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리포트] 수사권 조정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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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4 07:16  |  수정 2018-11-24 07:16  |  발행일 2018-11-24 제6면
천주현 형사전문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앞서 경찰이 임의로 수사를 개시할 수는 있지만, 송치 전이라도 세세한 검사 지휘를 받아야 한다는 점, 체포·구속,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서는 검사가 전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았다. 수사종결은 어떠한가. 경찰은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해야 하고 이를 송치의무라고 한다(법 제196조 제4항). 경찰은 수사 종결권이 없고, 일단 수사를 했으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함으로써 최종처분에 대한 전권도 검사에게 있다. 고소·고발 사건의 처리 및 송치의무도 같고(법 제238조), 고소가 취소된 때에도 동일하다(법 제239조, 제238조, 범죄수사규칙 제50조). 결국 경찰은 수사의 세계에서 좀체 독립행위를 할 수 없는, 자존심 상하는 상태에 놓여있다. 시대가 변했고, 검사는 권한을 남용했으니 수사권 조정은 당연하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지난 6월21일 정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발표했다.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것은 2011년 경찰 독자 수사개시권 부여 이후 7년 만이다. 이번 정부안에서 새롭게 등장한 내용은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이다. 정부안은 경찰과 검찰을 대등관계로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렇다면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는 당연하다.

또 경찰에게 1차 수사권을 주고, 수사권의 내용 속에는 수사종결권도 포함되게 된다. 고소·고발 사건의 접수와 처리도 경찰 몫이 되었다(부패·경제·선거사건 등 검찰 직수사 영역 제외). 검찰은 송치 전 또는 영장신청 전에는 과거와 같이 세세한 수사지휘를 할 수 없고, 가장 앞선 단계라 하더라도 앞으론 영장청구 단계에 가야 비로소 경찰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경찰은 검사의 영장지휘에 불만이 있을 경우, 고등검찰청 영장심의위원회에 이의할 수 있다.

강화될 경찰권에 대한 통제(統制)방법으로, 기소(起訴)의견으로 송치된 사건에 대해 검사의 직접수사권 행사, 보완수사 요구 및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 시 직무배제·징계 요구, 불기소(不起訴)로 경찰이 종결한 사건에 대해 검찰에 불송치결정문과 수사기록등본 송부, 당사자 이의 시 검찰로의 사건송치제도를 두고 있다. 불송치결정문과 기록등본을 송부받은 검사는 불송치 결정이 위법·부당하다고 판단되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영장지휘를 제외하고 사후적 통제권을 갖게 된 것이다. 한편 자치경찰제 도입과 경찰대 개혁 내용도 포함됐다.

검찰은 부패, 경찰·공수처 검사 및 직원의 비리, 경제·금융,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등 특수사건에 대해 직접 수사권을 갖게 된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에서 조직폭력, 마약범죄는 빠져 있어 강력부가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강력부는 부패범죄특별수사부와 함께 대표적 인지수사 부서였다. 동일 사건을 검찰과 경찰 양쪽이 수사한 경우 검사에게 우선적 수사권이 있고, 경찰이 영장에 의한 강제처분에 착수했다면 영장기재범죄사실에 대해 경찰이 우선권을 갖는다. 향후 검찰이 특수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할 것을 대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설치하게 된다.

한편 사건 당사자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법령위반, 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발생한 경우 검사에게 이를 신고할 수 있고, 검찰은 경찰에 시정 및 징계 요구, 사건 송치를 요구할 수 있다.
천주현 형사전문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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