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이스케이프 룸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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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5   |  발행일 2019-03-15 제42면   |  수정 2019-03-15
갇힌 순간 죽음의 공포, 목숨건 탈출 게임
20190315

과학도를 꿈꾸는 대학생 조이(테일러 러셀)에게 정육면체의 큐브가 전달된다. 상금 1만달러가 걸린 방탈출 게임 초대장이다. 조이는 자신의 소심한 성격을 이겨내기 위해 큰맘 먹고 방탈출 게임에 도전하기로 한다. 이 게임에 초대된 사람은 조이를 포함해 6명. 성별, 연령, 출신도 모두 다른 이들은 오직 초대장만을 가지고 방탈출 게임 회사 미노스에 모였다. 하지만 초대자는 나타나지 않고, 예고도 없이 게임이 시작된다.

출구 없는 죽음의 방탈출 게임을 다룬 ‘이스케이프 룸’은 예측불가능한 이야기와 전개로 러닝타임 내내 관객을 극도의 긴장감과 공포 속으로 밀어 넣는다. 이 과정이 꽤나 흥미진진하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탈출 게임을 소재로 삼은 게 주효했다. 한정된 공간에 갇혀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은 두려움과 공포를 느낀다. 그리고 그 과정이 어려울수록 ‘탈출’이라는 성공의 열매는 짜릿하고 달콤하다. 하지만 영화 속 방탈출 게임은 목숨까지 걸어야 한다. 죽음이라는 극한의 위험 요소를 더함으로써 장르적 재미를 극대화한 셈이다.


게임초대장 받고 모인 6명에게 예고없는 게임 시작
6개 콘셉트 방을 나가는 과정 극도의 긴장·몰입감



각기 다른 콘셉트의 6개 탈출방은 그 자체로 하나의 빌런 역할을 한다. 기존 밀실 스릴러인 ‘쏘우’ ‘큐브’와 차별되는 지점이기도 한데, 실제 방탈출 게임의 리얼리티를 살리면서 공간과 설정에 새로움을 부여해 영화적 재미까지 놓치지 않았다.

게임의 시작은 ‘오븐 룸’이다. 단서를 잘못 찾을 때마다 방안의 온도를 높여 참가자들을 패닉 상태에 빠지게 만든다. 다음은 끝없이 올라간 체온을 바닥까지 내려버리는 ‘아이스 룸’. 참가자들은 영하의 강추위에서 얼어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떤다. 그제야 비로소 이들은 이 게임이 평범한 방 탈출 게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후 모든 것이 거꾸로 돼 있는 ‘업사이드다운 룸’, 독가스가 살포되는 ‘포이즌 룸’, 환각에 중독되는 ‘일루전 룸’, 그리고 모든 것을 으스러뜨리는 ‘크러시 룸’ 등을 거치며 각 방이 자신들의 과거와 관련됐음을 알게 된다.

정교하게 세공된 영화 속 방들은 몰입감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하다. 이와 함께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주인공들의 처절한 사투와 인간의 원초적인 두려움은 장르영화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편이다. 특히 지나치게 잔인한 장면없이 공포와 긴장감을 유발하고 인물간의 관계를 잘 활용한 건 이 영화의 미덕이다. 기대 이상의 흥행 돌풍을 일으킨 덕분에 속편 제작도 확정됐다.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를 연출한 애덤 로비텔 감독의 신작이다.(장르:스릴러 등급:15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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