를 요구하면서, 대구 경제부시장을 거론했다는 것은 김연창의 활동이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김연창은 2011년 2월 정무부시장(경제부시장 이전의 직책명이 정무부시장이다)에 취임했다. 7년5개월간 경제부시장직을 수행하고 오늘 퇴임한다. 지금은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김범일 대구시장 때 임명됐지만, 권영진 대구시장과도 4년을 함께했다. 전국 각 시·도의 경제부시장이나 경제부지사 중 최장수다. 필자가 만난 대구의 기업인들도 김연창을 치켜세운다. 김연창에게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는 방증이다.

김연창 경제부시장이 거론되면 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떠오른다. 이철우 도지사는 2005년 12월부터 2008년 1월까지 경북도 정무부지사(현 경제부지사)를 맡았다.

김연창이 대구 경제부시장으로 임명될 때 ‘이철우 효과’란 말이 있었다. 김범일 당시 대구시장이 경제부시장으로 이철우 같은 인물을 찾는다고 한 말 때문이다. 이철우처럼 술을 잘 마시면서 탁월한 친화력으로 정치권과 유대를 잘 맺고, 기업유치도 잘하는 인물을 찾는다는 것이다. 김연창은 이철우처럼 국가정보원 출신이다. 그래서 이철우 효과라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렸다.

이철우는 국정원 출신답게 기업의 투자계획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경북도의 투자유치에 많은 성과를 올렸다. 그는 2년2개월간 정무부지사를 지냈지만, 그 이후 10년간은 국회의원으로 보냈다. 지금은 경북도백이 됐다. 이 때문에 이철우는 정치인으로 각인돼 있다.

지금 새로운 대구 경제부시장과 경북 경제부지사를 선임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누가 대구 경제부시장·경북 경제부지사가 될지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권영진 시장은 김연창보다 더 특별한 인물을, 이철우 도지사는 ‘이철우 정무부지사’보다 뛰어난 인물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지금 대구 경제부시장, 경북 경제부지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경기가 워낙 나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정부는 후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0%에서 2.9%로 낮췄다. 그만큼 경기상황이 위중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품업계, 건설업계처럼 지역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업종에서는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은 신규투자를 꺼리고, 청년실업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영세업체와 자영업자는 죽을 맛이다. 이게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선임되는 대구 경제부시장과 경북 경제부지사에게 주어질 역할은 막중하다. 중앙정부도 하지 못하는 경기활성화를 지방정부의 경제 수장이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상황이니 경제부시장과 경제부지사에게 더 많은 기대를 걸게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역할이 주어진 자리이기 때문이다. 누가 경제부시장·경제부지사가 될지 궁금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새로 선임될 경제부시장·경제부지사가 퇴임할 때, 그들에게 “덕분에 대구·경북 경제가 지탱할 수 있었다”는 말을 할 수 있길 바란다.

김진욱 고객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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