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년사업장-청년 일자리 연결…‘누이 좋고 매부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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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수경기자
  • 201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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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일자리 YES 매칭’ 시범사업

제조업 중심 일자리 창출 정책 탈피 실험

3월 대구시·청년센터 1억 예산 사업 기획

4월 전자상거래 등 청년사업장 19곳 발굴

6∼10월엔 청년 10명 희망업체서 일 경험

청년‘일자리’·사업장엔 ‘인력 지원’ 相生

선호 지식기반 서비스분야 소기업 DB화

기존 제조업과 동반성장 기반확보도 절실

내년 규모 확대…사업장 200곳·청년 100명

대구에서 올해 시범사업으로 청년사업장과 취직을 희망하는 청년을 이어주는 YES매칭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있었던 YES매칭 박람회 전경.
◆쉽게 개선되지 않는 대구 청년취업문제

최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 대구를 떠나는 순유출 인구 중 청년층(15~29세)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이 중 77.2%가 일자리 때문에 대구를 떠나 수도권으로 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청년고용 현황 자료에서도 올 1분기 기준 대구의 청년 실업률은 14.4%로 7개 특별·광역시 중 가장 높았다.

이에 대구시도 청년 일자리 창출을 주요 사업과제로 삼았다. 주로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고 인식하는 제조업종 취업에 기반을 두고 임금·역량·정보의 미스매칭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청년들은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쉽게 떠나고 있다. 개인역량을 발휘하기 힘든 조직 시스템, 경직된 사내 분위기, 일만 강요하는 근로문화가 청년들을 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이 같은 청년들의 조기 퇴사 이면에는 자아실현과 자기만족을 중시하는 세대적 특성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지향하는 청년들의 마인드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청년 일자리 정책에 있어서 이제는 무언가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제조업 중심의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에서 벗어나 젊은층이 선호하는 지식기반 서비스업 취업에도 눈길을 돌려야 할 타이밍이다. 그래서 대구시가 새로 기획한 것이 청년사업장 &청년잇기 YES매칭사업이다. 지난 3월 시작했다.

◆유망한 청년사업장 발굴이 핵심

YES매칭사업은 자신이 선호하는 영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일에 도전하고 싶은 지역 청년들에겐 본인 적성파악과 업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다.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청년인재 채용이 어려웠던 지역 청년사업장 입장에선 홍보와 인턴 지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내려면 유망한 청년사업장이 다수 발굴돼야 한다. 이번 사업과 관련해 청년사업장 19곳이 지난 4월 최종 선정됐다.

지역 청년들에게 알토란 같은 근무 경험을 제공할 청년사업장은 △혁신적 사업모델을 가진 청년이 대표인 곳 △주요 사업 수혜 대상이 청년인 곳 △청년 상근직원이 전체의 3분의 2 이상인 곳 △청년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 등 4가지 요건 중 한 가지 이상을 충족하는 경우 선정대상이 된다.

청년사업장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있어 몇가지 새로운 접근을 하고 있다.

우선 청년층의 선호도에 맞춰 대부분 지식기반형 서비스업종이 포진돼 있다. 도시농업분야를 제외하면 교육·경영 컨설팅, 문화기획, IT 및 전자상거래, 가상현실(VR)콘텐츠 제작, 광고디자인 및 영상제작 분야 등이다.

대부분 10인 미만인 소기업이라는 특징도 있다. 소기업의 경우, 자체 사업장 홍보 및 인재 채용이 기본적으로 취약하다. 반면 이 사업장에 입사하면 청년들은 주도적으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다. 청년 기호에 맞는 조직문화도 있다. 이 사업장들은 청년이 대표이거나 종사자 대부분이 청년으로 구성돼 있다.

◆청년사업장과 청년들의 상생

이들 청년사업장에서 다양한 근무경험을 쌓을 지역 청년 10명이 지난 5월 확정됐다. 이들은 19개 청년사업장 중 10곳을 택했다. 이들이 선택한 사업장은 대부분 지식기반형 서비스업이다. 청년들의 선호업종이 분명히 드러난 셈이다.

지난 6월부터 업무를 보기 시작했고, 오는 10월까지 근무하게 된다. 사업종료 후 자신의 적성과 잘 맞으면 그대로 정직원이 되는 것이고, 다른 일을 하고 싶다면 사업장을 옮기면 된다.

청년들의 만족도는 나쁘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8년 전 충청도에서 대구에 정착했다는 A씨(27)는 대학졸업 후 서울에 소재한 대기업에 입사했다 퇴사한 후 기획자의 꿈을 안고 이 사업에 동참했다. 그는 “사업장에서 한 프로젝트를 맡아 주도적으로 기획과 진행을 하다보니 다양한 시각에서 세상과 소통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대구시와 청년센터는 올해엔 사업비 1억원으로 단출하게 YES 매칭사업을 시작했지만, 반응이 좋아 내년엔 예산을 10억원으로 올려 프로젝트 규모를 확대할 구상을 갖고 있다. 일단 청년사업장을 추가 발굴해, 내년에 2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곳에서 일할 청년도 100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역청년들이 선호하는 사업장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일도 중요 현안으로 떠오른다. 지식기반 서비스업이 취업전선에 활기를 불어넣어 이를 발판으로 기존 제조업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반확보도 절실한 상황이다. 디자인·컨설팅·소프트웨어·홍보 등 지식기반 서비스분야 소기업의 역량이 더해져야 기존 제조업의 경쟁력이 배가될 수 있어서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자료를 보면, 2007~2016년 대구의 50인미만 소기업의 고용기여율(62.0%)이 6대 광역시 평균(59.1%)보다 높았다. 현재 대구시와 청년센터는 YES매칭 시범사업을 통해 업무를 경험한 청년들의 정규직 전환을 지원할 정책을 구상 중이다. 덧붙여 대구형 청년수당(사회진입조력 지원급)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취직성공률도 높일 방침이다.

미스매칭(mismatching). 쉽게 답이 보이지 않는 청년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자주 회자되는 말이다. 더욱이 대구는 낙후된 산업구조 때문에 청년들의 유출이 많은 곳이다. ‘청년 일자리 미스 매칭’이라는 용어가 더 아프게 다가온다. 대구시는 현대로보틱스·롯데케미칼 등 대기업을 유치하고, 강소기업 발굴을 위해 스타기업 육성사업도 부단히 펼쳐왔다. 하지만 청년 고용지표는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구시와 대구 청년센터가 취업과 관련해 소담하지만, 의미있는 한 가지 ‘실험’을 하고 있다. 현재 시범사업으로 진행중인 ‘청년사업장 & 청년잇기 YES 매칭프로젝트’가 그것이다. 기존 제조업종 위주의 취업정책에서 탈피해 젊은 조직 문화를 덧입히는 이 실험이 향후 ‘대구형 청년일자리정책’의 틀을 확실히 바꿀 수 있는 밀알이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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