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게임쇼’ 성장 기대감…이젠 PC·콘솔 등 다양화로 승부하라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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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2  |  수정 2018-11-22 08:52  |  발행일 2018-11-22 제19면
지스타 2018 총정리
‘국제적 게임쇼’ 성장 기대감…이젠 PC·콘솔 등 다양화로 승부하라
‘국제적 게임쇼’ 성장 기대감…이젠 PC·콘솔 등 다양화로 승부하라
‘국제적 게임쇼’ 성장 기대감…이젠 PC·콘솔 등 다양화로 승부하라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이 지난 15~1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제공>

국내 최대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이 지난 15~18일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36개국에서 689개 업체가 참여해 2천966개 부스 규모의 전시관을 꾸몄다. 컴퓨터·모바일·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올해는 지스타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 게임업체가 메인 스폰서를 맡았다. 월 사용자 2억명, 동시접속자 830만명을 자랑하는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개발사 ‘에픽게임즈’다. 구글플레이도 올해 처음으로 기업 홍보관을 열었다. 국내 최대의 게임쇼 지스타가 미국의 E3나 독일의 게임스컴과 같은 국제적 게임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이 높아졌다.

36개국 689개사 참여 역대최대
해외게임업체 메인스폰서 맡아
구글플레이도 기업홍보관 열어

급성장에도 볼거리는 부족 평가
국내업체 규제 탓 모바일에 쏠려
단순 플레이 경쟁력 저하 우려도


◆역대 최대 규모의 지스타

이번 지스타는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스타를 주최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이번 전시에 36개국 689개사가 참여했고, 전시장 규모는 지난해 2천857부스(1부스는 9㎡)에서 2천966부스로 커졌다.

국내 게임개발사에서 선보인 신작만 18종에 이른다. 넥슨은 300개 부스에 11종 신작을 전시했다. 623개의 시연대를 마련해 시간당 수천여 명이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한 것. 넷마블은 100개 부스에 260여 개의 시연대를 꾸몄다. 에픽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 등도 대규모 시연대를 마련해 1천여 명이 동시에 게임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신경썼다.

게임업계에선 지스타가 이번 대회를 계기로 국제적 게임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해외 기업이 지스타의 메인 후원사가 됐고, 텐센트·마이크로소프트·엑솔라 등 해외 기업도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이 밖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홍콩·폴란드·캐나다·대만·북유럽 5개국 등에서는 공동관 형태로 지스타를 찾았다. 해외 기업들의 참여는 한국 게임시장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은 올해 처음 지스타에 참가해 구글의 앱 마켓 ‘구글플레이’의 아태지역 간담회를 열었다. 이는 아태지역이 전 세계 애플리케이션 매출 53%를 발생시키는 중요한 시장이라는 것을 반영한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일본·대만은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5위에 포함되는 국가다. 큰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국가에서 열리는 게임쇼에 구글이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이번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인 에픽게임즈는 지스타 개막에 맞춰 포트나이트를 국내 공식 출시했다.

◆규제로 모바일로 제한된 국내 게임

지스타가 질적·외형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E3나 게임스컴, 도쿄게임쇼와 같은 국제적 게임쇼가 되기에는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게임사들이 한국 시장을 중요 시장으로 보고 있고, 지스타를 중요한 마케팅 행사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국제 게임쇼라고 하기엔 부대행사 등에서 즐길거리가 약한 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지스타만의 특색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제적 게임쇼 중 가장 이른 시기인 6월에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쇼인 미국의 ‘E3’는 조만간 출시될 주요 게임들의 첫 공개가 이뤄진다. 신작 발표 자체가 주된 콘텐츠로 글로벌 게임업계의 동향을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다.

8월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의 게임쇼 ‘게임스컴’은 시연을 중심에 두고 있다. E3에서 공개된 신작을 처음 플레이 할 수 있는 전시회인 셈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게임쇼를 표방하면서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제공한다.

함께 열리는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도 주목을 받는다. 매년 9월 열리는 일본의 도쿄게임쇼는 콘솔 게임에 특화했다. 각각의 게임쇼가 그 국가의 시장 상황에 맞는 상징적인 특징들이 있듯이 지스타에서도 맞춤형 콘텐츠, 상징적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대목이다.

지스타의 경우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PC 온라인 게임이 강세를 보이면서 첫 탄생부터 온라인 PC게임 전시에 특화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이 PC 온라인 시장을 능가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지스타도 전시관 운영을 모바일 게임 전시에 알맞은 형태로 발빠르게 변화시켰다. 글로벌 게임시장의 흐름에 맞춰 국내 게임업체들이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는 것은 다행스럽다.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인 앱애니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전 세계 12개국 중 우리나라와 브라질·인도를 제외한 9개 나라의 모바일 게임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모바일 중심으로 게임이 개발되다 보면 외국 업체와 기술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PC를 뛰어넘을 수 없기에 게임의 성능도 PC와 모바일이 비견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모바일 게임은 터치를 활용한 단순 플레이 방식인 탓에 다양성과 창의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외국 업체들은 PC는 물론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작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개발사는 모바일에 쏠려 있다.

업계는 PC게임이 아닌 모바일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게임 중독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겠다는 목적으로 도입한 ‘셧다운제’ 때문이다. 이 제도로 청소년들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PC 게임을 할 수 없다. 성인들도 월 50만원 이상 PC 게임 결제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규제도 생겼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은 규제로부터 벗어난다. 청소년들은 시간에 신경 쓰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성인들 역시 과금 한도에 구애받지 않는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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