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추진단 대구통합공항 여론조사 객관성 떨어져”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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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8 07:14  |  수정 2019-01-18 07:14  |  발행일 2019-01-18 제3면
전문가 질문·조사 적정성 분석
공항이전 전제, 특정응답 유도
“시대본 조사가 더 신뢰성 있어”

상반된 조사 결과로 논란을 빚고 있는 ‘K2(군공항)·대구공항 통합이전 여론조사’(영남일보 1월16일자 6면 보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

영남일보는 통합신공항대구시민추진단(시민추진단)과 시민의힘으로대구공항지키기운동본부(시대본)가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및 설문지를 대구권 3개 대학 교수에게 보내 질문 및 여론조사 방법의 적정성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그 결과 이들 교수는 시민추진단보다 시대본의 조사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시민추진단은 지난 14일 대구시민 57.1%가 K2·대구공항 통합이전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시대본은 시민추진단의 여론조사를 믿을 수 없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설문 전 통합이전 배경을 설명하고 질문한 것은 특정한 응답을 유도한 것이라는 것. 시대본이 지난해 10월3일 발표한 시민 여론조사에선 통합이전 선호자가 22.3%, 군공항 단독 이전을 원한다는 응답이 72.7%로 나타났다.

A교수(신문방송학)는 “두 단체의 여론조사 질문의 선택지가 상이하다. 시대본은 ‘민간공항 단독이전’ ‘군공항 단독이전’ ‘통합이전’이라는 3가지 질문을 던졌고, 시민추진단은 통합이전의 여부만 물었기 때문에 조사결과가 상이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두 단체 모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질문을 해야 하지만 선택지를 한정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대본의 여론조사는 ARS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유선전화가 있는 게 대구 전체의 50%가 안 되고 응답률도 1.6%로 낮다. 대구시민의 의견을 듣는 조사에서 이 표본이 모집단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반면) 시민추진단의 대면조사 방식은 편향성이 생기기 때문에 연구용 외에는 일반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다. 선거 여론조사였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교수(신문방송학)는 “시민추진단 여론조사의 가장 큰 문제는 K2·대구공항이 통합이전한다는 것을 사실상 전제하고 질문을 던진 것”이라며 “특히 소음문제, 고도제한에 따른 개발 저해, 공항 협소 등 부정적 설명만 했다.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물으려고 했다면 장·단점을 모두 설명해 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C교수(사회학)도 질문의 편향성으로 인해 객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민추진단의 경우 문제가 많으니까 옮겨야 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못하다. 반면 시대본은 공항이전에 대한 좋고 나쁨이 없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이라며 “개인적으로 봤을 때 전제가 깔려 있는 질문을 하고도 57.1%의 답변을 얻었다면 긍정적 답변의 수치가 낮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종태 대구대 교수(수리빅데이터학부)는 “시대본의 질문이 시민추진단보다 더 구체적이고 포괄적이기 때문에 결론의 신뢰성이 더 있다”며 “피조사자가 선택할 수 있는 문항을 제한하고 설문을 한다는 것은 설문에 답하는 피조사자의 권리를 제한시키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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