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소득층 교육비가 저소득층보다 21배 많아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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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0   |  발행일 2019-04-20 제13면   |  수정 2019-04-20
신한은행 ‘금융생활 보고서’
20190420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이 지난해 마침내 3만달러를 넘어섰다. 그렇다면 보통 사람들의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을까. 신한은행이 전국 만 20~64세 경제생활자 1만명의 금융 패턴을 분석한 ‘2019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보면 대략적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다.

가구당 월 476만원 벌어 절반은 소비
입사 3년내 20∼30대 직장인 44% ‘빚’
평균 3391만원…1년새 432만원 증가
직장인들 ‘홧김 비용’ 월 평균 20만원

◆가구당 월 지출액은 238만원

신한은행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월평균 가구의 총소득은 가구당 월 476만원이다. 전년보다 14만원 늘었다.

같은 기간 월 평균 가구 총소비는 전년보다 7만원이 늘어난 238만원으로, 총 소득의 절반가량(49.9%)을 차지했다. 2016년(243만원)과 대비해 2.7%감소했다.

월 소비액(238만원)의 지출항목을 보면, 식비가 48만원(20.2%)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이어 교육비 29만원(12.2%), 교통비 21만원(8.8%), 여가·취미활동·유흥비 19만원(8.0%), 공과금·관리비 18만원(7.6%) 순이었다.

소득 수준별로 보면 저소득층(월 300만원 미만) 평균 소비액은 103만원, 중-저소득층(월 3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 198만원, 중-고소득층(월 500만원 이상∼700만원 미만) 288만원, 고소득층(월 700만원 이상) 420만원이다.

가구소득이 높아질수록 교육비 비중은 늘었다. 고소득층의 교육비 지출액은 64만원(15.2%)으로 저소득층 (3만원·2.9%)보다 21배나 높았다.

반면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교통비·통신비·주거비 비중은 감소했다.

결혼 여부와 견줘보면, 미혼(125만원)은 여가·취미활동·유흥비 비중이 12.8%로 가장 높았고, 기혼은 교육비(14.3%) 지출에이제일 많았다.

기혼자의 교육비 지출액은 41만원으로 미혼 지출액(2만원)의 20.5배였다. 월평균 총 소득 중 소비를 제외한 저축은 116만원(24.4%), 부채 상환엔 40만원(8.4%)을 썼다. 잉여자금은 82만원(17.3%)을 보유하고 있었다.

연령대별 저축 비중은 20대(33.5%)가 가장 높고, 소비 비중은 40대가 52.0%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30대는 1년 새 빚 432만원 늘어

입사 3년 이내인 20~30대 직장인의 지난해 대출 보유율은 44%로 전년보다 3%포인트 줄었다. 일면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이들의 지난해 평균 부채 잔액은 3천391만원으로 1년 새 432만원(15%)이나 증가했다. 대출상환에 소요되는 기간도 전년보다 0.9년 늘어난 4.9년이었다. 이들은 주로 은행(77.3%·복수응답)에서 돈을 빌렸다.

우려스러운 것은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제2·3 금융권 이용률이 42.4%로, 전체 계층 평균(38.1%)보다 4.3%포인트 높았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했다는 응답률도 10.1%(전체 평균 6.2%)로 비교적 높았다.

사회초년생의 61.2%는 소액대출을 이용한 경험이 있었다. 생활비 및 교육비 부족(44.8%)이 주된 이유였다.

기혼 가구의 경우, 57.3%가 소득이 갑자기 줄어드는 쓰라린 경험을 맛봤다. 그 시기는 평균 40.2세였다.

40대 소득이 급감한 이유는 퇴직·실직(37.7%)이 가장 많았고, 경기침체(28.5%), 사업·투자 실패(13.1%)가 그 뒤를 이었다. 소득이 급감했을 때의 수준은 급감 전 가구소득의 55.0%나 됐다. 40대 소득 급감 경험자의 56.4%는 사전에 이를 대비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84.8%는 이전 수준의 소득을 회복했고, 회복 때까지 평균 3.7년 걸렸다.

50대 이상 경제활동자 중 12.9%는 향후 3년 내 은퇴를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은퇴 예상 평균 연령은 64.3세였다. 3년 내 은퇴를 앞둔 50대 이상 경제활동자의 50.6%는 퇴직 후를 대비하지 않고 있었다. 이들의 은퇴 후 예상 월소득은 147만원이지만 실제 필요 생활비(242만원)에는 턱없이 못미쳤다.

◆직장인 60%는 동료 경조사비로 5만원

직장인들이 회사동료 관련 경조사로 얼마 정도를 지출할까.

신한은행이 전국 20~59세 직장인 1천명을 별도 설문조사한 결과, 60%는 직장 동료의 경조사에 5만원을 준다고 답했다. 여기엔 동료 결혼, 동료자녀결혼, 돌잔치, 부모상 등에 대한 축의금·조의금이 다 포함돼 있다. 직장인 49.6%는 동료의 생일도 챙기고 있었다. 비용은 평균 4만원 정도. 또한 39.9%는 상사나 선배에게 명절 선물(평균 4만2천원)까지 줬다.

직장에서 기분 좋게 쓰는 ‘승진 턱’ 비용은 대리 승진시 18만5천원, 과·차장 25만1천원, 팀·부장 34만8천원, 임원 57만9천원으로 예상했다.

직장인의 85.5%는 스트레스 해소비용인 이른바 ‘홧김 비용’으로 월 평균 2.4회 정도 지출했다. 회당 평균 지출금액은 8만6천원으로, 월 평균 20만7천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가족 관련 지출조사에서도 재밌는 결과가 도출됐다. 본인 부모님 생신(20만원)에는 배우자 부모님 생신보다 2만원을 더 지출했다. 본인 부모님의 환갑 또는 칠순에는 평균 48만원을, 배우자의 부모에겐 45만원을 지출했다. 본인의 형제·자매 결혼식엔 평균 62만원을, 조카 돌잔치엔 18만원을 지출했다. 배우자의 생일이나 결혼 기념일에는 평균 15만원을, 성탄절엔 10만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용돈의 경우, 초등학교 저학년(1~3년)에겐 2만원, 초등 고학년에겐 3만원, 중학생과 고등학생에겐 각각 7만원, 10만원을 줬다. 대학생 자녀 용돈은 28만원으로, 고등학생 때보다 2.8배 증가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고액 자산가 자산은 증가

지난해 평균 보유자산은 4억3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부동산 자산비중이 75.9%(3억386만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금융자산은 16.9%(6천723만원) 등이다.

이 같은 보유자산 규모는 전년(3억3천951만원) 대비 17.9%로 증가한 것으로, 2년 전 보다는 22.5% 늘었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확연했다.

구간별로 보면 총자산이 5억원 이상인 가구만 유일하게 증가했다. 이들 가구의 지난해 총자산은 9억6천490만원으로, 전년대비 4천995만원 늘었다. 이는 이들의 부동산 증가액(5천7만원)에 기인한 것이다.

소득 수준별로 구분해보면 저소득층(월 300만원 미만)의 평균 총자산은 9천905만원이고, 고소득층(월 700만원 이상)은 8억9천57만원이었다. 자산 격차가 9배나 난다.

지난해 부채보유 가구의 비율은 57.2%였다. 2017년(65.9%)에는 전년도보다 6.7%포인트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는 8.7%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부채 보유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은 2017년 6천202만원에서 지난해 7천249만원으로 약 1천만원 늘었다. 부채 보유자의 대출상품을 파악해보면(복수응답) 아파트·주택담보 대출(9천169만원·52.1%)과 전·월세자금 대출(4천703만원)이 대부분이다. 부동산 소유 가구는 부채 잔액이 8천923만원으로 미소유 가구(5천813만원)의 1.5배였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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