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부터 항류머티스 약물로 손쓰세요”

  • 홍석천,최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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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06 07:44  |  수정 2018-11-06 07:44  |  발행일 2018-11-06 제19면
■ 류머티스관절염 치료
20181106
그래픽=최소영기자 thdud752@yeongnam.com

류머티스관절염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이 망가져 손발이 변형되고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 병이다. 간혹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약에 대해 ‘약을 먹어도 진통만 되지 치료는 되지 않는다’ ‘약이 독해서 오히려 몸을 망칠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류머티스관절염 치료는 지난 20년간 많이 발전하고 있다. 질병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관절 손상을 막아 나중에 고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 이는 물론 꾸준히 약을 복용한다는 전제에서다. 전문가들은 류머티스 환자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의사 지시에 따라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주변 사람들 말에 흔들려 약을 중단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류머티스관절염을 치료하는 목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이 병이 관절에 심한 통증을 가져오기 때문에 우선 아프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는 이러한 증상이 대부분 염증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다. 셋째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관절 기능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관절이 망가지는 것을 예방하고 만일 이미 망가졌다면 더 이상 망가지는 것을 늦추는 것이 치료 목표다.

류머티스관절염을 잘 치료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능하면 일찍부터 본격적으로 항류머티스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류머티스관절염은 병이 생기면 1~2년 내에 관절이 상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치료를 받아야 한다.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에는 단순히 염증을 가라앉혀주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와 항류머티스 약물, 그리고 아주 심한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부신피질호르몬(스테로이드)이 있으며 최근에 새로 나온 생물학제제가 있다.


질환 생기면 1∼2년내 관절 망가질 수 있어
치료시기 놓치면 손발 변형 일상생활 곤란
이미 망가졌다면 진행 늦추는 게 치료 목표

항류머티스 약물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소염진통제와 심할 땐 스테로이드도 복용
반복적 스테로이드 관절주사는 ‘오히려 害’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는 보통 소염진통제라고도 부른다. 이 약은 염증을 가라앉혀주고 아픈 것을 완화시켜주지만 질병 경과를 바꾸거나 관절 손상을 막아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본격 치료제인 항류머티스 약물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염증을 가라앉혀 아픈 것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는 종류가 다양하다. 효과는 대부분 비슷하지만 환자에 따라 더 잘 듣는 약이 있기도 하기 때문에 약을 10~14일 정도 사용한 후 효과가 없으면 바꾸기도 한다. 부작용으로는 위장 장애나 궤양, 출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고령의 환자는 조심해야 하며 신장이 나쁘거나 고혈압, 심장병이 있는 경우에도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혈소판 기능도 억제시키므로 수술 전에는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항류머티스 약물은 질병 경과를 변화시켜준다고 해 ‘DMARD(Disease-Modifying Antirheumatic Drugs)’라 부르기도 한다. 항류머티스 약물은 관절이 망가지는 것을 예방하거나 줄여서 관절 기능을 유지시키기 위해 사용한다. 효과가 비교적 서서히 나타나 대개 1~6개월 지나야 하고 환자의 3분의 2 정도가 효과를 보고 있다.

치료 효과를 보면서 약을 늘리거나 변경, 추가해야 할 수도 있다. 또 각각의 약은 특유의 독성을 지니고 있어서 조심스러운 관찰이 필요하다.

이 중 말라리아 약이라 부르는 히드록시클로로퀸은 류머티스관절염이나 전신홍반루푸스에서 많이 사용한다. 효과는 약하고 또 늦게 나타나지만 비교적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심하지 않은 류머티스관절염에서 많이 사용된다. 드물게 이 약을 복용하면 피부가 검어지거나 눈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장기간 사용할 때는 안과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술파살라진도 다른 약에 비해 순한 편이다. 말라리아 약보다는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만 심하지 않은 류머티스관절염에 사용된다. 부작용은 소변이 노랗게 나오며 흔하지는 않지만 간기능 이상이나 골수 억제 등이 있어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하게 된다.

메토트렉세이트(MTX)는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항류머티스 약물이다. 처음에 항암제로 개발돼 항암제라 불리기도 해 일부 환자는 거부감을 갖기도 한다. 현재로서는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에 가장 중요한 약제이고 다른 약과 달리 일주일에 한 번 복용한다. 부작용으로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입안이 헐 수가 있어 이런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엽산이라는 비타민을 같이 복용해야 한다.

MTX는 사용 전에 간염 검사, 가슴 엑스레이 등을 확인해 이상이 없는 경우에 주로 사용한다.

대한류머티스학회 관계자는 “MTX는 가능한 부작용은 많지만 그만큼 효과가 좋은 약”이라면서 “류머티스내과 전문의들은 이 약에 아주 익숙하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류머티스 약물

항류머티스 약물 중 레플루노마이드는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약이다. MTX와 유사한 작용기전과 효과를 가지고 있다. MTX에 비해 위장 장애가 적고 신장이 나쁜 경우에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은 주의해야 한다. 만일 약 복용 후 임신을 하려면 약을 중단하고 2년을 기다리거나 콜레스티라민이라는 약을 복용해 체내 약물을 씻겨 내려가게 해야 한다.

류머티스관절염이 한가지 약제로 치료가 안 되는 경우 약을 새로 바꾸기도 하지만 원래 사용하는 약에 새로운 약제를 추가하기도 한다.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MTX에 말라리아 약과 술파살라진을 추가해 3가지 약제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3가지 약제를 사용한다고 해도 부작용이 심해지지 않으면서 효과는 더 좋다. 병이 심한 경우에는 MTX와 레플루노마이드를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우리 몸 신장 위에 위치한 부신에서 나오는 호르몬 중의 하나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스테로이드로 줄여서 부름)도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에 자주 사용된다. 예전에 관절약을 먹으면 얼굴이 동그랗게 붓고 살이 찐다는 경우가 있었는데 스테로이드가 바로 그 살찌는 관절약이다.

처음 개발됐을 땐 류머티스관절염을 완치시킨다고 노벨상까지 탔으나 계속 사용하면서 수많은 부작용이 나타나 현재는 아주 조심스럽게 사용된다. 부작용으로는 달덩이 얼굴, 체중 증가 외에도 당뇨, 골다공증, 고혈압, 백내장, 감염, 피부에 멍이 드는 것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스테로이드는 항류머티스 약물 효과가 나올 때까지 류머티스관절염 증상을 조절하거나 일시적으로 관절염이 악화된 경우, 또는 아무리 치료해도 염증 조절이 안 되는 경우에 가능하면 적은 양을 복용하게 된다.

간혹 스테로이드를 복용하지 않고 관절에 주사하기도 한다. 1~2개 관절에만 염증이 심할 때 이런 스테로이드 관절 주사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반복해 관절주사를 맞는 것은 오히려 관절을 망가뜨릴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초기부터 항류머티스 약물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치료약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항류머티스 약물에 경험이 많은 류머티스내과 전문의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대한류머티스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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