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알못’ 위한 구매 팁] ‘i7-8700k’ 의미 정도는 알아야 컴퓨터 호갱 안된다

  • 손선우
  • |
  • 입력 2018-11-15 07:37  |  수정 2018-11-15 07:37  |  발행일 2018-11-15 제15면
20181115

컴퓨터업계에서 겨울은 성수기로 인식된다. 추운 날씨로 인해 야외활동이 줄고 수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도 대거 컴퓨터를 구매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쇼 ‘지스타(국제게임전시회)’도 2004년부터 매년 겨울에 열린다. 지스타는 국내외 게임사의 신작과 LG전자, 구글, 이엠텍, 아수스, 기가바이트 등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그래픽카드를 판매하는 업체가 참여해 신제품을 공개하거나 최신 제품을 홍보하는 자리다.

컴퓨터 구매가 크게 늘어나는 겨울철을 맞아 ‘컴알못(컴퓨터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위한 컴퓨터 구매 팁을 대구 조립컴퓨터업체 ‘초이스컴’을 운영하는 최호산 대표(39)의 도움을 받아 정리했다.

브랜드·가격 의존한 결정보단
사용자 작업용도 맞춰 구매해야

게이밍 컴퓨터는 최소 i5 이상
개인방송 병행하려면 i7 이상

조립형도 핵심부품 AS 가능
믿을만한 판매처 선택이 중요

■작업 종류나 사용 환경을 따져봐야

컴퓨터를 구입할 때 아직도 가격이나 브랜드만 보고 구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고가의 컴퓨터를 사서 인터넷 검색이나 문서작업에 그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저가의 컴퓨터를 구입해 버벅거리는 성능으로 답답해할 때가 종종 있다.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은 브랜드와 사이즈·사양 등 여러 조건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 고사양의 컴퓨터가 성능은 뛰어나지만 주로 문서작업을 하는 경우 굳이 고가의 컴퓨터를 구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저가의 컴퓨터를 샀다가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가격만 보고 제품 고집하기보다는 현재의 작업 종류나 용도에 맞춰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컴퓨터 ‘호갱’ 탈출법

컴알못이 아니어도 아무런 준비없이 컴퓨터를 구매하러 갔다가 말재간이 좋은 판매자에게 넘어가는 구매자도 많다. 컴퓨터에 대한 정보를 너무 모르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i9-9900k, i5-6500, i7-8700 등 전문용어를 나열하면서 설명하면 알아듣지 못해 혼란스러운 경우도 생긴다. CPU(중앙처리장치)의 경우 다섯가지만 알면 대략적인 컴퓨터 성능은 알 수 있다. 8세대 인텔 코어인 i7-8700k 프로세서를 예로 들면 i7은 CPU 제품군을 뜻한다. i3, i5, i7, i9 등 코어 수가 높으면 성능이 높고 가격도 비싸다.

8700에서 숫자 8은 CPU세대를 의미한다. 스마트폰의 모델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듯 CPU도 세대가 나뉜다. 1세대는 네할렘, 2세대는 샌디브릿지, 3세대는 아이비브릿지, 4세대는 하스웰, 5세대는 브로드웰, 6세대는 스카이레이크, 7세대는 카비레이크, 8세대는 커피레이크, 9세대는 커피레이크 리프레시(R)라고 한다. 8700에서 700은 CPU의 성능이며 숫자가 높을수록 성능이 좋다. 마지막 k는 CPU 특징의 줄임말이다. x(익스트림), k(오버클릭), s(라이프 스타일), t(저전력), e(임베디드), p(내장 그래픽 미포함) 등 알파벳에 따라 특징이 다르다.

■사무용 PC 너무 싼 것은 피해야

사무용 컴퓨터는 주로 인터넷 검색이나 엑셀·한글 등 사무용 프로그램만 사용하니 저사양 컴퓨터로 구매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사무용 컴퓨터를 쉽게 접근하면 안된다. 인터넷 창이나 사무용 프로그램을 여러 개 띄우거나 메신저 등도 함께 사용해 컴퓨터 자원을 많이 활용하게 된다. 저가 부품으로 구성한 컴퓨터로 많은 작업을 할 때는 무리가 따른다.

최근엔 인터넷 뱅킹이나 연말정산, 전자세금계산서, 전자불복청구, 현금영수증 등 국세청 홈택스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도 다양한 보안 프로그램들이 뜨면서 저사양 컴퓨터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일부 회사에선 일부러 경리용 컴퓨터는 고사양의 부품을 쓴다. 컴퓨터 교체 주기나 업무효율을 높이려면 30만원대의 조립컴퓨터를 추천한다. 최대 50만~60만원대로 구매한다면 효율을 더 높일 수 있다.

■게이밍 컴퓨터도 좋아하는 게임에 따라 가격대 달라

게이밍 컴퓨터도 가격대에 차이가 난다. 조립컴퓨터는 핵심부품인 CPU, 메인보드, SSD(정보저장장치), 그래픽카드의 사양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CPU와 그래픽카드의 가격 비중이 가장 높다. 게이밍 컴퓨터는 CPU를 최소 i5 이상 잡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 출시되는 게임의 권장사양이 매우 높은데 CPU는 게임 화면의 프레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CPU의 사양이 높을수록 게임영상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보인다.

만약 게임과 개인방송을 병행한다면 i7 이상을 권장한다. 각종 앱과 음성채팅 등 멀티태스킹을 할 때 i5는 버벅거릴 확률이 높다. 램(RAM)은 다다익램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많이 장착할수록 안정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 저장장치는 하드디스크보다 SSD를 권장한다. SSD가 하드디스크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3~4배 빠르다. 하드디스크는 서브용으로 사용하면 된다. 게임을 하는데 무리가 없으려면 100만원 안팎의 조립컴퓨터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소 가격대는 80만원 정도다.

■가정용은 일체형 컴퓨터보다 조립컴퓨터가 합리적

가정용 컴퓨터를 구매한다면 대기업의 모니터 일체형보다 조립컴퓨터가 가격 대비 성능이 더 높다. 좋은 사양의 제품을 더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추후 업그레이드도 수월하다. 조립컴퓨터를 구입할 때 가장 신경쓰이는 AS 비용은 핵심부품 브랜드별로 평균 3년간 무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기업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컴퓨터에 이상이 생길 경우 구입업체에 연락처 수리를 의뢰하면 된다. 믿을 만한 판매처를 선택한다면 큰 불편없이 처리할 수 있다.

초기 윈도를 설치할 때는 정품을 구매할 것을 권장한다. 과거 윈도 XP나 7일 때는 보안 설정이 빈약했지만 윈도 10은 마지막 버전으로 업데이트만 진행될 예정으로 알고 있다. 불법 복제품을 구매했다가 문제가 생기는 것보다 정품을 사서 혜택을 받는 게 낫다.

올겨울은 지난해보다 컴퓨터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그래픽카드는 올 초 암호화폐 열풍으로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1개당 60만원대까지 가격이 올랐지만 지금은 30만원 중반대로 내려간 상태다. CPU의 가격은 올랐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10만원 저렴한 편이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