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헌재 재판관, 정치적 이해로 너무 쉽게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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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15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이념편향에다 판사 주식투자를 주제로 여야가 격돌하고 있다. 후보를 지명한 측인 대통령의 청와대까지 나서면서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근본적인 반추가 필요한 사안들로 보인다.

먼저 이번 재판관 후보자인 문형배·이미선 판사가 공히 사법부내 특정 모임 출신이란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야당이 이념적으로 경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의제기하는 부분이다. 판사도 오랜 판결이 쌓이면서 진보든 보수든 성향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반면 애초부터 특정단체에 가입하고 그 단체의 지향점을 판사 스스로 세례받는다면 이는 또 다른 문제다. 그 숱한 판사들 중에 대통령이 지명한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대법원장에 이어 유독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에 속해야 하는지 반문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하다. 사법부는 내부 파벌의 의심을 받을 그런 조직을 거둬들여야 한다.

이미선 후보자의 주식투자건에 대해서도 유감이다. 주식보유는 언뜻 보면 불법적인 부분도, 투기적 사안과도 거리가 멀어보인다. 반면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슬아슬 담장을 오간 사안으로 비쳐진다. 내부자 정보, 이해충돌 등 어려운 용어를 동원해 비판하고 있지만, 간단히 말해 이 후보자 부부의 재판에 등장한 기업들이 이들 부부의 보유주식에 대량 올라있다는 대목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몰랐다거나 남편이 다했다는 이 후보자의 언급은 자연스러운 해명일 수도 있지만, 이는 스스로 평범한 법관을 넘어 대통령이 지명하는 헌법재판관의 무게를 감내할 사려와 온전함이 부족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가 똑똑하고 성실한 여성판사란 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헌재 재판관은 그 이상이 필요하다.

더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 후보자 남편이자 전직 판사인 오충진 변호사가 해명하는 방식이다. 청와대의 요청을 받았건 아니건 어쩌면 제3자인 그의 해명은 최소한에 그쳐야 하지만, 주식투자를 비롯해 심지어 국민적 의심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 ‘손해를 봤다’ ‘강남 아파트를 살 걸’이란 식으로 냉소적으로 응대하는 부분은 불편하게 다가온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는 부분은 그가 이 후보자의 자연인 남편이 아니라 전직 판사, 그것도 특허법원 판사이고 현재는 사회주도층이라 할 변호사란 점이다. 오 변호사의 주식투자가 판사시절부터 진행된 장면을 목도하면서 국민은 행여 판사들이 주식거래 컴퓨터에 눈이 팔려 있지나 않은지 오해를 한다면 큰 불행이다. 이번 헌재 재판관 후보자 논란은 아무리 살펴봐도 정치적 고려로 선택이 앞서면서 증폭된 측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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