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미끼로 노숙인 20여명 명의도용…36억원 대출받은 2개 조직 45명 적발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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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09   |  발행일 2018-11-09 제6면   |  수정 2018-11-09
8명 구속·17명 지명수배

노숙인들 명의로 수십억원을 대출 받아 가로챈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8일 대출사기단 2개 조직 45명을 적발해 사기 등 혐의로 공급책 A씨(47)와 대출총책 B씨(38) 등 8명을 구속했다. 또 같은 혐의로 20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나머지 17명은 지명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5년 4월부터 최근까지 서울역과 청량리역 등에서 “용돈 등을 주겠다”며 노숙인 20여명을 꼬드겨 이들 명의로 선박과 아파트 등을 구입한 뒤 36억8천만원대의 담보대출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헐값에 구매한 선박을 명의 이전하면서 가격을 부풀려 ‘어선 매도매수증서’ 등을 작성한 뒤, 보증서를 발급받아 금융회사로부터 20억여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부동산 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을 신청해 16억원을 가로채고, 보험설계사와 공모해 종신보험 가입 수당 1천700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특히 이들은 전세자금대출, 귀어지원자금대출 등 정부지원금을 재원으로 하는 대출상품의 경우 금융기관에서 신청자 주거지 등 현장조사 없이 대부분 서류 심사만 하는 점을 악용해 사업자 등록증, 재직증명서, 소득증빙자료 등을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허술한 대출심사과정을 악용한 범죄”라며 “금융기관 관계자 등도 연루돼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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