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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산이 품은 ‘여유 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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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춘호기자
  • 201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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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호기자의 푸드로드] 김천

수도산에 기댄 대덕면 문의리. 폐교된 문의초등학교 자리에 조성된 바비큐 전문 밀리터리 오토캠핑장 ‘CAMP 1950’.
김천의 관문 겸 영남의 관문 구실을 하는 영남제일문 전경. 글은 서예가 여초 김응현이 적었다.
청암사 대웅전 전경.
전북 무주, 그리고 경남 거창과 맞물려 있는 김천의 서남쪽 산하. 지리산권 기세를 건네받은 백두대간이 파도처럼 넘실대며 김천 북동쪽으로 웅비한다. 경상·전라·충청 삼도 산하의 기운이 하나로 뭉쳐진 삼도봉(1천176m). 그 봉우리는 부항면 서쪽 가장자리에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김천을 감싼 백두대간. 그 땅기운을 명혈(名穴)처럼 움켜쥐고 있는 김천의 양대 사찰이 있다. 바로 황악산 직지사와 수도산 청암사. 두 절은 김천 식문화는 물론 문화예술의 기운까지 고루 분배하는 컨트롤타워. 하지만 둘의 기운은 사뭇 대조적이다. 남성적인 직지사는 우뚝하고 큼직큼직하다. 그러나 여성적인 청암사의 보법은 호젓하면서도 질박하다. 청암사 계곡의 그 빼어난 미학. 그걸 두고 조선조 불교와 유학이 서로 자존심 대결을 하기도 했다.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틈을 파고든 또 한 명의 영남유학계 거두가 있으니 그가 바로 한강 정구다. 한강은 청암사 계곡권의 아름다움을 ‘무흘구곡’으로 노래했다. 이에 질세라 청암사 측은 ‘청암팔경’으로 맞선다.

김천 음식문화·문화예술 분배
양대 사찰인 직지사와 청암사
시대 달리해 몸 간추린 두 인물
왕건·인현왕후와 인연 스토리

세 번이나 수도산으로 도망 온
반달곰 같은 ‘험로’ 자청한 삶
6·25전쟁 아픔치유 캠프 조성
웰빙 바비큐·로컬푸드 라이프


역사상 한 획을 긋는 두 인물이 시대를 달리해 직지사와 청암사에서 몸을 간추렸다.

동구 파계사 근처 파군재에서 벌어진 공산전투. 거기서 견훤에게 패한 왕건. 그는 낙동강을 건너 성주를 거쳐 직지사에 잠시 몸을 숨겼다가 개성(송악)으로 무사히 돌아간다. 이때 능여대사가 왕건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공을 인정한 왕건은 고려 건국 직후 현재 영남제일문에서 황악산 아래에 이르는 엄청난 넓이의 사답(寺畓)을 하사하고 천불전까지 조성해준다. 경주 옥돌로 만들어진 1천개의 자그마한 불상이 봉안된 비로전(천불전). 999개는 모두 앉아 있는데 딱 한 개만 서 있다.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 말한 석가모니 탄생불이다. 훗날 이 천불전은 ‘득남기도처’로 유명해진다. 하지만 한말 직지사는 쇠락일로였다. 속가에 조금씩 잡아먹히고 있었다. 1958년 당시 동국대 재단이사장이던 녹원 스님이 팔을 걷어붙였다. 주지로 부임한 뒤 1963년부터 30년간 단행된 대대적인 ‘직지사 성역화불사’. 한때 산문까지 파고들었던 상가는 76년 현재 주차장과 맞물려 조성된 시설지구로 대거 이전된다. 그 직지사 상권은 훗날 가야산 해인사, 오대산 상원사 등과 함께 산채정식의 메카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젠 사찰음식으로도 유명해진 비구니 사찰 청암사. 한때 장희빈 때문에 국모 자리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한 숙종의 계비 인현왕후와 인연이 깊다. 궁궐에서 쫓겨난 왕후는 외가인 상주와 한 생활권이던 청암사에서 3년간 기도하며 한을 달랜다. 장희빈이 재차 후궁으로 물러나자 1694년 궁궐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청암사 성보박물관에는 왕후가 청암사에 보낸 감사의 편지가 소장돼 있다. 불령산의 섬섬옥수같은 자애로운 산세와 세심한 벽계수…. 왕후가 왜 청암사를 선택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현재 청암사와 수도암 사이에 명주실 같은 조붓한 ‘인현왕후길’(9㎞)이 조성돼 있다.

불령산과 이웃한 김천에선 가장 높은 수도산(1천316m). 최근 거기로 망명한(?) 흥미로운 동물이 있다. 2015년 지리산에 방사된, ‘KM-53’이란 닉네임을 가진 반달곰. 그 곰은 세 번이나 90㎞ 떨어진 수도산 근처로 도망쳐왔다. 관광버스에 치여 골절상까지 당하자 보다못한 종복원기술원 측이 ‘지리산보다 수도산이 낫겠다’싶어 최근 수도산에 풀어준다.

그 수도산에 기댄 대덕면 문의리. 폐교된 문의초등학교(1949년 개교, 1995년 폐교) 자리에 신개념 바비큐 전문 밀리터리 오토캠핑장 ‘CAMP 1950’이 지난해 6월 오픈했다. 아직 김천시민에겐 정체불명으로 분류되는 이상야릇한 그 캠프장. 거기서 야생적으로 살아가는 김양식씨(62). 대구에서 젊은시절을 보낸 그는 지난 40여년 일상과 반대로 살았다. 편리한 일상을 등지고 탐험심 가득한 험로(險路)를 자청한 것이다.

왜 하필이면 ‘1950’이지. 그 숫자는 ‘6·25전쟁’을 의미한다. 그는 ‘한국의 삶은 아직 그 전쟁의 상흔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믿는다. 그래서 분단적인 심성을 푸릇하게 통합시켜주고 싶었다. 그 공간이 바로 이 캠프장이다. 아파트보다 더 리얼한 게 캠프라 본다. 여행의 삶도 소비의 삶도 아니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원시적 기운이 그대로 들이치는 캠핑적 삶을 꿈꾸는 것이다. 그래서 무리임에도 불구하고 폐교를 매입했다. 예순이 넘었기에 다시 ‘생고생에 한표’ 날렸다. ☞ W2면에 계속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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