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자녀와 함께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법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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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1 07:53  |  수정 2019-02-11 07:54  |  발행일 2019-02-11 제17면
“아이와 책수다 떨면 경청·존중의 태도 길러줄 수 있어”
20190211
자녀와 같은 책을 읽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훌륭한 인성교육이 될 수 있다. 교실에서 책을 읽으며 친구와 이야기 나누는 초등생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자녀가 책읽기에 관심없어 해 잔소리를 하는 학부모들이 적잖다. 잔소리가 반복되면 아이는 독서가 숙제처럼 느껴져 더욱 책과 멀어지기 십상이다.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독서습관 들이는 법에 대해 현직교사의 조언을 들어봤다.

Q. 어떤 책을 고르면 좋을까요.

A: 아이가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의 책을 고릅니다. 대체로 초등학생들은 동물, 친구, 가족 등 내 주변의 가까운 곳에 있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반려동물에 관심이 있는 아이라면 아기 고양이나 강아지를 소재로 하는 이야기는 어떨까요? 관심이 있는 주제에 대한 책이라면 아이가 읽기 전에 ‘어서 읽어 보고 싶어!’라는 마음이 들겠지요? 이런 설렘이 있는 책이라면 이미 반은 성공입니다. 백과사전이나 학습만화보다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책을 권장합니다. 읽고 난 후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또는 마음이 아픈 책, 이런 책은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킵니다.


동물 등 아이들 관심 분야로 주제 설정
자녀의 고민·학교생활 아는 데도 도움



Q. 책을 읽으며 아이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나요.

A: 책을 읽기 전이라면 ‘작가는 어떤 사람이야?’ ‘작가는 그 전에 어떤 작품을 썼을까?’ ‘제목을 보니 이 이야기는 아마도 ~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 네 생각은 어떠니?’ 등 작가나 제목, 전체적인 느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책을 읽는 중에는 책 속의 사건이나 주인공의 행동에 대한 생각 등을 나눌 수 있겠죠. 책을 읽은 후에는 전체적인 느낌, 내가 작가라면,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데 이것을 단계처럼 전, 중, 후 모두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 중, 후 중에 어느 한 단계라도 하시면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려면 부모님도 그 책을 읽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책을 읽고 아이와 이야기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고 싶어요.

A: 아이와 책 수다를 떠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책의 내용이 아이들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초등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아이들은 또래집단을 형성하고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상처를 받고 또 회복하고 이겨내기도 합니다. 친구관계에 대한 고민이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큰 고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와 관련된 도서를 부모님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지요. ‘양파의 왕따 일기’란 책을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부모님: 미희는 왜 친구들을 차례로 왕따 시킬까? 자녀: 자신이 관심을 받지 않으면 못 견뎌서 그랬나? 부모님: 공중전화로 엄마와 통화하면서 울 때는 불쌍하기도 했어. 자녀: 미희도 엄마로부터 상처받은 마음이 있다는 게 놀라웠어. 원래 못된 애인 줄 알았거든. 부모님: 미희가 같은 반 친구라면 뭐라고 해주고 싶어? 자녀: ‘미희야, 친구들 괴롭히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자’라고 할거야. 왜냐하면 미희도 알고 보면 불쌍한 애거든. 부모님: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 이쁘네 우리 **이~!”

Q. 책 수다를 떠는 것이 어떤 교육적인 효과가 있나요.

A: 위 대화는 간단한 대화이지만 부모님과 자녀의 질문 주고받기 횟수는 7회입니다. 유태인들의 하브루타는 어렵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에 대해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질문을 주고받으려면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속에서 몰입이 이루어집니다. 부모님과 자녀가 주고받은 간단한 대화 속에서 우리 아이의 자기 표현력, 경청, 나아가 존중의 태도까지 길러주는 독서교육이 이루어집니다.

또한 부모님께서 자녀와 대화하며 자녀의 마음을 아실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의 고민이나 학교생활에 대해 알 수 있고 이것을 자녀의 인성교육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실제 왕따 관련 이야기를 읽고 학생들과 수업을 했을 때 아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저도 몰랐던 아이들의 속마음과 고민을 느꼈고 고민 해결을 위하여 ‘왕따 없는 우리반 만들기’를 위한 학급회의가 열렸습니다. 아이들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게 되고 왕따를 없애기 위한 학급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인성교육과 연결이 됩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김소정 대구 사월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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