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과 녹색의 충돌' 환경파괴 논란 친환경에너지] (상)신재생에너지 정책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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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석천기자
  • 2018-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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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풍력 발전설비 허가면적 급증…홍수·산사태가 노린다

지난 7월 태풍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청도 매전면 국도 58호선 옆 산비탈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다. 산사태로 이곳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일부가 무너졌다. <영남일보DB>
지난 7월 태풍 ‘쁘라삐룬’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청도 매전면 한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흙과 나무 30여그루가 왕복 2차로 국도를 덮쳐 교통이 통제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태양광시설 일부가 유실됐다. 이 야산에는 1만4천㎡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돼 있었다. 청도에서는 매전면뿐만 아니라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지역(2만8천700㎡)의 4분의 1인 7천여㎡가 피해를 입었다. 환경단체는 이번 산사태가 예고된 것이었다며, 태양광 발전시설을 조성하면서 많은 산림이 훼손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최근 ‘친(親)환경’을 내세우며 국가정책적으로 권장되고 있는 태양광·풍력 발전사업이 오히려 산림 훼손 등 ‘반(反)환경적’이라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청정에너지 생산을 위해 청정환경을 파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녹색’과 ‘녹색’의 충돌인 셈이다. 영남일보는 환경파괴 논란이 일고 있는 친환경에너지의 실태와 대책을 세 편에 걸쳐 살펴본다. 

脫원전·온실가스 감축 등 기치
정부, 신재생에너지 보급 장려
2030년까지 20%로 늘릴 계획
태양광발전설비 허가기준 완화
10년간 훼손된 산지 2633만㎡


◆정부 에너지 정책 전환

문재인정부는 지난해 말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탈(脫)원전 및 석탄 미세먼지 대응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20%로 늘린다는 게 핵심이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7%에 불과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에 따라 연료전지, IGCC(석탄가스복합화력발전소), 폐가스, 산업폐기물을 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하면 1.9%까지 낮아진다.

이에 정부는 원전·석탄 비중을 2017년 75.7%에서 2030년 64.4%로 축소하고, 신재생·LNG 비중을 23.1%에서 34.5%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 말까지 재생에너지 신규 설비 보급량은 총 1.4GW(기가와트)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1.4GW는 올해 신규 설비 보급 목표치(1.7GW)의 84.1%에 해당한다. 1년 사이 재생에너지 신규 설비 보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현재 발전 6개사 등 17개 재생에너지 사업자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 134개 24.9GW 규모(태양광 74개 13.3GW 규모, 풍력 60개 사업 11.6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사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 수급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은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62% 줄어들게 된다. 온실가스 배출 역시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26% 감축된다.

◆급증하는 태양광 발전

정부 계획안에 따르면 지난해 5.7GW 규모인 태양광 설비는 2030년까지 30.8GW로 5.4배 늘어난다. 현 정부 들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더욱 장려함에 따라 태양광·풍력 발전설비를 위한 산지전용허가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태양광 발전설비는 도심 건물 옥상 등에 설치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산림지역에 들어서고 있다. 부지 매입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넓은 땅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러한 비용·수익적 측면 외에 부동산 투자 이익도 함께 노리고 있다. 발전시설 허가기준의 완화 역시 산지에서의 태양광발전 열풍에 한몫했다. 태양광 설치 허가를 얻으면 지목이 변경되고 대체산림 조성 부담금도 면제된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지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시설 허가면적은 2010년 30㏊에서 2014년 175㏊, 2017년 1천435㏊로 급증했다. 특히 올 상반기엔 벌써 1천179㏊에 달해 2010년 이후 8년만에 48배나 폭증했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신재생에너지를 목적으로 훼손한 산지의 면적은 2천817만㎡다. 이 가운데 태양광발전 목적으로 훼손한 산림은 전체 신재생에너지 목적 훼손 산림 면적의 93.4%인 2천633만㎡에 달했다.

산림청은 상반기 전국 태양광발전 산지전용허가 건수가 2천799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탈원전과 미세먼지 감축을 기치로 내건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실상은 환경파괴 정책이라는 극단적인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청도 산사태에서 보듯 여름철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유사 사고 발생 우려가 커지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지역별 태양광 발전시설 면적비율은 경북·전남이 22%로 가장 넓다. 이어 강원(15%), 충남(13%), 전북(11%), 기타지역(17%) 순이다. 특히 경북은 대규모 평야지대, 해안선, 간척지 등에서 주로 조성되고 있는 전남과 달리 산림지역에서 이뤄지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10년 이후 경북의 태양광발전 허가 건수는 1만2천172건, 산지전용 허가 면적은 688.1㏊에 달한다.

◆녹색과 녹색의 ‘충돌’

경기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한 신재생에너지정책의 대안은’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이후 태양광·풍력 발전시설 용도로 전환된 산지 면적은 여의도의 15배에 달한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태양광이 전체의 9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강철구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 정부 들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더욱 장려함에 따라 태양광과 풍력 발전설비를 위한 산지전용허가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이는 곧 작업도로 개설, 설비시설 설치 등으로 눈에 띄는 산림훼손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태양광·풍력 발전설비에 따른 산림훼손으로 홍수·산사태 등 자연재해 발생 우려가 크다. 또 대기환경을 정화하고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산림녹지를 친환경에너지로 대표되는 태양광과 풍력이 앗아가는 제로섬의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태양광·풍력 발전설비 설치와 관련된 ‘녹색과 녹색의 충돌’ 사례는 여러 지역에서 적잖게 나타나고 있다. 내륙 산지권역인 경북의 경우 영천·구미·예천·영양·청송·경주·포항·안동 등에서 갈등 사례가 발생했다. 영천 고도리 태양광단지는 1960~70년대 심은 나무들이 뽑혀 나갔고, 영양 무창리·양구리 풍력단지와 석보면 홍계리 풍력단지는 동물서식지 훼손, 식수 오염, 토사 유출, 농작물 파괴 등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전문가들은 환경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에 대해선 ‘태양광·풍력 자원의 공개념’을 도입해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선계획 후개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태양광·풍력 발전 전국 자원지도 DB구축과 공유 △태양광·풍력 발전시설 환경성 검토 지침 강화 △전기발전사업과 개발행위허가 및 산지전용허가 때 환경성 검토 강화 등을 조언했다.

강철구 선임연구위원은 “중앙 및 지방정부, 민간발전사업자 등이 환경에 부담을 덜 주면서 동시에 태양광과 풍력 보급을 확대하는 소위 ‘환경성과 경제성 조화’ 정책 실행이 시급하다”면서 “녹색과 녹색의 충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미 훼손된 산지지역이나 저수지, 유휴간척지, 해양 등 대안 입지를 우선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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