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영주시 경관 새롭게 탈바꿈하나

  • 김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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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04   |  발행일 2018-10-04 제30면   |  수정 2018-10-04
[취재수첩] 영주시 경관 새롭게 탈바꿈하나

지난달 28일 영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영주시 도시경관 전략계획 수립 용역인 ‘선비정신을 담은 경관, 영주’ 시민설명회는 150여 좌석을 가득 메울 정도로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열려 눈길을 끌었다. 앞으로 조성될 영주시의 장기적인 경관 계획의 마스터플랜이 될 이날 설명회는 ‘선비의 고장 영주’의 도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영주’ 자체의 경쟁력 있는 도시브랜드를 위한 종합적인 계획 비전을 담고 있어 주목을 받았다.

이날 발표에 나선 이상호 교수(한밭대)는 영주시는 부석사·소수서원·무섬마을 등 베스트 경관도 많지만, 경관이 미흡한 영주역과 풍기역 광장, 상징성이 부족한 영주IC와 풍기IC 같은 워스트 경관도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리학을 기반으로 한 사대부와 사림 같은 과거의 선비에서 리더와 선구자·함께하는 자 같은 현대의 선비로 선비의 개념을 정립해야 박제화된 유교문화자원에서 탈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부석사 조석예불·소수서원 강독 같은 선유풍경으로 장소성과 생활상이 결합된 선비정신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일본 시코쿠 순례길 오헨로, 예치고츠마리 대지예술제 같은 미래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동력으로서의 경관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또 기억하는 경관(추억), 학습하는 경관(일·교육), 시류하는 경관(삶·여유), 창조하는 경관(지역경제·지속성), 참여하는 경관(리더십)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영주시의 경관계획을 1읍면 1경(景)으로 정해 크게는 소백산을 중심으로 하는 북부역사문화권역(山), 영주역을 중심으로 하는 중부시민리더권역(人), 내성천을 중심으로 하는 남부레저문화권역(水)으로 나눴다. 또 세부적으로는 선비11경을 나눠 제1경 풍기역은 인삼달이는 십승지를 주제로, 제11경 영주역은 소백산 조망루와 선비의 정원 설치 등 미래선비의 도시경관으로 만드는 등 전체 11경마다 경관과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관광명소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날 제11경 경관사업의 하나인 서천에 선비다리를 조성해 영주의 랜드마크로 삼아야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삼판서고택과 영주문화원을 연결하는 보행교인 ‘선비다리’는 길이 200m, 폭 4m 규모로 엘리베이터와 전망대가 들어설 계획이다.

한편 시민설명회 참석자들은 “백화점식 경관 조성이 아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일부 면지역 참석자들은 “인구가 줄어들 경우만 대비했지, 인구가 늘어날 경우는 대비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주는 올 들어 유학의 본산이자 유교문화의 정수인 성균관으로부터 유교성지로 선포됐으며 선비도시로 인증을 받았다. 특히 올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부석사에 이어 내년에는 유교문화의 산실인 소수서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하나의 도시에 2곳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있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특별한 사례가 될 것에 대비해 공공건축 및 도시개발에 ‘영주 디자인 코드’의 필요성이 제기됐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성균관으로부터 공식 인증받은 선비의 고장이란 도시답게 영주의 경관이 새롭게 탈바꿈하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제덕기자 (경북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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