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규제만이 혁신성장의 장애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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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07


우버서비스도 ‘빛과 그림자’

혁신성장에 중요한지 살펴야

새 산업의 새 표준 형성 늦어

산업발달의 지체 현상 잦아

소상공인 걸림돌도 제거를

4차 산업혁명 혹은 혁신성장과 관련해서 규제철폐가 쟁점이 되고 있고, 그 대표적인 사례로 ‘공유경제’가 거론되고 있다. 공유경제라 할 때는 사적소유가 아닌 공동소유의 경제를 연상하기 쉽고, 그렇게 되면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영역이 그에 해당한다. 그러나 오늘날 ‘공유경제’라 함은 정보통신혁명 이후 초연결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렌털시스템이 자동차 등에 진화된 것을 가리킨다. 우버가 대표적이다. 승용차를 가진 일반인들을 연결해서 영업활동을 하게 해주는 플랫폼이다. 따라서 단순한 규제철폐 논리만이 아니라 네거티브 검토 방식을 적용해서 이 사업 모델의 사회적 편익과 손실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 편익을 먼저 보면 아무 때 아무 장소에서나 훨씬 손쉽게 개인적인 수송 편익을 가져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미국 같이 넓은 국토를 가진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나 유럽과 같이 면적당 인구와 운송수단의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추가적인 운송모델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중국 사업체인 디디추싱에서와 같이 승객, 특히 여성에 대한 안전 문제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 단점도 있다.

승용차를 가진 사람들에게 새로운 수입원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2008년 금융위기 후 급증한 실업자들이 자가용을 이용해서 일부 수입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이렇게 획득한 수입으로 생활비 전부를 얻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형태를 온디멘드(On-Demand)경제 혹은 긱경제(Gig Economy)라 부르는데, 미국에서는 2012~2015년 우버 서비스에 참여한 운전자가 0에서 40만명으로 급증했다. 그런데 이들의 증가는 비정규직·임시직 근로자의 증가여서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고 임금상승 둔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종사자는 노동법에서 보장하는 최저임금이나 건강보험 혜택 등을 받을 수 없고, 그래서 미국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사업모델이 기술적으로 혁신모델인가도 중요하다. 기술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대리운전 사업자들, 또 카카오택시의 플랫폼과 별 다른 차이를 찾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우버서비스가 창출할 일자리와 파괴할 일자리를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에서 뉴욕시의 우버 이용자는 2014년 4~6월 200만명 수준에서 2015년 같은 기간 800만명으로 늘어난 반면 기존 영업용 택시 이용자는 400만명 감소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영업용 택시업계 종사자 통계를 찾기는 어렵지만, 통계청 발표로는 2006년 기준 육상 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 종사자가 92만명이며 평균 급여액은 1인당 연간 1천900만원이다. 보통 하루 12시간 이상 쉬지 않고 영업할 때 월 200만~250만원 수입을 얻는다고 한다. 별 다른 혁신 없는 극소수 플랫폼 영업자를 위해 또다시 을과 을의 전쟁을 낳을 우버서비스 허가가 과연 사회적 편익과 혁신성장에 중요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새로운 산업이 출현할 때 기존 규제체계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관련 공무원의 규제권력뿐만 아니라 기존 독점적인 사업자들을 위해 규제가 존재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규제의 구체적인 사례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오히려 새로운 표준이 형성되지 않아서 공급자가 난립하고 산업 발달이 지체되는 경우도 더 많다. 과거 토종 한글워드가 처음 개발될 때 그랬고, 오늘날 스마트공장 사업과 스마트시티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그 프로그램 공급자의 육성을 위한 표준 선정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

최근 규제와 관련해 영국에서 증기자동차가 출현할 때 마차업자 보호를 위한 ‘붉은 깃발법’이 그 발전을 지체시켰다는 논의가 많다. 하지만 그전에 뉴커먼이 처음 발명한 증기기관을 와트가 개량한 저출력 증기기관에 대해 의회가 특허를 15년 연장해줌으로써 오히려 그 발전을 지체하기도 했다. 그의 조수 머독이 고출력의 증기기관을 발명하고, 트레비딕이 최초로 기관차에 적용하기까지 지적재산권의 과도한 보호가 그만큼 시간을 늦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요즘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국회에서 지체하고 있는 것은 소상공인의 생존과 혁신역량 축적에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김재훈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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