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낭독극, 그 묘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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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28 07:30  |  수정 2018-09-28 07:30  |  발행일 2018-09-28 제16면
[문화산책] 낭독극, 그 묘한 매력
김종백<교육연극연구소 메탁시스 대표>

28~29일 이틀 동안 대구지역 10개 극단이 대명동 문화공연 거리에 있는 7개의 소극장에서 무료 낭독극 공연을 한다. 수준 있는 낭독극을 무료로 감상할 좋은 기회다. 낭독극은 1945년 ‘리더스 시어터(Readers Theater)’라는 뉴욕의 전문 극단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낭독극은 연극의 확장기법의 일종으로 2인 이상의 참여자가 리듬, 억양, 박자, 감정을 포함하여 대본을 보고 읽으면서 낭독극의 종류에 따라서 노래 및 몸짓표현까지 하면서 관객과 소통하는 극화 활동이다.

낭독극은 연극과는 달리 공연을 올리기까지 복잡한 작업과 많은 활동을 간소화하거나 생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대본 암기가 필요 없고 무대 장치나 조명, 의상이나 소품 없이도 공연할 수 있다. 낭독극은 말하기, 읽기 능력을 배양하며 듣기에 의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으로 인해 교육적인 효과도 크다. 그래서 낭독극은 교육현장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또 낭독극은 무대 리딩(Stage Reading)으로 연극이 제작되기 전 제작에 참여할 후원자를 위하여 발표회(showcase)에서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서도 활용한다.

그러나 연극인 중에는 낭독극이 연극의 본질과 목적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다. 낭독극은 시, 소설, 수필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므로 희곡을 쓰려는 작가나 무대미술, 분장, 의상, 조명 등 전문 제작진(staff)의 수요가 감소될 수 있고 연출력이나 배우의 연기력 저하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 적은 비용으로 쉽게 제작할 수 있는 낭독극으로 인해 관객이 전통 연극에 대한 회피나 거부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분명 일리 있는 주장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관객으로서는 연극에서 맛볼 수 없는 ‘묘한 매력’이 낭독극에 있다. 꼭 집어 설명은 할 수 없지만, 낭독극은 시각보다는 라디오 드라마처럼 청각이 주는 상상력의 즐거움이 있다. 마치 흑백 사진을 보는 것 같은 아날로그적인 향수에 빠져들게 한다. 말이 필요 없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다. 와서 감상해보면 그 ‘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요즘 낭독극은 연출가에 따라 ‘낭독’에서 벗어나 배우들의 표현연기, 음악, 무대미술, 조명, 의상도 많이 활용하면서 한 편의 연극보다 더 값진 ‘미적 경험’을 주는 낭독극도 많다.

청명하고 가슴 시린 이 가을, 대명동 소극장에서 ‘낭독극’의 그 ‘묘한 매력’에 한번 빠져 보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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