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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영의 시중세론] 일본의 독도 왜곡 교과서, 국제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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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29


독도 영유권 왜곡한 교과서

한일간 친화 깨트리는 도발

가해자의 헤이트스피치는

정신적인 살인행위에 해당

국제형법상 범죄로 다뤄야

3월26일은 안중근 의사가 만주의 하얼빈역에서 대한제국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뒤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날이다. 안중근 의사는 사형이 집행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의거(義擧)는 동양평화를 위해 한 일이므로 유감이 없다는 확고한 신념을 밝히고, 입회한 관헌들에게 한일친화와 동양평화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지난 3월26일 일본의 문부과학성은 교과서 검정심의회 총회를 개최해서 ‘독도 영유권’의 진실을 왜곡한 일본 초등학교 사회과 교과서 12종에 대한 검정을 승인했다. 이는 한일 간의 친화와 평화를 깨는 도발이다. 일본의 어린 학생들은 내년 신학기부터 한국 영토인 독도를 일본의 ‘고유영토’로 잘못 배우고, 한국이 정상적인 주권관리를 하고 있는 독도에 대해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가짜 지식을 공부하게 된다. 일본의 미래세대가 학교라는 국가 교육기관을 통해 ‘불법’을 행하고 있는 한국과 한국인들을 미워하도록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일본의 교과서 내용은 한국인들을 모욕, 위협 또는 괴롭히려는 의도로 행해지는 폭력, 증오 또는 차별을 야기하는 표현의 형태로서 혐오발언 즉 헤이트 스피치 범죄를 구성한다. 특히 역사적으로 침탈과 억압을 경험한 집단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가해자의 헤이트 스피치는 피해자에 대한 정신적 살인행위라고 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보장하는 미국에서도 내용과 관계없이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야기할 수 있는 폭력적 발언과 도전적 표현을 처벌하는 법률을 두고 있다. 일본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인 독일의 경우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헤이트 스피치를 금지하고 있으며 특히 홀로코스트나 유대인과 관련된 역사문제에 대한 스피치에 관해서는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전쟁범죄의 책임이 있는 국가로서 독일의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원칙적인 접근 사례를 고려하면 일본의 경우 특히 한일 간의 역사문제에 대한 표현을 매우 엄중하게 처벌해야 함에도 도리어 국가가 나서서 헤이트 스피치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국가기관에 의한 헤이트 스피치 행위에 대해서는 최근 국제형사법에서도 규제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물론 국제범죄로서 국가기관에 의한 헤이트 스피치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국제범죄의 개념 확대가 필요하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평화를 유지하려면 국제범죄를 선동하거나 야기할 개연성을 포함하고 있는 헤이트 스피치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일본 정부의 검정교과서는 일본 내에서 매우 공적인 권위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공적 권위를 보유하고 있는 교과서를 통해 혐오 발언과 표현을 지속적으로 듣고 접한 학생들은 향후 과격한 일본 우익단체와 혐한주의자의 주장에 동조하여 일본 내의 한국인에 대한 폭력행위는 물론이고 한국의 영토인 독도에 무단으로 진입하기 위한 시위를 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은 한국정부가 독도를 ‘불법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잘못된 믿음에서 불법상태를 교정하기 위한 자력구제행위로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며 과격하고 폭력적 대응을 시도하는 확신범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일본의 독도 왜곡표현이 한일 간의 사회역사적 관계에 의미하는 상징성은 결국 일본이 한국의 완전한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한국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 초·중등 교과서의 한국에 의한 독도 불법점거 주장과 다케시마라는 이름으로 독도를 일본의 고유영토라고 하는 언설은 불완전하지만 국제형법상 국제범죄행위로 간주되어야 한다. 이러한 일본의 국가적 불완전 국제범죄행위는 이후 한국 국민과 한국영토에 대한 일본인 또는 일본인 단체의 불법행위가 발생한 경우 이를 일본정부의 국제법 위반 범죄행위로 귀속하여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일본정부는 한일 간의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서 일본이 침략의 야욕을 버리고 각각 독립한 한·중·일 3국이 서로 화합하고 동맹해서 서양세력을 방어하여 평화를 이루도록 당부한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지금이라도 마음속에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대구대 법학부 교수·
대구시민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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