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섭의 세계 명품시장 답사기] <끝>■ 영국 버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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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1 00:00  |  수정 201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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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6년에 문을 연 영국 버러시장은 신선한 식재료 전문시장으로 명성이 높다. ‘런던의 부엌’으로도 불리는 버러시장 입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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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모자를 파는 모자 상점도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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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신발 조형물과 청바지 전문점의 조형물.

 세계 어디를 가든 개성과 매력, 그리고 정체성을 가진 명품시장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1276년에 개장되었고 하루 평균 1만여명이 찾는 영국 버러시장(Borough Market)이 그렇다. 버러시장은 채소와 과일, 생선, 초콜릿, 빵 등이 많은 식재료 전문 시장으로, 항상 시끌벅적하고 왁자지껄하다. ‘런던의 부엌’이라고도 한다. 
 

그럼 버러시장을 명품 시장으로 자리 잡게 한 것(요인)은 무엇일까. 먼저 상품의 신선함과 고객신뢰를 들 수 있다. 이곳 상품은 대부분 상인이 직접 재배하거나 산지에서 바로 구매해온다. 또, 가게마다 생산(제조지굛자) 및 과정 등을 기록한 상품 설명서는 물론 생선을 잡거나 채소를 재배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시해 놓고 있다. 이처럼 상인들이 품질 향상과 고객 신뢰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신선한 제품으로 고객신뢰 얻어
채소 직접 재배·산지서 구매 판매
가게마다 상품설명서 사진 게시
전문가패널통해 정기적 품질검사


버러시장에서 나오는 요리책도 시장 활성화에 큰 몫을 한 것 같다. 즉 ‘버러마켓 요리책’은 계절별로 먹어야 하는 농수산물과 이곳 상품(식재료)으로 만든 음식(요리)을 소개하는 것으로 상인들의 노하우와 레시피가 담긴 비법서라 할 수 있다. 상인들이 고객들에게 식재료 조리·보관법 등을 알려 주던 관습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집객(集客) 효과가 큰 ‘핵점포’가 있는 것도 명품 시장에 이르게 한 요인이다. 온갖 먹을거리를 즉석에서 요리, 판매하는 음식점이 대표적 예(例)다. 유명 레스토랑과 커피점도 많은 고객을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핵점포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하나의 활성화 성공 요인은 시장 경영과 품질 관리를 전문가에게 맡긴다는 점이다. 시장 경영은 기업 금융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에게 맡기고, 또 이사회는 식품 전공 대학교수, 공인 회계사, 작가 등으로 구성해 있다. 여기에 합리성, 투명성 제고를 위해 전략, 재무, 회계, 운영, 마케팅 및 홍보 등의 전문 스태프를 시장 경영 자문위원으로 참여시킨다. 전문가 패널을 통해 시장 내 모든 식재료에 대한 품질검사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명확한 비전(Vision)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 또한 버러시장을 명품 시장으로 자리 잡게 한 요인이다. 실제로 매년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 주민에게 돌려주는가 하면 지역 농산물과 유기농 채소 등 로컬 푸드 판매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을 수립, 제시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세계적인 명품 시장 10곳을 돌아보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지역 및 시장의 특성, 정체성이 담겨있고 전통·역사··장인정신, 특이함과 새로움이 있으며, 차별성·재미·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 전통시장도 상기 활성화 요인들을 시장에 적절히 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상인, 지자체, 시장 전문가들이 제 역할을 얼마나 하느냐, 또 이들 간의 신뢰와 협력(관계)이 어느 정도 구축·이행되는가에 전통시장 활성화가 달려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이기적·개인적·형식적·단기적 사고 및 안목에서 벗어나야만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것이고, 그 효과 또한 제대로 낼 수 있을 것이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원장·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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