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용품으로 주목받는 대구업체 바이크마트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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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11 08:08  |  수정 2019-05-11 08:09  |  발행일 2019-05-11 제13면
“발열 부츠·바이크용 청바지…라이더 위한 아이디어가 성장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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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인교동 165㎡(50평) 규모 사무실에서 출발한 바이크마트는 2017년 8월 동구 신천동 2천148㎡(650평) 규모 건물로 본사를 옮겼다.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은 오프라인 매장과 사무실, 연구소, 회의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3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조1천953억원에 달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7조486억원으로 온라인쇼핑 총거래액에서 63%를 차지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누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1조8천939억원이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든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거대한 온라인 쇼핑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이같이 막강한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오토바이용품 국내 1위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대구업체가 있다. <주>바이크마트다.

온라인서 오토바이용품 국내 1위 업체
디자인 혁신유망기업 육성사업에 선정

인터넷 활성화 시점 거래 사이트 개설
현재 회원 90만명 전국 협력점도 오픈

연매출 60억∼70억원…100억원 목표
안전 강조 자체 브랜드도 선보일 예정


◆제조사 중심인 스타기업 대열에 합류한 오토바이용품 전문업체

바이크마트는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2019년 디자인 혁신 유망기업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산업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상품화 지원, 중장기 신상품 개발, 마케팅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것들을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바이크마트가 정부로부터 기술·디자인 혁신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바이크마트는 앞서 2016년 11월 대구시 스타기업으로 선정됐다. 제조업체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스타기업 명단에 오토바이용품 전문업체가 이름을 올린 것이 화제가 됐다. 당시 대구시는 바이크마트의 꾸준한 성장 실적과 잠재성을 높이 샀다.

바이크마트는 단순한 오토바이용품 판매 유통업체가 아니다. 바이크마트는 ‘블랙 바 자칼’ ‘그라비티’ ‘본 프리’ 등 3개의 PB(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조만간 안전에 비중을 둔 PB를 1개 더 론칭할 예정이다. 신기술을 활용한 제품 상용화도 이뤘다. 2016년 대구테크노파크와 함께 탄소섬유를 이용한 발열 부츠를 개발했다. 한겨울 찬바람을 맞으며 오토바이를 몰아야 하는 운전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품에 녹여낸 것이다. 이 성과로 한국기업데이터로부터 기술역량 우수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오토바이 운전자 헬멧에 블루투스 기기를 부착, 헬멧을 쓴 상태에서 휴대전화 통화, 음악감상 등을 할 수 있는 블루투스 헬멧도 개발 중이다. 발열 팬츠는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일상생활을 할 때와 라이딩을 할 때 모양이 바뀌는 트랜스포머 부츠도 연구개발 중이다. 오토바이용품과 관련된 제품화 생산에 초점을 맞춰 기술·디자인 개발을 하기 위해 이달 기업부설연구소도 세웠다.

최한용 바이크마트 대표(65)는 “지금은 등산할 때 운동화를 신고 가던 시절이 아니다. 야산을 올라갈 때도 알프스에 가듯 고기능성 아웃도어 의류를 착용하는 시대다. 국민소득이 성장하면서 익스트림스포츠나 오프로드 마니아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에 따라 레저 쪽도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니 연구개발에 주안점을 두지 않을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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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마트의 PB 상품. <바이크마트 제공>


◆기존 사업 먹거리 발굴 거듭해 국내 최대 규모 오토바이용품 전문업체로

최 대표는 2000년 3월 <주>마이돈닷컴을 설립했다. 증권정보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였다.

1986년부터 대구 중구 서성로 오토바이 골목에서 오토바이 판매점을 운영하던 그는 당시 전국적인 인터넷망 확산에 힘입어 인터넷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과감한 한 수를 던졌지만 기대만큼도 매출이 나오지 않았다.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탓이었다. 2년도 채 되지 않아 자본금을 다 까먹고 문 닫을 지경이 됐다. 고민 끝에 2001년 중고 오토바이 거래 사이트를 개설하고 2005년에는 법인을 바이크마트로 변경했다.

최 대표는 “오토바이 대리점은 경쟁이 심하고 마진이 거의 남지 않아 미래성이 없었다. 인터넷이 활성화될 때 새로운 사업영역을 발굴하지 않으면 사장될 거라는 두려움이 컸다. 그래서 증권정보를 주고받는 사이트를 운영하게 됐는데 잘 되지 않았다. 결국 잘하는 분야를 떠올렸고 오토바이를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바이크마트는 시작부터 오토바이 마니아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루 홈페이지에 방문한 회원 수는 500~1천명에 달했다. 당시 국내 인터넷 사이트 순위를 매기는 매체로부터 국내 50~60등의 인터넷 사이트라는 평가를 받았다. 방문자 수와 클릭 수를 종합한 평가였다. 온라인 오토바이 판매시장이 불모지였던 덕분이었다.

하지만 무료 장터라서 수수료를 받지 않은 탓에 여전히 매출은 내지 못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비즈니스 모델이 쇼핑몰이었다. 오토바이용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당시엔 오토바이 마니아들의 유일한 용품 구입처나 다름없을 정도였다.

창립 10여년 만에 바이크마트가 전국 1천여개 오토바이 매장과 거래하는 대형 유통사로 성장하게 된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티셔츠와 모자를 팔다가 현재는 라이더 재킷과 장갑, 부츠 등 4만여가지 오토바이용품을 판매한다. 2013년부터는 PB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생산하고 있다. PB는 바이크마트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하는 수준까지 커졌다.

최 대표는 “이후 20년 정도 지나면서 레이싱이나 투어링 등 오토바이 마니아들의 취미생활을 위한 시장이 형성되면서 바이크마트도 크게 성장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바이크마트는 2010년 회원 수 75만명을 달성한 뒤 현재는 90만명의 회원이 찾을 만큼 성장했다. 2011년엔 서울직영점 매장을 열고, 2014년 들어서는 전국 협력점과 전문점을 개설했다. 지난해부터는 친환경 시장을 고려해 전기자전거도 판매하고 있다.

매출도 큰 폭으로 높아졌다. 창업 첫해 2억~3억원이던 연매출은 이듬해 10억원까지 증가했다. PB 출시 이후 매년 15%씩 성장했다. 2016년에는 50억원을 넘어섰고 현재는 60억~70억원을 기록하면서 연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두고 있다.

◆기업은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난다…직원이 기업의 재산

바이크마트의 성공은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경영학 박사 학위를 가진 최 대표는 13년간 지역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강단에 섰다. 이론을 공부하는 동시에 20년 가까이 기업을 운영하면서 기존 사업을 꾸준히 혁신해 왔다. 오토바이 판매점을 운영하면서 매출 대부분을 오토바이 제조사에 주고 적자에 시달리며 남의 물건만 팔아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배웠다.

최 대표는 “매출만 높은 것은 ‘사상누각(沙上樓閣)’에 불과하다. 가격 결정권을 직접 가질 수 있어야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규모가 큰 기업에 압도당해 시장을 지배할 수가 없다. PB에 매진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는 바이크마트의 히트 상품인 바이커용 청바지 ‘바이크 진’이다.

최 대표는 고교(경북고 54회) 시절부터 익혀온 미술감각을 십분 발휘해 2015년 바이커용 청바지를 직접 디자인했다. 무릎 부위에 보호대를 넣고 뺄 수 있는 이 바지로 인해 2016년 한 해 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 대표가 드로잉을 하면서 직원들이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등으로 수정하고, 시제품 생산 이후에도 꾸준히 수정·보완한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 대표는 “마니아들만 착용하던 스포츠 의류가 지금은 패션 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 바이커족들의 상징이던 가죽재킷은 온라인에서 라이더 재킷으로 판매되고 있다. 청년들의 아이디어만 상품에 잘 녹여낸다면 높은 상품 가치를 낼 수 있다. 예순이 넘은 사람이 디자인한 상품도 인기가 있는데 젊은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은 인기가 없을 수 없다”고 전했다.

바이크마트의 경영 철학은 ‘기업은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사훈이 창조적 사고와 끈기있는 실천이다. 조직 내에서 혁신적인 생각을 가진 구성원들을 육성하기 위해 정한 것이다. 오너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회사 구성원들이 이를 따르기만 해선 기업이 제대로 성장을 하지 못한다. 직원이 기업의 재산인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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