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빛의 거장’이 만든 빛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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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진범기자
  • 20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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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갤러리 ‘하인츠 마크’ 전

아방가르드 그룹 ‘제로’ 설립자

야요이 쿠사마 등과 함께 활동

페인팅·드로잉 리듬감이 특징

회화 기반의 부조 작품 인상적

하인츠 마크 작 ‘빛기둥’
대구 남구 고미술거리에 위치한 을갤러리의 존재감이 남다르다. 대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해외 작가들을 소개한다. 거장들이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개관 기념전으로 에로티시즘의 거장 구스타프 클림트의 ‘누드 드로잉’을 선보였고, 미국 출신의 네오팝 대가인 리차드 필립스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독일 작가다. 아방가르드 그룹 ‘제로(ZERO)’의 설립자다. 을갤러리에서 하인츠 마크(1931~)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이다.

하인츠 마크는 1957년 오토 피네와 함께 구시대적 예술에 대한 대안으로서 ‘ZERO GROUP’을 설립했다. ‘새 출발을 위한 침묵과 순수한 가능성의 구역’이라는 의미에서 ‘제로’를 사용했다. 제로 그룹은 야요이 쿠사마, 피에로 만조니, 카스텔라니 등 많은 예술가들의 참여를 불러일으켰다. 또 키네틱 아트, 라이트 아트, 옵 아트 등 다양한 예술 사조에 걸쳐 활동했다. 최근 유럽과 독일·미국에서 제로 그룹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014년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제로: 카운트다운(Countdown)’이라는 기획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을갤러리 이지인 큐레이터는 “독일에서 작품을 공수하는 데 애를 먹었다. 독일 정부가 외국의 갤러리에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에 난색을 표시해 설득하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고 밝혔다.

하인츠 마크는 ‘빛’을 표현의 대상이자 도구로 삼아 실험적인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을갤러리에선 작가의 대표 시리즈인 빛기둥과 알루미늄 부조를 포함, 제로시대(1957~66)의 페인팅과 조각 12점을 볼 수 있다.

작가의 작품 가격은 상당하다. 2014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작가의 평면 작업이 60만5천달러(한화 6억8천여만원)에 거래됐고, 지난해 파리 크리스티 경매에서 작가의 또 다른 평면 작업이 50만6천유로(한화 6억7천여만원)에 팔렸다.

작가의 페인팅과 드로잉에서 표현된 빛은 역동적인 리듬감과 조화로운 충돌을 만들어 낸다. 회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부조 작품에선 우연적이고 율동적인 빛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작가는 또 돌, 금속, 나무, 석고, 모래, 유리, 도자기와 같은 재료를 사용해 조각도 제작했다. 초기 조각인 빛기둥은 감상자의 움직임에 따라 전혀 다른 빛의 리듬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사막과 북극에서도 작업을 했다. 사하라 사막과 북극 한가운데에 빛기둥과 거울 큐브 등을 설치, 순수한 빛에 대한 탐구를 하며 공간에 대한 시각을 넓혔다. 8월11일까지. (053)474-4888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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