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t 넘는 냉각수가 굴뚝 수증기로…뒤탈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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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혁식기자 황준오기자
  • 2018-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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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석포제련소 르포

아황산가스 99.9% 포집 한다지만

나머지 0.1% 산림 등에 영향 우려

외진 곳 바닥에는 정광 분진 보여

제련소측 “빗물모아 처리해 방류”

50만t 아철산아연 못 이루며 쌓여

안동호 중금속 퇴적층 책임 공방

봉화군 석포면에 자리잡은 석포제련소의 제2공장 전경. 굴뚝을 통해 하얀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5일 낮 12시30분 봉화군 석포면 석포제련소 입구에 도착했다. 봉화군 소천면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태백시 방향으로 북상하다가 석포면 대현리에서 우회전하면 낙동강 물길을 따라 도로가 닦여있다. 굽이굽이 골짜기 도로를 따라 15분 정도 들어가니 마침내 석포제련소가 눈에 들어왔다. 강 왼편에는 석포면사무소를 중심으로 주민 2천여명의 석포리 마을이 있고, 강 너머에는 석포제련소 제1공장이 굴뚝에서 하얀 수증기를 뿜어내며 가동 중이었다.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탓에 환경단체로부터 집중 감시를 받고 있으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던 곳이다. 석포제련소는 아연 함유량이 50%인 정광(精鑛)을 해외로부터 수입해 99.99%의 아연괴를 생산·출하한다. 아연은 철강의 부식을 막는 도금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며, 동과 합금으로 황동이 만들어진다. 도료와 타이어 첨가제에도 들어간다.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원은 크게 ‘아황산가스(SO₂)’와 ‘중금속’으로 대별된다. 아황산가스는 대기 중에 퍼지면 주변 토양을 산성화하는 특성이 있고, 중금속은 물에 녹지 않는 대신에 차곡차곡 쌓인다. 미세한 양이라도 수 십 년간 지속적으로 외부로 빠져나가면 주변 토양이 오염되고, 강바닥에 중금속이 축적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제련소 측은 먼지와 연기, 수증기를 통해 오염원이 조금이라도 새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오염방지설비가 완비된 최신 공장이 아니라 노후한 설비가 뒤섞여 있어서 ‘빈틈’ 가능성이 상존한다.

분말 형태인 아연 정광은 트럭(60%)과 기차(40%)를 통해 석포제련소로 실려온다. 길이 260m 대형창고로 운반되는 과정에서부터 정광 분진이 외부로 날리지 않도록 제련소 측은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한다. 정광이 산더미처럼 쌓이는 창고는 조그마한 구멍도 없도록 막혀 있고, 정광을 실은 트럭 짐칸은 덮개로 단단히 밀봉돼 있다. 하역한 트럭은 타이어를 세척한 뒤에 밖으로 나가도록 하고 도로에는 살수차가 오가며 먼지를 쓸어담는다는 것. 그럼에도 외진 곳에는 바닥에 눌러붙은 정광 분진이 눈에 띄었다. 빗물에 씻겨 강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제련소 측 관계자는 “비가 오면 처음 5㎜의 빗물을 한데 모아 폐수처리장으로 보낸다. 그곳에서 기준치 이하로 처리한 뒤 방류한다”고 설명했다.

하역된 정광은 컨베이어에 실려 황산공장으로 먼저 갔다. 정광에는 아연 50% 외에 황 30%, 철 10% 등이 함유돼 있는데, 황산공장은 황을 추출하는 곳이다. 정광을 연소하면 아황산가스가 생기고, 이를 물과 결합시키면 황산으로 변해 분리수거가 가능해진다. 서천의 장항제련소는 인적이 드문 바닷가라는 입지 조건을 감안해 아황산가스를 200m 굴뚝을 통해 그대로 공기 중으로 날려보낸다. 그 바람에 주위 토양이 심각하게 산성으로 변해 광범위한 정화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에 비해 석포제련소는 1970년 처음 가동될 때부터 황산제조공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아황산가스를 99.9%까지 포집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0.1%는 굴뚝을 통해 외부로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어서 주위 산림과 토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황이 빠져나간 정광(배소광)은 황산 용액에 다시 들어간다. 그러면 대부분의 아연은 황산 용액에 녹지만 ‘아철산아연(Zinc Ferrite)’으로 불리는 잔재물은 가라앉아 분리된다. 제련소는 이를 TSL(Top Submerged Lance 상부침전식 랜스) 공정에 집어넣어 추가적으로 유가금속을 회수한 뒤. 최종적으로 슬래그(Slag)만 남긴다. 슬래그에는 철 30%와 실리카 10%, 아연 3% 등이 들어있기 때문에 전량 시멘트 공장으로 팔려나간다. 결과적으로 정광의 99.9%가 모두 금속 등으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다만 TSL공정이 석포제련소에 도입된 연도가 2000년대 중반이다. 이전에는 아철산아연이 슬러지(sludge) 취급을 받으며 재활용되지 못해 지금 50만t이 제련소 안에 거대한 못을 이루며 쌓여 있다. 환경단체로부터 집중적으로 지적 당하는 대상이다. 제련소 측은 바닥에 차단막을 설치했기 때문에 침출수 발생 가능성은 없다고 한다. 게다가 슬러지에는 철이 20%, 아연 10%가 함유돼 있어 재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유가금속을 뽑아내면 TSL 공정처럼 슬래그만 남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침전물이 빠져나간 황산용액은 정액공정에서 한번 더 불순물을 걸러내면 아연이온만 있는 일종의 진액인 ‘신액’이 만들어진다. 이를 대상으로 전기분해를 일으키면 최종적으로 순수 아연이 회수된다. 전기분해를 위해 제련소 측은 하루평균 4천400㎿h의 전력을 사용한다. 전기요금으로는 4억5천만원에 해당된다.

이 같은 전 공정에서 제련소 측은 하루 1만2천t의 낙동강물을 끌어와 사용하고, 다시 1천500t의 폐수처리수를 낙동강으로 내보낸다. 계산 상으로 1만t이 넘는 강물이 일부 황산공장 용도 외에 대부분 냉각수로 사용되면서 수증기로 날아가는 셈이다. 냉각수는 직접 중금속과 접촉될 일은 없지만, 그래도 허공에 떠다니는 미세 중금속을 외부로 유출하는 통로로 지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봉화군은 제련소 반경 2㎞ 이내 중금속 오염 농지를 지목해 정화명령을 내렸고, 제련소 측은 ‘성실 이행’을 다짐하고 있다.

낙동강 방류수도 환경단체의 주요 관심대상이다. 폐수는 3단계의 화학적처리로 중금속이 먼저 제거된다. 이어 생물학적처리로 불소 등이 걸러지고, 최종적으로 셀레늄까지 처리된 뒤 낙동강으로 방류된다. 방류수는 pH(산도)와 COD(화학적산소요구량), SS(부유물질), Zn(아연) 등 4개 항목에서 법적기준보다 훨씬 강화된 기준을 통과해야 공장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제련소 측은 지난 2월 생물학적처리 공정의 펌프 고장으로 ‘조업정지 20일’ 사태까지 비화된 점을 감안해 “내년 말까지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현재 상황에 대해선 나름대로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해도 ‘과거’ 책임은 또다른 시빗거리다.

낙동강 하상 및 안동호 퇴적층에서 발견되는 중금속이 누구 책임이냐는 것이다. 제련소 측은 현재 남미로부터 수입하는 정광 성분과 안동호 중금속은 성분이 다르다는 게 방사능동위원소검사를 통해 입증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경단체 측에선 석포제련소와 과거 인근에서 아연을 채굴했던 연화광업소를 한데 묶어 제련소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아연광산에선 아연이 5~10%뿐인 원광석을 정광으로 만들기 위해 분말로 갈아 약품처리를 하는 선광 작업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광미(鑛尾)’가 발생해 낙동강에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과거에 낙동강 상류에는 아연광산을 포함한 비철(非鐵)광산이 100개 이상 운영됐다. 책임 소재와 비중을 가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민·관이 공동 참여하는 ‘낙동강 상류환경관리협의회’ 감독하에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어 이를 통해 결론이 날 전망이다.

글·사진=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봉화=황준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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