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증·개축-교통량 분산-분양가 상승 난제 넘어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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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25   |  발행일 2018-08-25 제11면   |  수정 2018-08-25
■ 수성범어W 주택사업 승인
초등학교 건물 신축비용 200억
조합측 “전액부담 불합리” 주장
범어네거리 극심한 체증도 골치
市교통영향평가 부실 지적 팽배
조합원 분담액 8억으로 늘어나

지역주택조합 형태로 추진 중인 ‘수성 범어W공동주택’ 사업은 2015년 조합 설립 이후 진행과정을 둘러싸고 바람 잘 날 없었다. 토지 확보,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어왔고, 학교와 교통 문제로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조합원 간의 갈등도 극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장 교체, 시공사 변경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하지만 24일 대구시로부터 승인을 받으면서 사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단 학교 문제 협의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로 조건부 사업승인이 이뤄진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숙제는 남아 있는 상태다.

‘수성 범어W공동주택’ 사업은 2015년 ‘수성범어지역주택조합 라펠리스1’으로 조합설립 인가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한때 SK건설과 서한이 공동으로 시공할 예정이라는 말이 돌았고,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다는 말까지 나왔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10월15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시공 예정사로 ‘아이에스동서’를 선정하고, 그동안 조합이 내걸었던 아파트 브랜드명 ‘라팰리스’를 ‘수성범어W’로 변경했다. 이후 같은해 12월 조합은 아이에스동서와 총 5천337억원 규모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아이에스동서는 부산에서 성장한 국내 최초 건설·건자재 기업으로, ‘W’는 아이에스동서의 주상복합 브랜다.

착착 진행되어가는 듯 보였던 사업은 학교 문제, 늘어난 조합원 추가 분담금 등으로 조합원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고발이 줄을 잇기도 했다. 2015년 6월9일 설립인가 당시 985명이던 조합원은 지난 5월18일 기준으로 1천180명으로 늘었다.

◆학교개축·교통체증 등 과제 산적

지역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가장 큰 숙제는 학교다. 수성범어W의 초등학생 통학구역 내 학교는 달구벌대로 건너 범어초등 한 곳뿐이지만, 범어초등은 이미 21개 학급당 학생 수가 26~27명으로 포화상태다. 교실이 있는 건물(2층)은 기초가 약해 수직증축이 불가능하고, 안전등급도 B등급이어서 예산으로 학교를 증개축할 수 없다.

대구시교육청은 “학생 수용 대책이 없으면 협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수성범어W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협의 불가방침을 대구시에 통보하기도 했다.

결국 건물을 허물고 5층짜리를 새로 지어 40~50개로 학급을 늘리는 것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200억원가량이다. 조합측이 전액 부담한 뒤 기부채납할 경우 협의가 가능하지만, 조합측은 전액 부담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단 전면 개축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협약을 체결하는 등 공식적으로 협의를 마친 상태는 아니다”라며 “안전진단상 개축의 필요가 없는 학교를 아파트 건설로 새로 지어야 하는 만큼 원인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환 조합장은 “우리 탓에 늘어나는 학급수는 10여개인데 20~30개 정도 교실을 더 짓는 부담을 조합이 전액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추가 부담 늘어 조합분양가 8억원

출퇴근 시간 극심한 체증이 벌어지는 범어네거리 일대 교통문제도 골칫거리다. 지난 4월 대구시는 교통영향평가를 수정 의결했지만 부실하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추가 차로 확보 등의 방안없이 세대 감축, 주변지역 교통체계 개선 등으로 통과한 탓이다. 애초 교통량 분산을 위해 범어네거리에 지하차도 건설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결국 없던 일이 됐다.

늘어난 조합원 분양가도 부담이다. 전용면적 84㎡ 기준 4억4천만~4억9천만원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며 조합원을 모집했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총회를 거쳐 최고 3억원 가량의 추가분담을 내기로 결의하면서 총액은 8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하면 조합원 분양가 등은 큰 걱정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학교 문제는 조합 측이 예상한 것보다 많은 돈이 들어갈 수도 있다”면서 “다만 이미 끝난 교통영향평가는 향후 교통대란을 막을 방법이 전혀 없는 상태로 통과된 탓에 주변 아파트 단지의 민원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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