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적 공유공간서 싹트는 청년의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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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진기자
  • 2019-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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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이 기획·운영 공간 2選

마을카페 빈둥빈둥
빈둥빈둥에서 진행하는 커뮤니티 모습. (빈둥빈둥 제공)
다온나그래 요리존 모습
대구시청년센터가 운영하는 다온나그래. (다온나그래 제공)
대학생 이혜선씨(24·대구 북구 침산동)는 스터디 준비, 시험 공부를 주로 카페에서 한다. 카페에서 지출하는 돈은 하루 평균 1만원 남짓. 교내 시설은 많은 학생들로 인해 이용하기 쉽지 않다. 이씨는 “조별과제나 스터디를 할 때마다 근처 카페를 예약하기도 한다. 각자 음료를 시켜야 하므로 지출이 꽤 크다”고 말했다. 문화기획자가 꿈인 김성은씨(24·대구 북구 침산동) 역시 작업을 할 때마다 스터디 카페를 이용한다. 김씨는 “친구들과 함께 회의를 할 장소가 마땅히 없다. 카페는 일단 시끄럽게 회의를 할 수 없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스터디, 시험공부, 스펙 쌓기 등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청년들에게 공간은 늘 부족하다. 최근에는 스터디 카페, 최신 시설을 갖춘 독서실 등이 생기고 있지만 높은 가격과 예약 경쟁 때문에 이용 역시 쉽지 않다. 이런 청년들을 위한 대안으로 청년 공간이 확산되고 있다. 청년 공간은 취업, 공부, 창업, 연구, 놀이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수 있는 청년들의 공간을 말한다. 서울에서 청년 공간 브랜드인 ‘무중력지대’가 2015년부터 시작해 6곳이나 문을 열었다. 대구에도 청년들을 위한 청년 공간이 있다. 지난 4월 대구시 청년센터가 오픈한 ‘다온나그래’와 2014년부터 민간에서 운영 중인 ‘빈둥빈둥’. 이 두 공간은 자유롭게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청년 공간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다온나그래

대구 북구 경북대 서문 근처에 위치한 다온나그래.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디자인해 만든 공간이다. 다온나그래는 ‘다온나’와 ‘그래’의 합성어. ‘다온나’는 대구시청년공간조성기획단의 공모로 뽑힌 이름이며, ‘그래’는 무한 긍정을 뜻하는 ‘YES’의 의미를 갖고 있다. 오창식 대구청년센터 실장은 “안된다, 못한다의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의 에너지를 갖는 공간을 만들고자 ‘그래’라는 이름을 쓰게 됐다. 이 공간을 통해 많은 청년들이 긍정의 에너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대 인근 ‘다온나그래’
독서·요리·낮잠·오락 등 이색공간 배치
활동무대 제공에 네트워크 형성 등 목표
월1회 기획회의로 청년 목소리 담아내

남구 대명동 ‘빈둥빈둥’
돈통에 음료가격 지불후 이용 무인카페
면생리대 제작·밥상 커뮤니티 등 운영
사람과 사람 만나 친구 되는 공간 지향



264㎡(80평) 정도의 공간에는 집중존·열람존·독서존·출력존·요리존, 라커존 등의 구역이 있다. 집중존은 3인 이상의 소모임이 가능한 공간으로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스터디를 하기에 용이하다. 열람존은 테이블로 구성된 공간으로 혼자 또는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낮잠을 잘 수 있는 공간, 오락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요리존이다. 식당 갈 시간이 아깝거나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싶은 청년들을 위해 조성됐다. 편의점 간편식을 거뜬히 조리할 수 있는 전자레인지가 구비되어 있으며, 냉장고와 커피머신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음식과 재료는 본인이 가지고 와야 한다. 다른 지역의 청년 공간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복사, 스캔 등도 무료이며, 커피의 경우 원두가 있어 자신이 직접 커피를 뽑아 먹으면 된다. 회원제도로 운영이 되는데 회원으로 가입해 포인트를 쌓으면 쌓인 포인트에 따라 컬러 인쇄, 사물함 이용, 영화예매권 등을 혜택으로 제공한다.

공간 운영 역시 청년이 한다. 공간운영단을 구성해 공간운영과 관련 월 1회 기획회의를 갖고 다양한 청년의 목소리를 담아낸다. 오 실장은 “청년이 만들고, 청년이 운영하고, 청년이 이용하는 청년 중심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공간 제공뿐만 아니라 매달 1개의 주제를 갖고 청년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6월에는 원데이 클래스, 7월에는 무더위를 이기는 영화관람 등이다. 오 실장은 “청년들에게 자유로운 활동공간 제공이 첫째 목표고, 둘째는 활발한 네트워킹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곳을 시작으로 각 구마다 1개의 청년공간을 만드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말했다.

◆빈둥빈둥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빈둥빈둥. 대표 정교휘씨는 이곳을 마을 안에 있는 소박한 공유공간이라 소개한다. 정씨는 “마을 주민들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놀면서, 더 재미있는 삶을 꿈꾸는 곳”이라고 말했다. ‘빈둥빈둥’은 이름 그대로 빈둥거림을 뜻한다. 정 대표는 “빈둥거릴줄 알아야 삶에 쫓기지 않고 삶과 같이 놀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바쁘고 여유 없는 일상 속에서 그저 멍하니 할 일 없이 빈둥거리며 머물러도 되는 곳이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름을 짓게 됐다”고 했다.

이곳은 무인카페로 운영된다. 방문객들은 ‘돈통’에 음료가격을 지불하고 자신이 음료를 기계에서 내려 먹는다. 정씨는 “상주할 수 있는 직원이 없어 무인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어떤 날은 수익이 마이너스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 정직하게 돈을 낸다”고 말했다.

다른 청년공간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실험적인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밥상 커뮤니티, 면생리대 만들기 등이 대표적이다. 정 대표는 “밥상 커뮤니티의 경우 이곳에서 서로 요리를 하고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 같이 밥 먹자는 취지에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월 1만원의 회비를 내면 공간 사용이 자유롭다. 비회원도 1회당 2천원을 내고 당일 이용이 가능하다. 공간의 목적은 지역 커뮤니티의 활성화다. 정 대표는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새로운 형식의 실험적인 공간을 계속 만들고 싶다. 공간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그렇게 친구가 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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