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전립선비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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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09 08:18  |  수정 2019-04-09 08:18  |  발행일 2019-04-09 제20면
소변 마려워 하룻밤 몇번씩 깨는 중년 남성, 좌욕하고 육류 섭취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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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소변 줄기가 약하고 자주 누러 가며, 소변을 보고 난 뒤에도 잔뇨감이 있고, 자다가 3번 정도 소변을 보려고 깨는 70대 남성 중 음주 후 소변을 전혀 볼 수 없는 급성 요폐로 응급실에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또 50대 남성 절반 이상은 소변이 시원하지 않다고 호소하곤 한다.

소변을 시원하게 본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고 살 수 있다는 뜻도 담겨 있다. 소변을 누는 횟수가 예전보다 증가하고, 잠자는 동안 두 번 이상 일어난다면 전립선비대증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50대에는 50%, 60대에는 60%가 생긴다고 말할 정도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흔히 발생한다.


요도 둘러싼 男性생식기관 ‘배뇨조절·발기 등 중요한 역할’
전립선 커지면서 소변 나오는 통로 막아 폐색 일으킨 상태
남성호르몬 작용·노화 원인…약물·수술적 치료 병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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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밤톨 크기의 생식기관으로 방광 아래에 위치하고, 배뇨와 발기 그리고 사정에 관계하는 근육과 신경들이 붙어 있어 배뇨조절, 발기 및 사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이다. 전립선비대증은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전립선이 커지면서 소변이 나오는 통로를 막아 요도 폐색을 일으켜 소변의 흐름이 감소된 상태로 조직학적으로 전립선 간질이나 전립선 상피조직 세포가 증식된 것으로 정의된다.

전립선비대증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은 남성호르몬의 작용과 노화이며, 이외에 유전적 인자, 영양 등이 관여한다.

전립선비대증의 초기 증상으로는 다음과 같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자다가 소변을 누는 일이 생기며 △소변을 눌 때 한참을 뜸을 들여야 나오고 △소변 줄기가 점차 가늘어지고 △아랫배에 힘을 많이 줘야 되며 △소변을 누고 난 뒤 또 누고 싶고 △개운하지 않게 된다. 심하면 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지거나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루 평균 8회 정도 소변을 누는 것이 정상인데 쾌감으로 끝나야 할 것이 불쾌감으로 남아 괴롭기도 하며, 중년 이후 나타나는 배뇨 이상 증상은 말 못할 고민이 되고, 자칫 자존심이 상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소변을 통해 보는 내 몸의 건강 상태, 미리미리 체크해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전부 전립선비대증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중년 이후 상당수 남성들이 전립선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전립선질환의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진단 과정으로 병력 문진, 신체 검사, 소변검사, 혈액검사, 전립선 초음파 검사 등이 있다.

처음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의사는 전립선질환과 관계 있는 여러 가지 증상과 과거 병력을 묻고, 전립선 크기와 상태를 보기 위해 신체 검사를 한다. 소변에 염증이나 혈뇨가 있는지 소변 검사를 하고, 전립선암이 의심되는지, 신장기능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혈액검사 및 영상검사로 전립선 초음파 검사를 한다.

또 소변 세기를 측정할 수 있는 요속검사를 하면 대부분의 경우 진단이 가능하다. 이것으로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 방광경 검사, 요역동학 검사 등을 하게 된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는 약물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병원에서는 환자 상태에 따라 요속세기를 증가시키는 약물, 전립선크기를 줄여주는 약물, 야간 다뇨에 대한 약물, 과민성방광에 대한 약물 등을 적절하게 단독 혹은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불편한 경우 또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빈번한 감염, 심한 혈뇨, 방광결석, 급성 요폐가 발생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수술적 치료는 전통적인 경요도적 전립선 절제술이 표준 치료법이나 요즘은 레이저를 이용한 홀렙(HoLEP)으로 더 효과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생사와 관련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며 연령의 증가와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완치보다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궁극적인 목표는 시원한 배뇨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일상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전립선비대증은 행동요법으로 관리할 수 있다. 행동요법의 종류에는 좌욕, 식이요법, 배뇨 습관 개선, 생활 습관 개선이 있다. 온수 좌욕이 증상을 덜 하게 하고, 식이요법으로 섬유질, 채소, 과일, 생선 등의 섭취를 늘이고, 육류 섭취를 줄이며, 자극성이 강한 음식, 음료를 삼가는 좋이 좋다. 배뇨 간격은 3~4시간 정도로 너무 참지도 너무 자주 누지도 않는 습관이 좋다. 금연, 절주, 적당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82세로 30년 전 보다 16세 정도 증가하는 등 100세시대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하며 중년 이후 남성들은 전립선 건강을 꼭 확인해야 한다.

많은 분들이 전립선 비대증이 심해지면 전립선암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요즘 국내 남성에서 전립선암의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오해이다. 초기 전립선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50세 이상의 모든 남성은 매년 전립선암에 대한 진료와 검사가 필요하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신홍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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